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8일 금요일

“과학의 국제화, 문화와 환경도 뒷받침돼야”

‘소용돌이치는 빛’으로 본 미래

 ‘네이처’는 연구자의 흐름에 따라 세계 과학의 지도가 바뀌고 있음을 나타내는 그림을 표지로 선정했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여전히 전 세계 연구자가 가장 많이 찾는 나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보다 해외 연구자의 비중이 높은 나라들이 속속 등장했다. 스위스는 해외 연구자(57%)가 자국 연구자(43%)보다 더 많은 유일한 나라였다. 캐나다(47%), 호주(43%)도 미국(38%)보다 해외 연구자의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과학 신흥국의 도전도 거세다. 영국 톰슨 로이터社의 조너선 아담스 이사는 주요 학술지에 공동저자로 발표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과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이 이뤄지고 있어, 기존 과학 강대국들이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과학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영국과 미국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세력들이 주도해 왔다. 오늘날에는 중국과 인도뿐만 아니라 한국, 브라질 등이 저마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은 협력이 강화되면서 연구자들은 더 많은 연구비와 훌륭한 연구시설을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두뇌유출’ 또는 ‘두뇌유입’이라는 용어보다 ‘두뇌순환’이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현실과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네이처 독자 10명 중 6명(59%)은 2020년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나라가 중국이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과학에서 가장 힘이 있는 나라가 중국이 될 거라고 생각한 이는 10명 중 1명(12%)에 불과했다.

더구나 중국에서 연구하고 싶다고 답한 사람(8%)은 더 적었다. 진정한 과학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문화나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을 잘 드러낸 결과다.

아담스 이사는 과학이 국제화되면서 각 나라마다 주력하는 연구 분야가 비슷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학문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지원이 부족한 분야에서 혁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주 ‘사이언스’는 고리 모양의 실리콘 칩 위에서 소용돌이치는 빛의 모습을 표지에 담았다. 전자기파의 일종인 빛은 태풍처럼 생긴 소용돌이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광자의 ‘궤도각운동량(OAM)’과 관련 있다. 태양계의 행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궤도를 그리며 돌듯이 광자가 광파의 축을 따라 궤도를 그리며 회전하는 것이다. OAM의 양을 조절하면 소용돌이의 크기나 회전하는 성질을 바꿀 수도 있다.

빛의 소용돌이는 태풍이 주변 공기를 끌어들이는 것처럼 세포와 같이 작은 입자를 중심 축 근처에 고정하거나 잡아서 움직이는 ‘집게’로도 사용할 수 있어서 활용 가치가 높은 기술로 알려졌다.

영국 브리스톨대 유 스위엔 교수팀이 이끈 국제 공동 연구팀은 빛의 소용돌이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이전보다 수천 배나 작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장비는 지름이 0.008mm에 불과하고 기존 실리콘 칩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어, 앞으로 광학 이미징이나 광통신, 광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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