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5일 수요일

비누방울 속에 수학과 자연의 신비가 숨어 있어


자연에는 여러 가지 모양이나 형태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의 모양들 가운데 가장 완벽한 형태는 구(球)일 겁니다. 즉 자연은 원형으로 된 모양을 제일 좋아한다는 말이 되겠죠. 왜 그러냐고요? 자연의 모든 사물들은 안전한 상태가 되고 싶어 합니다. 안전하면 힘이 별로 안 들고, 그래서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는 거죠. 그러면 사물들도 사람처럼 사고할 줄 아냐고요? 글쎄요?



지금 이 강연장에는 여러분이 어릴 때 신기하게 생각하고 좋아했던 비누방울로 가득 차 있습니다. 비누방울은 완벽한 구의 형태입니다. 그런데 비누방울은 왜 구 모양을 좋아할까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나요? 비누방울이 삼각형이나 사각형의 상태로는 왜 생기지 않는 걸까요?



구 말고 자연이 좋아하는 다른 모양은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늘 강연에서는 수학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모양들을 놓고 풍부하고 다양한 세계를 탐험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사람에게 무서운 질병을 안겨다 주는 바이러스 같이 작은 물체에서부터 우주처럼 거대한 세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수수께끼들을 하나씩 풀어나가 보죠. 그리고 백만 달러의 상금을 딸 수 있는 힌트들도 소개하겠습니다.



막대기 별 모양이거나 5각형이라도 비누방울은 둥글어”


여기 공중에 떠 있는 비누방울이 둥근 이유가 여러분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비누방울 막대기의 형태가 둥글기 때문에 비누방울도 둥글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비누방울 막대기 형태에 따라 비누방울 모양 또한 다르게 나타날 겁니다. 그러면 정말 그렇게 되는지 직접 실험을 해보죠.



지원자분들 앞으로 나오시죠. 이쪽으로 서주세요. 여기 학생들이 각기 다른 형태의 막대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비누방울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각기 다른 모양의 막대기를 통해 비누방울을 불게 될 겁니다. 이것은 별 모양의 막대기입니다. 그런데 불어 보니깐 별 모양이 아니라 둥근 모양의 비누방울이 생겼네요. 이 막대기는 구멍이 네모 모양입니다. 그런데 역시 둥근 모양의 비누방울이 만들어졌네요.



이것은 세모 모양입니다. 피라미드 모양의 비누방울이 만들어질 것 같았는데 역시 둥근 모양의 방울이 나왔네요. 별 모양 형태의 방울이 만들어지면 너무나 예쁠 것 같지 않나요? 비누방울 막대기의 형태는 아주 다양할 수 있지만 정육면체나 피라미드나 별 모양의 비누방울은 만들 수가 없습니다. 사람의 말을 너무 듣지 않는 말썽꾸러기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리고 너무 고집쟁이입니다.



처음에는 약간 막대기 형태를 띠는 것 같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비누방울은 둥근 모양, 즉 구의 형태로 변하게 됩니다. 왜 구의 형태를 좋아하는 걸까요? 이러한 현상은 바로 자연이 게으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자연은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양을 찾습니다. 비누방울에게 필요한 에너지는 비누방울의 총 면적과 정비례합니다. 다시 말해서 가장 적은 에너지, 그리고 가장 작은 면적의 형태는 바로 구 모양입니다.



“일정한 면적에서 둘레 길이가 가장 짧은 것은 원”


만약 산이나 높은 언덕에서 공을 굴리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에너지가 가장 적은 가장 아래쪽 계곡으로 굴러가겠죠? 만약 삼각형이나, 사각형, 정육면체, 별 모양의 물체를 굴린다면 어떻게 될 것 같나요? 가다가 웬만한 곳에서 멈추어 버립니다. 그러나 구는 꼭 같은 에너지로도 계곡까지 굴러 가는 겁니다. 조금 어렵게 설명하자면 가장 적은 에너지로 가장 많은 운동을 하는 게 구입니다.



지금의 우주가 탄생하게 된 빅뱅, 즉 우주대폭발 이후 구가 가장 작은 면적을 갖는 형태임을 자연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들도 그러한 사실을 알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정말 그렇다고 증명하는 일은 다릅니다. 삼각형의 세 각의 합은 180도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증명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죠? 구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수학자들이 구가 가장 경제적인 모양으로 더 이상의 경제적인 모양은 없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증명한 것은 1884년의 일입니다. 불과 120년 전에 불과합니다.



“원은 가장 경제적인 모형, 최소의 에너지를 사용”


잠깐만요! 사토이 교수는 구가 가장 경제적인 모양이라는 것이 1884년에 증명됐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에 대해 잠깐 설명 드리기 위해 고등과학원 윤강준 박사의 이야기를 참고로 하겠습니다. 윤 박사님은 수학 박사로 수학을 재미 있는 일화나 인문학적 상식을 통해 학생들에게 알아듣기 쉽게 잘 설명하는 분입니다.



구가 가장 경제적이라는 걸 증명한 사람은 독일의 유명한 수학자로 복소수이론에서 재능이 탁월한 칼 바이어스트라스(Karl Weierstrass)를 말합니다.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원이 가장 경제적인 모형이라는 거는 여러 수학자들이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수학적인 명제를 갖고 증명한 사람은 바이어스트라스입니다.



조금은 어렵지만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수학에는 논리가 아주 중요합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여러 수학자들은 최소값(동일한 면적에서 둘레가 가장 작은)이 있다면 원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바이어스트라스는 최소값이 바로 원이다.”라는 걸 증명한 겁니다. 조금 어렵죠? 수학은 단순히 수나 도형에 얽힌 문제를 푸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논리이고 거기에서 이론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번 이런 실험을 해보죠. 실로 삼각형을 만듭니다. 다시 부분 부분에 침을 꽂고 4각형, 5각형, 8각형 등을 만들어 봅니다. 또 다시 20각형, 30각형도 만들어 봅니다. 각이 많아질수록 면적이 커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또 각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원의 형태를 띤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삼각형보다 4각형이, 5각형보다 6각형, 7각형들의 면적이 크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상상이 가시죠? (그림 참조)



그러니까 동일한 길이(둘레)를 갖고 가장 큰 면적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원이라고 할 수 있고 여기에 입체적인 부피를 생각하면 구(球)가 된다는 원리입니다. 그래서 구가 가장 경제적인 모습이라는 지적을 사토이 교수가 한 것이죠? 만약 1m의 일정한 실을 주면서 가장 큰 면적을 만들어 보라고 주문한다면 해답은 바로 원입니다.



“각이 많아질수록 면적은 넓어지고, 모양은 원의 형태가 돼”


수박은 둥급니다. 과일들도 대부분 둥급니다. 지구도 둥글고 태양도 둥글고, 모든 게 둥급니다. 우주도 결국 끝이 있을 거고, 그 모양은 둥글 겁니다. 왜냐하면 자연이기 때문입니다. 수박은 덩치가 큰 채소입니다. 움직이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에너지가 힘을 써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걸 싫어합니다. “자연은 게으르다”라는 사토이 교수의 이야기도 바로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자연은 사람보다 수학을 더 잘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수학을 잘 해도 자연을 따라 갈 수 없습니다. “신은 위대한 수학자”라는 말도 있습니다. 또 “수학 자체가 신이며 자연”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수가 신비한 것처럼 자연도 신비한 겁니다.이해가 가죠? 다시 사토이 교수의 강의를 들어 볼까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연이 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구의 형태가 놀라울 정도로 외부 압력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물 속에서 일하는 잠수부를 본 적이 있겠지요? 별로 깊지 않은 물 속에서부터 아주 깊은 해저 탐험에 이르기까지 물 속에서 일할 때는둥근 헬멧을 쓰고 있는 것을 많이 보았을 겁니다.



“잠수부나 심해 잠수정도 구의 형태”


 잠수부들이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쓰는 헬멧도 구 형태입니다. 잠수부들의 헬멧이 구인 이유는 바로 압력에 강해서 잘 견뎌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 속에 들어 가면 수압이 무지하게 강해집니다.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헬멧이 단단해야겠죠? 우리가 보는 잠수함은 기다란 타원형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는 심해의 잠수정들은 구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대답은 마찬가지입니다. 압력을 잘 견디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잠깐만요! 수압에 대해 약간 설명 드리겠습니다. 또 기압에 관해서도요. 수압은 물의 압력입니다. 기압은 공기의 압력이고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표면을 기압을 1이라고 할 때 높이 올라가면 갈수록 기압은 약하게 됩니다. 산이나 비행기를 타서 높이 올라가면 귀가 멍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의 몸은 1기압에 익숙해져 있는데 기압이 낮은 곳에 올라가면 몸 속의 모든 것은 밖으로 터져 나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귀가 멍한 거죠. 만약 대기권 밖을 나갈 때 우주복을 안 입는다면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버립니다.



물 속에서는 사방에서 같은 세기의 힘인 수압이 작용합니다. 그 크기는 물의 깊이에 따라 달라지며 물 속에서도 귀가 멍한 걸 느낍니다. 때로는 아픕니다. 기압이 낮은 곳에서는 몸 안의 압력이 커서 터져 나오려고 하기 때문이고 물 속에서는 반대로 외부압력이 커서 몸을 짓누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고막이 가장 압력에 약하고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잘 나타나는 것이죠.



물은 깊이가 10cm 증가할 때마다 10g중의 비율로 수압이 늘어납니다. 수심 10m인 곳에서는 1kg중의 힘을 받게 되는 것이다. 1kg중의 힘은 표준기압의 단위로 약 1atm에 해당합니다. 만약 수심 1만m(10km)의 해저에 있다면 약 1,000atm의 힘을 받게 되는 겁니다. 1,000kg, 즉 1톤의 무게가 우리를 짓누른다고 생각해 보세요? 엄청난 힘이죠?



참고로 지구상의 가장 깊은 수심은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으로 깊이가 1만1천34m입니다. 그 속을 탐사하려면 엄청난 특수장비가 필요하겠죠. 다 구의 형태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러한 수압을 받으면서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수압을 견디는지도 참으로 재미있는 흥미거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사토이 교수에게 돌아가죠.



“구의 형태를 한 바이러스가 번식이 더 빨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원형의 물체는 달걀입니다. 달걀들은 완벽한 구는 아니지만 구에 가깝습니다. 구가 그 안의 내용물을 가장 잘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구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이기 위해 실험을 보겠습니다. 사람의 몸무게를 얼마나 지탱할 수 있는지를 알아 보겠습니다. 계란 12개로 사람의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그러나 깨지지 않습니다. 삶은 달걀이 아니라 날 달걀입니다. 둥근 형태이기 때문에 이렇게 강할 수 있습니다. 자연은 구의 형태로 만드는 것을 잘합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의 모양 또한 만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눈물 모양으로 된 것이 아니라 구의 모양입니다. 실제로 빗방울이 떨어질 때는 완벽한 구의 모양을 띠죠.



심지어 여러분들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게 만드는 바이러스들 또한 흔히 구형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 모형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림 참조) 구와 같은 간단한 모양을 한 바이러스일수록 자신을 더욱 더 쉽게 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번식도 잘하고 그래서 전염속도가 빠른 겁니다. 그래서 자연은 구를 좋아하는 겁니다.”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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