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3일 월요일

2015 민사고.. 변별력은 '영어/수학 면접'

민사고가 10일 2015 전형요강을 발표, 전국단위 자사고 중 현 시점에서 유일하게 요강을 확정했다. 자사고 중 가장 빠른 9월11일 원서접수인 배경도 있다. 현행 관련법상 고교들은 전형실시 3개월 전까지 모집요강을 확정/발표해야 한다. 민사고의 2015학년 입시는 165명 이내의 남녀 학생을 전국단위로 모집, 1단계 교과내신, 2단계 서류심사, 3단계 면접과 체력검사에 이후 단계별 점수종합에 의한 성적순이 아닌, 16명의 민사고 교사로 구성된 입학전형위원회에서 각 학생들의 전형 요소별 우수성에 대해 심의하여 합격자를 선정하는 전형방법은 전년과 동일하지만, 올해는 고입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이 다른 정도다. 올해 역시 사회통합전형을 실시하지 않는다. 사회통합전형과 관련해 민사고 관계자는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운영되었던 까닭에 사회통합전형 실시 의무는 없다"며 "올해는 사회통합전형을 일부 실시하려 했지만 정부와 지자체에서 교육비의 일부만을 지원한다 방침을 세운 탓에 기숙사비 급식비 등 많은 비용이 드는 수익자부담경비를 학생에게 지울 수 없고 학교 역시 지원해줄 방도가 마땅치 않아 올해도 사회통합전형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1단계 교과내신 변별력 약해>

전형은 총 3단계다. 교과영역-서류-면접 및 체력검사의 3단계로 전형을 진행하며 3단계 이후 모든 영역을 살피는 종합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1단계에선 교과성적으로 지역균형을 고려해 입학정원의 3배수 이내를 선발한다. 동점자는 합격처리한다. 1학년1학기부터 3학년1학기까지 5개학기 전 과목을 반영하며, 과목별로 국어/수학/과학/영어에 각 5, 사회역사에 3, 도덕/선택과목에 2, 기술가정/체육/음악/미술에 각 1의 가중치다. 학년별로는 1학년1/2학기 각 0.1, 2학년1/2학기 각 0.2, 3학년1학기 0.4의 가중치다. 올해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A는 100점, B는 90점, C는 80점, D는 70점, E는 60점의 환산점수를 부여한다.

1단계 전형의 문제는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1단계에서 3배수 이상의 지원자가 혹은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다. 민사고 1단계는 사실 지난해까지 큰 의미의 변별력은 없었다. 정원의 3배수를 통과시키는데 경쟁률은 3대 1을 넘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 지난 2014학년 경쟁률은 2.30대 1, 2013학년 경쟁률은 2.21대 1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얘기가 다르다. 내신성취평가제 도입으로 입시에선 사실상 내신 변별력이 사라졌기 때문. 90점 이상이라면 A를 받는 상황에서 올해는 지원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1단계 변별력 상실로 동점자가 대거 발생, 정원의 3배수보다 많은 인원이 1단계를 통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민사고측 역시 이 문제를 우려하고 있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상황. 학교측은 "이 부분에 대해선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 2015학년 자사고 입시 스타트를 끊는 민사고가 가장 먼저 2015학년 전형요강을 발표했다. 민사고 입시는 1단계 교과내신, 2단계 서류심사, 3단계 면접과 체력검사에 이후 단계별 점수종합에 의한 성적순이 아닌, 16명의 민사고 교사로 구성된 입학전형위원회에서 각 학생들의 전형 요소별 우수성에 대해 심의하여 합격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면접의 기초 서류.. '학생부Ⅱ엔 과목별 평균과 표준편차 포함>

2단계에선 1단계점수와 서류심사점수로 정원의 2배수 이내를 선발해 3단계로 보낸다. 서류심사점수는 제출서류를 종합심사하는 방식으로 100점 만점으로 반영한다. 해당 서류는 민사고 양식의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중학교 3학년1학기 마감 고입용 학교생활기록부Ⅱ다. 학생부Ⅱ에는 과목별 성취도 외에 평균과 표준편차를 포함하는 점이 타 자사고와 크게 다른 점으로 보인다. 교과내신 반영에는 민사고 역시 성취평가제로 실시하지만, 서류전형에선 타 자사고는 현재 감안이 불가능한 내신 평균과 표준편차를 감안하기 때문이다.

1단계 교과내신에 변별력이 없는 만큼, 핵심은 2단계 서류전형과 3단계 면접이다. 특히 서류전형은 면접의 출발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민사고측은 "민사고 입시는 면접에 집중되어 있다"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지원자의 서류를 입학전형위원들이 읽었을 때 '이 학생은 반드시 만나봐야겠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두루뭉술하거나 어디선가 본 듯한 천편일률적인 내용이 아니라 평소 생각과 행동들을 직접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민사고 서류 양식은 탑재되어 있지 않은 상태. 예년에는 '지원동기와 선발해야 하는 이유(500자)' '역경극복 사례(1000자)' '학습 성취감 세 가지와 그 이유(각 500자)' '봉사 학생회 체험활동 중 두 가지 활동의 내용과 인상 깊은 점(각 500자)' '감명 깊게 읽은 책 세 권과 자신에게 끼친 영향(각 500자)' '입학 후 학습계획과 졸업 후 진로계획(500자)' '45세가 된 6월 첫째 주 목요일의 일기(500자)' 식으로 다른 학교들에 비해 구체적이고 많은 분량의 계획서를 요구한 바 있다. 학교측은 "화려한 수사는 필요 없다"며 "입학전형위원들이 읽고 매력을 느끼도록 지원자 스스로 표현한 진솔한 태도와 생각을 읽히게 하라"고 밝혔다.

지원자 한 명의 서류는 입학전형위원 두 명 이상이 읽고 정성평가한다. 특정부분 몇 점 반영하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내용을 검토해 '이 학생은 면접에서 만나야 한다'는 판단이 섰을 때 3단계로 통과시킨다는 것이다. 학교측은 "열 여섯 명의 입학전형위원들이 난상토론을 한다"며 "지원자가 실제로 무엇을 하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 의미로 다가왔던 활동을 기술한 내용을 토대로 '민사고 학생으로 매력이 있다'고 판단될 때 선발한다"고 말했다.

<외부스펙 기재는 불허.. 오히려 감점대상>

경시대회 실적 등은 기재하지 말아야 할 사항인데 굳이 쓰는 학생도 있고, 어떻게 보면 실적을 쓰지 못해 억울해 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민사고는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로 운영된 바 있어 국수영 지필고사가 아니라면 학교자율의 입시를 치를 수 있다. 하지만 스펙요소의 경우 공교육을 해치는 영향을 우려, 정부방침에 동의하며 받지 않는 방침이다. 외부스펙 요소를 자기소개서 등에 작성하면, 가점은커녕 감점대상이라는 게 학교측 입장이다. 학교측은 "인증시험 점수, 경시대회 입상도 스스로 깊게 공부한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므로 입시 전반에 걸쳐서 우수성이 충분히 파악되고 서류에 쓰지 않더라도 면접 단계에서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다"며 "오히려 다른 과정을 쓰는 공간을 뺏기는 것이니 쓰지 않는 게 좋겠다. 기재 시에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했다는 지점에서 오히려 감점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영어/수학 면접 불가피.. 총 80분 마라톤 면접>

3단계에선 학습능력 및 영재성(발전가능성)에 대해 집단 또는 개별면접한다. 수학 영어 인성 체력검사 등 네 개 영역을 공통영역으로 두고, 탐구과목(국어 사회 과학영역) 중 하나를 학생이 선택하여 각 영역에서 2~3명, 총 10명 이상의 민사고 교사로 구성된 면접관을 영역당 20분, 총 80분 동안 면접을 치른다. 학교측은 "면접자의 개인 인적사항은 가려져 있고 지원자의 서류는 컴퓨터로 볼 수 있다"며 "2차 서류심사 시점에 입학전형위원들이 면접 시 확인해 보았으면 하는 코멘트도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영역의 면접은 외국인 교사 두 명과 한국인 교사 한 명이 함께 영어로 진행한다. 영어로 치르는 면접이라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학교측은 "면접으로의 영어는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풀어내는 데 문제가 없으면 된다"며 "문제는 영어는 유창한데 생각이 부족하거나, 생각은 있으나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유창하고 훌륭한 발음이 아니더라도 깊은 생각을 드러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는 조언이다. 영어면접을 치르는 이유에 대해 학교측은 "학교교육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입학 이후라면, 게다가 국제의 진로를 가진 경우라면 영어를 잘하면 잘할수록 좋고, 국내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학교에서 진행하는 영어수업과 영어교재를 사용하는 수업들에 무리 없이 적응하려면 일정한 수준의 영어능력은 필수적"이라는 것. 지원자격제조차 '본교의 영어상용정책을 수용하고,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에 원활히 참여할 수 있는 자로서"라고 못박아뒀을 정도다.

또 학교측은 "이공계인재 육성을 위해 3단계에서 과학영역을 면접과목으로 선택한 경우에는 영어영역의 반영비율은 낮추고, 수학 및 과학영역의 반영비율을 높게 적용해 선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체력검사는 남학생 4㎞ 여학생 3.6㎞를 30분 안에 달리는 것으로 진행한다. 기준시간 초과에 대해 감점이 있지만, 학교측은 "3단계를 치르는 340명 중 서너 명이 1~2점 정도 감점되는 수준으로 당락에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론 내신, 서류평가, 면접 및 체력검사의 3단계 전형까지 치른 학생들의 단계별 점수를 종합한 성적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16명의 민사고 교사로 구성된 입학전형위원회에서 각 학생들의 전형 요소별 우수성에 대해 심의하여 합격자를 선정한다. 커트라인에 걸려있을 경우 모든 부문에서 탁월하진 않지만, 한 부문에서 우수성이 돋보이는 학생 등이 주제로 오른다. 각 학생의 경쟁력을 논의하는 과정에 매년 '난상토론'이라 학교측은 설명한다.

민사고 2015 전형은 9월11일 원서접수로 시작한다. 9월11일부터 17일까지 원서접수, 10월6일 1단계 합격자 발표, 10월20일 2단계 합격자 발표, 10월23일부터 26일까지 3단계 면접 및 체력검사, 11월10일 최종합격자 발표의 일정이다.

<횡성인재전형 다산장학생전형>

민사고는 정원내 165명 외에 횡성인재전형과 다산장학생전형을 통해 각 1명 총 2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횡성인재전형은 민사고가 자리한 강원 횡성지역의 우수학생을 선발 육성하려는 취지다. 중학교 재학기간 중 부모와 함께 횡성지역에 주소를 두고 횡성군 소재 중학교에서 1학년1학기부터 3학년1학기까지 이수해 2015년 2월 졸업예정인 자를 지원자격으로 한다. 일반 모집전형과 동일하게 전형을 진행하며, 해당 지원자는 일반 입학전형에도 지원한 것으로 간주한다. 일반 모집전형의 서류 외에 거주지확인용으로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해야 한다.

다산장학생전형은 저소득층 자녀 중 영재성이 인정되는 학생을 발굴 육성하기 위한 취지다. 졸업까지의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포함한 학교 정규교육과정에 필요한 경비 일체를 지원한다. 적격자가 없을 경우에는 선발하지 않는데, 지난해엔 1명의 다산장학생전형 합격자가 나와 현재 재학중이다. 전형방법은 역시 일반 모집전형과 동일하다. 하지만 다산장학생 지원자는 횡성인재전형 대상자와 달리 일반 입학전형에 중복해 지원할 수 없다. 제출서류는 민사고 일반전형 서류 외에 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 차상위계층확인 증명서(민사고 양식) 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임을 증명하는 학교장 추천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이다.

<민사고만 자기주도학습전형 안 치르는 이유>

한편 민사고는 다른 자사고들과 달리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아닌 독자전형을 치른다. 현재 고입은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일단락된 상태. 민사고와 같은 구 자립형사립고도, 신설 및 전환 자율형사립고도, 외고/국제고도 모두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치른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학생부성적으로 1차전형을 치른 뒤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 2차전형을 치러 최종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외부 스펙은 절대 기재할 수 없다. 기재 시엔 0점 처리다. 외고/국제고는 물론 자율형사립고 역시 영어면접 등 별도 학교별 고사를 치를 수 없다. 하지만 민사고 입시는 다르다. 영어면접은 물론 수학면접까지 치른다. 수학/영어/인성/탐구(국어/사회/과학)의 총 네 개 분야를 영역당 20분씩 총 80분 간 진행하는 심층면접이다.

때문에 '위법이라는 비난도 일지만, 민사고의 입학전형 운영은 적법한 상황이다. 민사고뿐 아니라 민사고와 함께 구 자립형사립고였던 상산고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 하나고는 모두 지필고사만 아니라면 자유롭게 전형을 운영할 수 있다. 스펙도 전형요소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다. 다만 안 할 뿐이다. 하나고가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운영하며 민사고의 '체력검사'를 차용했을 뿐, 타 학교들이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한 터라 민사고는 서류심사에 애를 먹더라도 사교육 유발요소가 강한 스펙을 활용하지 않고 있음에도 뭇매를 맞는 상황인 것.

민사고의 1인당 80분에 이르는 심층면접을 따라 하기엔 규모상에 있어 불가능한 측면도 있을 수 있다. 민사고의 한 학년 학생수는 165명에 불과하다. 면접대상자를 2배수로 봤을 때 민사고의 면접자수가 300명 가량이라면, 약 450명을 선발하는 포항제철고의 경우 900명 가량. 민사고가 4일에 걸쳐 진행하는 면접을 포철고라면 12일에 걸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민사고가 사회통합전형 실시 안 하는 이유>

민사고는 올해도 사회통합전형을 실시하지 않는다. 타 고교들은 정원의 20%를 사회통합전형으로 실시하는 상황과 다른 면모다. 민사고는 관련법 상 사회통합전형 실시의무가 없다. 민사고와 함께 사회통합전형 의무가 없는 학교는 자립형사립고로 운영된 바 있는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 상산고 현대청운고 하나고 등 총 6개교다. 법적 의무는 없음에도 이들 학교 중 일부는 그간 사회통합전형을 실시해온 것.

민사고는 올해는 사회통합전형을 일부 실시하려 했다. 결과적으론 올해 역시 실시하지 않는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내역은 수업료와 입학금은 전액 지원하지만, 학교운영지원비의 경우 횡성지역의 일반고 수준의 금액에 불과하고, 기숙사비 급식비 체험활동비 교재비 등의 기타 수익자 부담경비에 대한 지원은 아예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민사고의 학비는 구조상 기숙사학교인 만큼 수익자 부담경비가 세고, 학교운영지원비가 상당한 구조다. 2013년 기준 민사고의 학교운영지원비는 학생 1인당 1100만원, 수익자부담경비는 학생 1인당 700만원 가량이었다. 비싼 학비 때문에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와 지자체 입장인 것인데, 민사고 입장에선 모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학비만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 사학인데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학생 1인당 2200만원 가량의 학비를 받긴 하지만 학생 1인당 3088만원 가량의 교육비를 투자하는 상황. 재학생 수로 계산하면 민사고는 455명에 총 40억 가량을 매년 투자하고 있는데 여기에 경제적 사회배려자에 대한 부담까지는 힘들다는 게 민사고측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교육부와 도교육청에 관련 문제를 수 차례 제기해봤지만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법적으로도 실시의무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사회통합전형을 실시하지 않게 되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졸업까지의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포함한 학교 정규교육과정에 필요한 경비 일체를 지원하는 다산장학생전형을 운영, 지난해에 1명의 수혜자가 나오는 등 학교 차원에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리타스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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