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는 잘록한 허리, 파나마지협으로 연결되어 있다. 남북아메리카가 연결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백만 년 전으로 알려져 있다.
파나마지협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갈라놓았다. 지금 그 지협을 실낱같은 파나마운하가 가로질러 태평양과 대서양을 오가는 뱃길을 연결하고 있다. 남북아메리카 대륙이
붙기 전에는 망망대해가 그 사이를 갈라놓았다. 일부 학자들은 남북아메리카가 연결된 것은 3백만 년보다 더 오래 전 일이라고 주장한다.
만약
더 오래 전에 지금처럼 연결되었다면, 육지와 바다의 생물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했을까?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텐데. 재미있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분리
시기에 대한 논란과 증거
태평양과
대서양이 나뉜 것이 3백만 년보다 훨씬 전인 2천3백만~6백만 년 전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예를 들어보자. 남아메리카에 있는 컬럼비아 북부에서 발견되는 지르콘은 1천5백만 년 전 파나마지협을 따라서 강물에 의해 운반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때 이미 남북아메리카가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지르콘은 마그마가 식을 때 만들어지는 결정이다. 이처럼 두 대륙이 언제
연결되었는지, 즉 태평양과 대서양이 언제 분리되었는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
최근
미국 스미소니언열대연구소(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연구팀은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두 대륙이
만난 것은 280만 년 전이라고 못 박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데일리 8월 17일자가 보도하였다.
연구팀은
지질학적 자료뿐만 아니라 해양학적, 생물학적 자료까지 모두 활용하여 언제 두 대양이 갈라졌는지 분석하였다. 두 대륙이 언제 연결되었는지,
태평양과 대서양이 언제 분리되었는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다. 아메리카 대륙에 현재 살고 있는 동식물의 기원을 찾고, 세계 대양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카리브해 산호초 생태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등 많은 질문에 대한 해답 열쇠는 바로 파나마지협이 생긴 시기와 방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23개
연구기관의 다양한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바다와 육지에서 얻은 생물 화석, 암석, 생물 유전자 등을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태평양과 대서양 카리브해의 얕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나 연잎성게의 가계도를 분석하였더니 320만 년 전까지는 유전자가 서로 섞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바닷물이 서로 잘 통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심해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는 약 280만 년 전까지 태평양과 카리브해의 표층수가 잘 섞였음을 보여주었다. 남북아메리카 사이에 많은 수의 동물이 이동한
것은 270만 년보다 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파나마지협으로 남북아메리카가 연결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70만~280만년 사이일 거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육지의 연결로 태평양과 대서양은 서로 나뉘게 되었다.
다시
연결된 두 대양
파나마운하는
약 3백만 년 전에 연결된 남북아메리카를 다시 떼어놓았다. 이것은 육지 관점에서 바라본 생각이다. 바다 관점에서 보면 파나마운하가 태평양과
대서양을 다시 이어놓은 셈이다. 1914년 8월 완성된 파나마운하는 9년간 확장공사 끝에 지난 6월부터 더 큰 배가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도 모자라 니카라과에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또 다른 운하가 건설 중이다.
두
대양을 연결하는 운하는 뱃길도 되지만 육지로 단절되었던 해양생태계를 연결해주는 효과도 있다. 생물은 지리적으로 고립된 지역에 살면, 각각 환경에
잘 적응한 개체들이 살아남아 결과적으로 다른 모습의 생물로 진화하게 된다.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제도에서, 그리고 알프레드 월러스가
인도네시아에서 오랜 시간 생물을 관찰하여 얻은 진화론처럼 말이다. 연결 통로가 넓어지고 많아져서 태평양 물과 대서양 물이 보다 잘 섞이면,
중앙아메리]카 양안의 해양생물은 유전적으로 다시 가까워질 것이다. 3백만 년 전처럼.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