과학자들은 식물의 광합성을 따라 해 우리에게 유용한 에너지나 자원을 만들려고 하는데요. 이 기술을 '인공광합성'이라고 해요.
◇햇빛을 좋아하는 엽록소
먼저 식물이 광합성을 어떻게 하는지부터 알아볼까요? 식물은 동물의 먹이가 되죠. 먹이사슬에서 가장 아래에 위치하지만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요. 햇빛과 이산화탄소와 물만 있어도 나무가 수백 년씩 살 수 있는 비밀이 여기에 있어요.
식물은 햇빛을 이용해서 물(H₂O)과 이산화탄소(CO₂)로부터 탄수화물((CH₂O)n)을 만들죠. 이때 산소(O₂)가 밖으로 나오게 되고요. 이게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광합성 과정이에요.
광합성은 녹색식물의 세포에 들어 있는 엽록체에서 일어납니다. 엽록체라는 방 안에는 엽록소라는 녹색 알갱이가 있는데, 햇빛을 아주 좋아하죠. 엽록소가 햇빛을 흡수하면 에너지가 높아지게 되는데, 이 에너지 주변으로 높은 에너지를 가진 전자들이 전달되면서 화학반응이 일어나요. 이 반응을 통해 식물은 물을 분해해 산소를 만들고 화학반응에 쓰일 에너지원을 만들죠. 이 에너지원들은 이산화탄소와 만나 탄수화물이 된답니다.
이렇게 식물이 광합성하는 과정은 1945년이 돼서야 미국 화학자 멜빌 캘빈 박사가 밝혀냈어요. 캘빈 박사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화학상을 받았지요. 앞서 1912년 이탈리아 광화학자 자코모 차미찬은 "인류는 100년 안에 식물의 광합성 과정에 대한 비밀을 알아낸 후 건조한 사막지대 여기저기에 식물보다 더 좋은 효율로 물질과 에너지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죠. 그렇다면 이 광합성 원리를 알아낸 과학자들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있을까요?
◇식물의 원리를 흉내 내는 인공광합성
과학자들은 식물의 광합성 과정을 따라 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어요. 햇빛이 가진 에너지로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자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였죠. 이렇게 하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유용한 물질을 생산해낼 수 있으니까요.
이런 가능성을 맨 처음 보여준 사람은 일본 도쿄대의 후지시마 아키라 교수예요. 1970년대 아키라 교수는 물에 전기를 흘리는 대신 빛을 쪼여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데 성공했어요. 이때 빛에 반응하는 '광촉매'가 쓰였지요. 광촉매는 빛을 받아서 화학반응, 즉 수소와 산소가 분해되는 반응을 도와주는 물질입니다. 식물의 엽록소가 햇빛을 받아서 물을 분해하듯 광촉매 역시 햇빛을 이용해서 물을 분해할 수 있으니 인공광합성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 그래픽=안병현
광촉매는 햇빛을 받아서 높아진 에너지를 주변으로 전달해요. 이 에너지가 물을 분해하고, 이산화탄소와 화학작용을 하게 되면 인간에게 유용한 탄소화합물을 만들어내게 된답니다. 인공광합성이 일어난 뒤에는 물과 산소만 남으니까 환경을 오염시킬 걱정이 없지요. 인공광합성 기술이 상용화하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거예요.
◇이산화탄소 없이 자원 얻어 일석이조
아직 인공광합성 기술이 널리 쓰이고 있지는 않답니다. 광촉매의 효율이 낮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지구온난화와 자원 고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인공광합성 기술 개발을 쉽게 포기할 순 없죠.
이와 관련해 얼마 전 한국화학연구원 백진욱 박사팀이 반가운 연구 성과를 발표했어요. 햇빛을 받아서 이산화탄소(CO₂)를 포름산(HCOOH)으로 바꾸는 인공광합성 기술을 개발했다는 내용이에요. 포름산은 고무 제품이나 세척제, 향료, 살충제, 연료 전지의 연료 등을 만들거나 섬유를 염색할 때 쓰이는 물질이에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동시에 우리에게 필요한 자원까지 만들어준 거예요.
이 기술은 '3차원(3D) 광촉매'를 만든 게 핵심이에요. 광촉매 용액을 평면에 뿌리면 '뽁뽁이'처럼 표면에 올록볼록한 돌기가 튀어나오도록 했죠. 얇은 인공나뭇잎 표면에 이 광촉매를 코팅할 수 있도록 했어요. 표면적을 늘려 광촉매 효율을 높이는 원리랍니다.
기존에 인공광합성을 위한 광촉매는 보통 햇빛의 4%에 불과한 자외선을 이용했어요. 하지만 3차원 광촉매는 햇빛의 46%나 차지하는 가시광선을 이용하죠. 더 많은 태양광을 인공광합성에 이용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연구진은 이 기술을 더 발전시키면 '태양광 공장'을 세워 인공광합성을 상용화할 수 있다고 밝혔어요. 햇빛을 이용해 우리가 입는 옷을 만들고 우리가 살 집의 건축 재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예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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