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4일 목요일

이세돌 9단 vs.인공지능 컴퓨터 '세기의 대결'

구글 개발 '알파고'와 3월 대국
알파고, 작년 유럽 챔피언에 완승

 

바둑계 최강자로 꼽히는 이세돌(33)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가 오는 3월 '바둑'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구글은 28일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전이 3월 서울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 대결에서 승리한 자는 상금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갖게 되며, 알파고가 이길 경우 자선 기부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그동안 컴퓨터는 체스, 체커, 주사위 놀이 등 여러 게임에서 인간을 이겼다. 반면 바둑은 지금까지 인공지능이 넘지 못한 큰 벽이었다. 가로 19줄, 세로 19줄인 바둑판에서 가능한 경우의 수가 천문학적이기 때문이다. 첫수를 주고받는 경우의 수만 12만9960가지에 달한다. 알파고에 앞서 출시된 파치, 젠, 크레이지 스톤 등 수많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은 데이터베이스(DB)로 입력된 프로 기사 기보(바둑을 둔 기록)를 참고해 결정을 내릴 수 있었지만 학습 능력 한계로 실력은 미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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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관련한 내용을 다룬 네이처지 표지. /네이처 홈페이지 캡처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 그룹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이전 프로그램과 다르다. 이 프로그램은 중앙처리장치(CPU) 1202개를 병렬로 연결, 바둑에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를 대폭 줄였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 챔피언인 판후이 2단과 펼친 대결에서 5대0 완승을 거뒀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치수(置數·바둑을 둘 때 실력이 약한 쪽이 미리 접히고 두는 돌 개수) 없이 인간 프로 기사와 정식 대국해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파고의 성과는 인공지능 연구의 중대한 발전으로 인정,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리기도 했다.

오는 3월로 예정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과 관련한 세부 일정은 다음 달 말에 결정 난다.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나는 최소한 이번 대국에서는 이길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대국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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