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3일 화요일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성, 이를 키우기 위한 부모의 역할은?

평소 구기 종목을 좋아하기에 야구 모자를 쓰고 오는 학생들을 만나면 좋아하는 야구 선수나 좋아하는 포지션을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야구 이야기가 계속되면 KBO 10팀 순위를 말하는 경우도 있고, 이번 주 승패 결과나 팀의 1번부터 9번까지 선수 명단을 읊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지난 주 이야기를 나눈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는 3루수인데, 최근 1루수가 타율이 낮기 때문에 수비는 조금 약하지만 타율이 높은 3루수를 감독이 출전시킬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해설위원에게서나 나올법한 분석이다. 이 학생은 어떤 경우에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는가를 누적된 출전 명단을 통해 분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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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 수행평가 = (R&E ∪ 대회),  ∴ 프로젝트 = 학업의 연장’ 이라는 생각이 프로젝트를 어려운 과정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그러나 1루수와 3루수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낸 학생처럼 자신의 가설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도출하고 답을 찾아내는 작은 분석도 좋은 프로젝트 과정에 포함된다.(단, 더욱 발전적인 학습이 진행되려면 주제를 공유하고 협력할 동료 또는 조력자가 필요하다.)

프로젝트 수업을 처음 준비하는 선생님들에게 조언을 할 때, 주제는 학생의 궁금증 가운데서 혹은 학생의 주변에서 찾을 것을 강조한다. 이는 학생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제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활동이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도와주는 선생님은 주제에 대한 이론, 필요한 자료를 얻는 방법,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질문을 통하여 알고 싶도록 유도하거나 때로는 방법을 알려주는 과정을 반복하며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끈다. 교실에서는 이 과정이 교사의 역할이지만 가정에서는 학부모의 역할이 된다.

대학부설 영재교육원 또는 고입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해 학부모님과 상담을 해보면, 우리 아이는 여태 열심히 해본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이야기 한적이 없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혹시 학생의 관심을 별 것 아닌 것으로 넘기지 않았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어느 학생이 ‘팽이를 좋아한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어머니께선 실소를 하셨다. 그러나 학생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들어보니, 혼자 스피너를 분해하여 팽이의 구조와 연관성을 파악해 보고, 관련된 물리 분야를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해 보았음을 들을 수 있었다. 학생에게는 역학을 스스로 공부해 본 좋은 계기였고, 탐구의 과정을 발전시키지는 못했지만 프로젝트의 시작이 될 수 있는 에피소드였던 것이다.

고입의 자기주도 학습전형, 대입의 학생부종합전형이 자리를 잡고 다양한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의 글감, 면접과 토론 능력 등이 학생들의 핵심 역량으로 자리잡았다. 자신의 꿈이나 취미에 대해 자신 있게 발표하는 학생의 모습은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멋지고 부럽기까지 하다. 이러한 학생들의 모습은 작은 관심거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나누고 소통하며 협업하는 첫 대상은 부모일 확률이 높다.

학생들의 관심사항을 확장시켜 주려면, 학부모님이 먼저 이해하고 다가가야 한다. 학생의 이슈에다가가기 어렵다면, 시작은 누구나 관심을 갖게 되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이야기 해볼 수 있겠다. 과학계에서는 몇 년 전 이슈가 되었던 영화 ‘인터스텔라’가 매개체 역할을 해주었고,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의 드론도 비슷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이 시선을 함께 할 행사가 이번 6월에 개최된다. 바로, 월드컵이다. 경기를 함께 즐기고 응원하며 학생과 하나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피어난 궁금증을 함께 찾아가고 탐구 과정을 칭찬해 준다면 학생의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성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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