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딱 떨어진다. 정답이 명확하다. 상당히 구체적이다. 수학에 대한 우리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수학이 상상력이 바탕이 된 학문이라고 주장하는 책이 있다. 상상력 덕분에 4차원 공간이나 무한의 개념, 허수 등을 현실로 인식시켜 준다고 말한다. 실제로 숫자 역시 ‘상상력의 산물’이다. 숫자 ‘5’ 그 자체를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가? 절대 없다. 하나의 개념일 뿐이다. 따라서 수학은 상상력의 학문이다. 냉정해 보이던 수학자에게 상상력이 필요하다니? 조금 더 수학에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만나보자.
1. 과학기술은 수학에게 빚을 지고 있다.
“물론 수학이 수많은 과학기술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학문이라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미국의 우주탐사선 보이저(Voyager) 호의 기술이나 위성항법장치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기술, 혹은 매일 접하는 스마트폰 기술 등등 모두 수학의 기초 위에 탄생했다. 대부분의 과학기술의 성과는 수학으로 기초 공사를 다진 후 그 위에 쌓아 올린다. 이렇듯 수학은 기초과학이라는 성격 탓에 그 역할이 겉으로 드러나는 일은 드물다.” (책 ‘공상에 빠진 수학자가 들려주는 상상력의 공식’, 세야마 시로 저)
우리는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살고 있다. 과학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달하고 있다. 그 안에 수학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과학자들이나 기술 종사자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수학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생각조차 못한다. 수학이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2. 중학 기하학은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 발견된 지식이다.
“과학지식은 오히려 이러한 검증 과정을 거치며, 언제든 최신 지식과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분야다. 그러나 수학의 진리는 다른 과학지식과는 다르다. 현재 중학생이 배우는 평면 기하학의 정리는 모두 2~3000여 년 전의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 발견된 지식이다. 중학생이 배우는 삼각형의 합동조건, ‘두 밑각의 크기가 같다’는 이등변삼각형에 대한 정의, 피타고라스의 정리 등은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에 이미 정의되어 있다. 이렇듯 수학은 일단 증명된 이론이 번복되는 일은 없다. 수학의 정리는 영원의 진리로, 시대를 넘어 계승된다.” (책 ‘공상에 빠진 수학자가 들려주는 상상력의 공식’, 세야마 시로 저)
수학과 과학은 차이가 있다. 과학은 사실로 확인된 실증이다. 끊임없이 검증 과정을 거친다. 수학은 논리로 확인된 논증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정리된 수학적 논증은 지금까지 유효하다. 우리가 중학 과정에서 배우는 평면 기하학이 고대 이집트인이나 그리스인이 정리한 것과 같은 이유다. 수학과 같이 논리에 의한 증명은 타인에게 어떤 것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3. 수학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학문이다.
“수학은 점점 추상적인 계산 그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개념이 연구 대상이 된다는 것은 이 세상의 그 어떤 일이라도 수학의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수학은 철학 혹은 예술과 닮았다. 이런 특징 또한 많은 사람이 수학을 배우면서 수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에 사로잡히는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 수학은 사람의 상상 속에서는 존재하지만 실체가 없는 그 무엇까지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왔다. 생각한다는 것, 그 자체를 객관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이 수학만의 독자적인 발전 형태다. 이런 의미에서 보아도 수학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책 ‘공상에 빠진 수학자가 들려주는 상상력의 공식’, 세야마 시로 저)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다. 그리고 상상이 가능한 존재다. 수학자인 저자는 인간을 호모 이매지넌스(Homo Imaginens), ‘상상하는 인간’으로 부른다. 상상이라는 행위는 수학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상상력으로 인해 수학은 발전하고 관심도 높아진다. 답이 딱 떨어지고 구체적인, 다소 재미 없는 학문인 줄 알았던 수학은 의외로 상상력의 학문이다. 그 상상력을 자극해 줄 수 있는 교육법과 학습법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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