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자녀 교육을 위한 학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부모의 역할이란 아마도 자녀가 사회에서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도와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현우 에듀후 입시·진학컨설팅 대표는 오랜 현장 경험과 진행자겸 컨설턴트로 참여했던 MBC-에듀콘서트 등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녀 우등생을 만드는 교육법’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명칭(名稱) 즉, 이름의 원리를 활용한 공부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모든 만물에는 이름이 있다. 이름이 있다면 용도가 있는 것이고
그에 맞는 자격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에 어떤 뜻이 있는 지를 이름에 걸맞게 살기위해 다짐과 노력을 하였는지를 돌아보라. 사람이
죽으면 남는 것이 무엇이라 하였는가? 이름이다. 살아서는 한 사람의 행위가 사회에서의 역할로 함께하는 것이고 죽으면 유산이 되어 사회에서의
역할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대변하는 것이 이름인 것이다.
이름은 제목 등으로 쓰여 겉으로 드러난 의미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숨은 의미도 지니곤 한다. 사물을 지칭할 때, 본질(本質)을 가리키기도 하며 성질(性質)이나 특질(特質)을 나타내기도 한다. 신사임당,
링컨처럼 머릿속에 그들의 업적과 이상을 생각나게 하는 이름도 있다. 신문기사나 책의 제목 역시 그 기사나 책의 내용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 목차나 제목에 주목하라
학생들이 공부할 때는 최우선으로 목차나 제목에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목차는 이름을 단순히 나열한 것을 넘어 책 내용의 구성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손쉽게 한 권의 책을 미리 훑어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목차활용법은 예습과 복습 모두에 유용하다. 목차 속에
기재된 방정식이나 인수분해, 가속도 등의 용어의 의미부터 먼저 이해하라. 이를 통해 단원에서 다루게 될 내용을 유추하고 지금까지 자신이 배워온
부분과의 연결이 될 수 있는지도 파악해 보라.
입시에서 개념정리란 용어가 유행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개념정리를 간단히 말한다면 용어정리라 할 수 있다. 명칭정리와 다를 바가 없다. 요즘 서점에서 판매되는 교재에 각 단원별로 해당 단원의
이름을 한자로 풀이하여 알려주는 참고서들이 생겨나고 있는 이유도 하나의 여기에 있는 것이다. 늦지 않았다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부터 쓰지는
못하더라고 뜻을 이해하는 읽는 공부는 하라.
○ 네이밍(naming)을 이용해
학습하라
네이밍이라는 말은 1970년대 마케팅 분야에서 회사, 제품, 책
등의 제목이나 이름을 개발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현대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부각되고 있다. 네이밍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는데 제품의 속성을
설명하는 형식의 설명형 네이밍이 있고,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연상적 네이밍, 그리고 상징적 네이밍이 있다.
이런 네이밍을 이해하고 이용하는 것이 공부에 유익할 수 있다.
공부하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용어나 이름들의 의미와 가치를 알고 그것을 통해서 이어지는 학습내용을 연상할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 공부하면서 그
공부의 내용들을 스스로 네이밍하면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 가치를 파악하라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물에도 각자 이름이 있고 그에 걸 맞는
가치가 있다. 새로운 이름을 습득했다면 그 이름이 무슨 의미인지 한번쯤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가 동대문이라는 이름을
익히면 그것이 동쪽에 있는 큰 문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연이어서 서대문, 남대문, 북대문도 쉽게 알게 해줄 수 있다. 사대문이라는 개념도 알게
될 것이고 한자에 대한 감각도 자연스럽게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사를 공부할 때에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
이름의 의미를 파악하였다면 이제는 이름의 가치를 이해하면 좋다.
길가에 피어있는 꽃을 보았다고 치자. 그리고 그 꽃의 이름이 무궁화임을 알게 된다면 자신도 모르게 뭔지 모를 뭉클한 감정이 솟구칠 수도 있다.
이것이 이름이 가지고 있는 가치이다. 이처럼 이름에는 의미도 있지만 그 이름만이 가지는 가치도 있는 것을 알고 공부할 때 만나는 이름들을 그냥
흘려 보지 말고 먼저 그 이름의 가치와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공부하여야 한다.
○ 이해하고 확장하라
용어의 뜻을 정확히 안다는 것은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고 여기에
새로운 개념을 추가하여 익히는 데에 초석이 되는 것이다. 물리시간에 배우는 가속도라는 용어는 속도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이다. 자동차가
80km/h로 주행을 하고 있을 때의 속도는 80km/h이지만 가속도는 0㎨이다. 자동차의 속도를 80km/h에서 90km/h로 증가시키기
위하여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이 가속도가 적용되는 순간이다. ‘가’는 ‘더할 가(加)’로서 가속도(加速度) 운동이라고 하면 물체의 속도가 점점
증가되는 운동을 뜻한다. 가속도 운동을 할 때에만 물체에 ‘힘’이 작용하고 이에 따른 ‘관성력’이 작용하게 되기 때문에 용어의 정확한 해석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용어의 정확한 뜻을 알게 되면 머릿속에서 혼돈한 것을 정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 과목별 공부법을 찾아라
○ 과목별 공부법을 찾아라
학년이 올라갈수록 배워야 할 과목이 많아진다. 또한 같은
과목조차도 세분화되어 독립과목이 되거나 독립단원이 된다. 과목명이 다르다는 것은 배워야 하는 목적과 가치뿐만이 아니라 과목별 구성은 물론 내용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는 없다. 따라서 과목별 공부법이 달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과목별 공부법은 과목명을 통해 찾을 수 있다. 즉
이름에서부터 출발한다.
예를 들어 수학은 수에 관한 학문이라는 뜻이다. 또한 그 속에
대수와 기하란 큰 단원이 있다. 수는 점들의 연속이고, 그것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고, 면이 모여 입체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의미를 탐구하다 보면 수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답을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수학 문제에는 수학만의 질문방식이 있다. 그래서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은 문제를 읽으면서 이미 풀이과정과 답을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수가 새로운 언어라면 미끄럼틀이라는 단어를 반복하여 외웠듯이 수학의
각 단원에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여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어떤 순간 수학의 어떤 한 단원에 통달하게
된다면 수학 문제를 읽는 것이 복잡한 수식을 읽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느새 새로운 언어에 익숙해져서 무엇을 왜 물어보는지 알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집합과 명제라는 단원을 보면 부분집합과 교집합,
여집합의 의미는 논리적으로 상하위로 구분되는 주장이나 겹치는 주장, 동전의 양면처럼 완전히 반대되는 논지 등을 구별해낼 수 있는 관념적인 기초가
되는 것이다. 서로 반대되는 개념인지,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 상위나 하위의 개념인지를 구분해 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러한 훈련을
수학의 논리체계 속에서 익히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논리적으로 무장이 되는 학습효과를 얻게 된다.
실제로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인문논술까지도 잘하는 것으로 조사된
경우의 사례는 흔히 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작성할 때 자신의 논지를 정확히 펼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주어진 내용에 대한 개념부터 명확히
설정되어야 하는데, 이는 이름의 의미를 알게 되면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며 적용되는지 까지도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이다.
영어의 경우도 살펴보자. 영어를 잘한다면 머리가 좋은 사람일까?
서양에서는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사람들도 영어는 잘한다. 언어는 문화의 일부이고 인간 생활의 산물이기 때문에 절대로 인간의 사고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셰익스피어나 마크 트웨인 같은 사람들은 분명 언어구사능력이 남들보다 많이 뛰어났음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언어를 사용하는 목적이 문예창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하여 언어를
사용한다. 한국의 학생들도 영어를 배우는 이유를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선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한다면
영어공부를 실용적으로 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영어를 잘하는 방법도 여기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이미
구사할 수 있는 한국어를 바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스스로 영어로 표현하면서 영어지문의 독해를 한다면 자기
자신과 외국인과의 표현의 차이를 알게 되고 또 비슷한 표현도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 간다면 영어 공부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 이름을 붙이면서 공부하라
공부를 할 때, 이름을 붙이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내 마음대로 부르라는 것이 아니고 아직 이름이 없는 것에 직접 이름을 붙여보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수학학원에
다닌다면 플래너에 ‘적극적 수학공략’ 등으로 이름을 붙여보는 것이다. 조금 어색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습관이 되면 어휘력도 풍부해지고
표현력도 발전할 것이다. 또 무엇보다도 머릿속에 정리하거나 암기할 때에 도움이 된다.
확률과 통계를 배운 학생이라면 알겠지만 나누어지는 객체의 종류를
구분할 수 없으면 조합이고 구분할 수 있으면 순열로 풀어야 한다. 처음에는 이런 개념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 종류순열로 제목을
붙이면 개념이 완전히 파악되기 전전까지는 훌륭한 방편이 될 수도 있고 궁극적으로 개념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이나 지문을 읽다가도 문단마다 적절한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이것이 바로 해당 문단의 주제가 된다. 이런 버릇을 들이면 비단 언어영역의 사고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뇌 속의 뉴런과 뉴런 사이의
관계를 강화시켜서 뇌 전체적으로 사고증진의 효과가 생기게 된다. 왜냐하면 이름을 붙이는 과정은 그 문단이나 사물이 가지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특징을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행동강령
1. 이름들을 그냥 흘려 보지 말고 먼저 그 이름의 가치와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공부하라
2. 용어의 정확한 뜻을 파악하여 이해하고 암기하라
3. 과목별 특성을 생각해서 용어를 이해하라
4. 공부하는 내용의 핵심을 파악하여 제목을 붙이면서
공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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