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26일 일요일

수능영어 절대평가 ‘4, 5등급’ ‘9등급’ 검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에서 절대평가가 도입될 경우 등급 구분 방식은 4, 5개 등급안 또는 9개 등급안이 유력한 것으로 제시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일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 방안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수능 영어 영역 절대평가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8월 기자간담회에서 2017학년도 또는 2018학년도부터 도입 계획을 시사했다. 이번 공청회는 황 장관 발언 이후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절대평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다.

이날 공청회에서 교육부 정책연구를 맡은 강태중 중앙대 교수는 “(영어 영역 절대평가는) 사교육 억제보다는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절대평가의 등급 기준, 등급을 나누기 위한 기준점수를 어떻게 정할지 등이 쟁점”이라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4, 5개 등급안과 9개 등급안이 제시됐다. 4, 5개 등급안은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등급별 성취 수준을 평가한다는 절대평가 취지를 살리는 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9개 등급안은 현재 수능의 다른 영역 등급 수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반영됐다.

연구진은 “등급 수 결정은 절대평가라는 정책 목표를 얼마나 충실하게 추구하느냐에 달렸다”며 “9개 등급안을 채택한다면 절대평가의 취지를 온전하게 관철하기보다는 기존 수능의 상대평가 속성을 어느 정도 유지해 절충을 시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등급의 문턱이 되는 기준점수를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서는 △매년 똑같은 기준점수를 정해놓고 그에 맞추는 ‘고정분할 방식’ △전문가가 문항을 분석한 다음 시험마다 기준점수를 다르게 정하는 ‘내용 분석에 의한 방식’ △양자를 혼합한 방식이 논의됐다.

강 교수는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수능 체제 개편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교육의 목표는 1등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교과 숙달에 이르게 하는 데 있다”며 “이 점에서 절대평가는 다른 영역으로도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2, 3개 등급안도 제시됐으나 이 경우 대학들이 변별력을 찾기 위해 다른 자료를 추가로 요구할 수 있는 만큼 신뢰할 수 있는 고교 내신 평가체계가 우선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교육부는 이달에 두 차례 공청회를 더 갖고 구체적인 수능 영어 절대평가에 대한 밑그림을 발표할 계획이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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