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1일 일요일

自私高 상산·외대부고·휘문·경신·중동, 수능 명문 떠올라

물수능이 되레 학력격차 키워
'실수 안하는 법' 등 私교육 진화… 서울·경기 교육특구 유리해져


역대 정부는 대학 입시에서 지역·고교 간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수능 문제를 쉽게 출제하고, EBS 교재와 연계해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입시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정책의 의도와는 다르게 지난 10년간 수능 시험에서 지역 간, 도농(都農) 간, 또 서울 내에서도 구(區)별 점수 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 커지는 지역 간 학력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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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2005~2015학년도 수능을 치른 수험생 성적을 분석한 결과 2015학년도 수능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최상위권 대학에 입학 가능한 점수(국·영·수·탐구 표준점수 총합)를 받은 고득점 수험생(문·이과 각 5000등)을 가장 많이 배출한 시·군·구 10곳 중 8곳은 서울과 경기 지역이었다.

반면 2005년 수능에서는 5000등 이내 수험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시·군·구 상위 10곳 중 5곳이 서울·경기 지역이고, 나머지는 경남 창원, 전북 전주, 광주 북구 등 지방 도시였다. 이는 특목고·자사고 학생을 제외한 일반고 재학생을 기준으로 한 분석으로 수능 고득점 학생의 수도권 집중도가 지난 10년간 더 심해진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 일반고 학생 성적은 10년간 꾸준히 올랐다. 2005학년도에는 수능 고득점 배출 시·군·구 상위 10위 안에 경기도에서는 성남시만 포함됐고, 상위 50위 중에서도 7곳만이 경기도였다. 그러나 2015년 수능에서는 성남시가 2위로 뛰어올랐고, 경기 용인시와 고양시가 각각 5위(2005년 90위), 9위(2005년 28위)로 크게 올랐다. 특히 용인 수지고(6위), 오산 세마고(26위) 등 경기 신도시 지역 일반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지방 일반고 수능 성적은 대체로 떨어졌다. 2015년 수능에서 상위 10개 시·군·구에 포함된 지역은 충남 공주시와 대구 수성구 정도다. 2005년 10위 안에 포함됐던 경남 창원시는 2015년 12위, 광주 북구는 20위 등으로 순위가 떨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펼치면서 지방 명문고 중 일부가 자사고로 전환돼 일반고 성적이 하락한 데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경기도 용인·고양·광명·오산 등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며 지방 중산층이 신도시에 유입돼 상위권 학생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커지는 서울 시내 일반고 학력 격차

서울 지역 내에서도 수능 고득점 학생이 특정 구(區)에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일반고 기준으로 수능 성적이 가장 좋은 구는 2005년과 2015년 모두 강남구였지만, 그 사이 2등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2005년에는 서울 전체 수능 최상위권 학생 가운데 27%가 강남 일반고 출신이었지만, 2015년엔 31.1%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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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수능 시험에서 지역 간, 도농(都農) 간 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서울 내에서도 구(區)별 점수 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 입시기관의 대입 정보 박람회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 배치표를 보며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수험생·학부모들의 모습. /뉴시스

특히 강남구 경기여고·숙명여고·은광여고·중산고, 양천구 강서고·목동고·진명여고 등 '교육특구' 일반고의 수능 고득점 수험생 수는 10년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숙명여고는 2005년 64위→2007년 42위→2009년 39위 등으로 오르다 2015년엔 전국 9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능을 쉽게 내 지역·고교 간 점수 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오히려 학생·학부모들은 단 한 문제라도 틀리지 않기 위해 사설학원에서 실수 안 하기 연습에 매달리고 있다"며 "정부 정책과는 거꾸로 사교육을 많이 받는 학생들이 집중된 수도권·서울 '교육특구' 학생들이 입시에서 유리한 성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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