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1일 일요일

우주를 탐하는 자가 지구의 富를 가진다

세계의 스타 기업인들이 우주로 향하고 있다. 1950~1960년대 미국·소련 간 달 착륙 경쟁 등 우주 패권 경쟁이 국가 간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였다면, 지금은 우주를 꿈꾸는 민간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우주정거장까지 화물을 나르거나, 우주여행 비용을 낮춰 많은 사람이 우주 관광을 경험하게 하겠다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주로켓 회수 시험 첫 성공… '아이언맨' 제친 아마존 CEO
스페이스 엑스의 우주로켓은 머스크의 오랜 꿈
조금씩 성과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는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발사된 우주 로켓 ‘뉴 셰퍼드’가 원형 그대로 지상에 무사히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주 로켓은 제작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지만, 재활용이 되지 않아 쏘아 올릴 때마다 새로 만들어야 했다. 로켓 재활용이 가능해지면서 훨씬 싼값에 우주를 탐사할 수 있게 됐다. 베조스는 지난 2000년부터 우주 개발 업체 ‘블루 오리진’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우주 산업에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베조스만이 아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겸 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2002년 ‘스페이스X’라는 기업을 설립하고 로켓 ‘팰컨 나인’을 개발했다. ‘팰컨 나인’은 지난 6월 발사 직후 폭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2012년 이후부터 사고 직전까지 19차례나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팰컨 나인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용역을 받고 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달 탐사 프로젝트와 우주 엘리베이터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영국 버진그룹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도 우주 관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류의 삶을 바꿔놓겠다는 비전을 지닌 혁신적 기업가들이 하나하나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주 산업의 상업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우주 산업 1달러 투자가 7~12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우주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스캇 페이스 미국 우주정책연구소장은 “우주 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페이스 소장은 “우주 탐사 산업의 경우 막대한 돈이 들어가고, 리스크도 크고, 단기간 내 큰돈을 벌기도 어렵다”며 “하지만 성공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명 수익성이 있는 사업이다”라고 강조했다. 페이스 소장은 “다만 우주 탐사나 우주 관광에 국한되어 우주 산업의 상업적 가치를 이야기해서는 곤란하다”며 “우주 산업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파급 효과에 초점을 더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무중력·극저온 등 혹독한 우주 환경에서 검증된 신소재와 통신·촬영·의료 등 각종 우주 관련 기술들이 신상품 개발로 이어진 사례는 무수하다.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의 발전으로 막대한 부를 일궈낸 스타 기업인들이, 신기술의 보고인 우주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콧 페이스 미 우주정책연구소 소장은 “우주 산업에 대한 기업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우주 산업의 발전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 소장 뒤에 있는 사진은 달 표면에 남겨진 인간의 첫 발자국을 찍은 것. 사진 위에 있는 사인은 닐 암스트롱에 이어 달에 두 번째로 착륙한 우주인 버즈 올드린의 것이다. /온혜선 조선비즈 기자

페이스 소장은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우주 정책을 담당하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나사(NASA) 부국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조지워싱턴 대학교 교수로 재임 중이다. 미국 내에서 차기 나사(NASA) 국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 제프 베조스나 일론 머스크 같은 성공한 기업인들이 우주 탐사, 우주 관광 등 우주 관련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이 군침을 흘릴 만큼 우주 산업이 상업적으로 매력적인가요?
“우주 산업과 전혀 관련 없는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우주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우주 산업 분야에는 오래된 농담이 있습니다. ‘우주 산업에서 적은 돈을 벌 수는 없다’라는 말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크게 성공하거나, 완전히 망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이야기입니다. 우주 산업은 리스크가 굉장히 큰 분야입니다. 요즘 언론에서 많이 다루는 우주 관광을 볼까요. 우주 관광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는 비용, 둘째는 안전입니다. 남극 여행을 떠올려보세요. 과거에는 목숨을 걸고 남극 탐험을 했습니다. 전문적인 탐험가나 정부 차원에서 보낸 사람들이 방문하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극에 가면서 안전을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비용도 많이 저렴해졌죠. 과거보다 배가 튼튼해지고, 추위에 견디는 기술이 발전한 덕분입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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