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자연계열 수리논술유형,종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는 ‘수학적분석형’ 문항

교과 배경지식보다 수리논리적 사고에 초점 .기본적인 수학교과적 지식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요소가 되는 유형이다. 서울대학교가 2008학년도 입시부터 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의 인문계열 수리영역에서 1.25의 가중치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른 영역에 비해 수리영역에 가중치를 두는 것이 수능의 변별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통합교과형 논술(이하 통합논술)에서도 수리논술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답이나 풀이과정을 요구할 수 없는 현행 논술가이드라인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리논술은 언어수리통합 또는 수리과학통합의 형태로 논술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학년도 주요대학 논술모의고사에 출제된 수리논술의 유형과 대비방법에 대해 짚어본다.

최근 주요대학의 수리논술 출제경향

통합논술 모의고사에 출제되는 수리논술의 경향을 살펴보면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주로 통계자료에 나타난 항목들의 수치를 비교, 분석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고, 관련된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는 ‘수치자료해석형’ 문항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자연계열에서는 제시문에 나타난 자연과학의 원리에 대한 이해를 교과에서 다루는 수학적인 개념과 연결시켜 종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는 ‘수학적분석형’ 문항들이 주로 출제되었다.

인문계열 수리논술유형

지난해의 예시문항들에 비해 문항 자체의 난이도는 상당히 쉬워졌다고 할 수 있다. 서울대를 제외하고는 수학교과적 지식이 문제해결에 영향을 주는 문항들이 출제되지 않았다. 수학교과적 배경지식의 유무보다는 통합적 사고의 한 요소로 수리논리적 사고의 측정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주요대학들이 출제한 논술모의고사 문항들을 살펴보면 언어수리통합 문항을 크게 두 가지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수학적인 원리와 개념을 활용해서 일상생활의 문제를 재해석하고 대안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는 유형이다. 대표적인 문항이 서울대 논술모의고사 3번 문항과 한양대 논술모의고사 계열공통문항이다. 통계자료를 해석할 때 흔히 범하게 되는 오류의 원인을 분석하여 게임과 폭력성의 연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하라거나, 집단의 속성을 나타내는 대표값들을 선택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할 것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기본적인 수학교과적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학적분석형’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또 다른 유형은, 실제로 조사된 통계자료상의 수치를 분석하여 자료의 의미를 파악하고 문제상황의 설정 또는 변화의 추이를 전망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이다. 다양한 분야의 수치자료를 하나로 묶어 현상에 대한 통합적인 결론을 요구하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통찰력이 요구되는 문항들이다. 자료에 포함된 항목들 간의 관계와 수치의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점에서 ‘수치자료해석형’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자연계열 수리논술유형

올해 실시된 논술모의고사 자연계열 문항의 가장 큰 특징은, 언어와 수리가 통합된 형태의 논술문항이 거의 출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언어, 수리, 과학 논술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학들의 배려이자, 자연계열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과학교과와 수리를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동일계열 내 교과들이 통합되는 경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논술 자연계열에서 출제되는 수리논술의 유형은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 중 ‘수리단독형’, ‘수리과학통합형’이 대표적이다.

수리단독형의 경우 대부분 과학기술이나 실생활과 관련된 제시문을 활용하여 수리논리적 문제해결력을 요구한다. 서울대 논술모의고사에서는 행렬의 원리를 활용해 DNA 염기서열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문항이 출제되었다. 고려대를 비롯한 다른 대학들도 대부분 과학기술, 공학적 주제의 제시문을 활용했다. 즉, 과학 주제를 다루는 제시문일 경우에도 기본적인 수학교과적 지식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요소가 되는 유형이다.

수리과학통합형은 과학영역 중에서 특히 물리나 지구과학 성격의 제시문이 많이 등장한다. 주로 자연과학적인 현상이나 원리를 수학적 원리를 활용해서 논증하거나 원리의 정립 과정을 유도하는 등의 논제들이 출제된다. 자연과학적 현상들이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 때문에 상당히 친숙한 소재들이 활용된다는 점도 이 유형의 특징이다. 서울대의 2차 예시문항처럼 인간의 감각이 로그함수적으로 반응한다는 관찰을 응용한 문항 등이 그러한 예이다. 뉴턴의 제2운동법칙과 케플러의 제1법칙을 이용하여 만유인력의 법칙을 유도하는 문제 등은 과학적 사실에 대한 수리적 추론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항이었다.

수리논술 잘하려면

대학들이 발표한 수리논술 문항의 주요평가항목은 크게 독해력, 문제해결력, 표현력이다. 독해력은 문제를 이해하는 능력이다. 문제해결력은 기본적인 수학적 개념들을 인문, 사회, 과학적인 개념들과 통합하고 문제상황에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표현력은 말 그대로 수리논리적 문제해결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을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가리킨다. 대학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세 가지의 평가항목들의 비중은 대략 40%, 40%, 20% 정도이다. 이러한 세 가지 평가요소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1. 교과서에서 시작해야 한다

모든 시험의 기본 소재는 바로 교과서이다. 이는 통합논술의 수리논술에서도 다르지 않다. 최근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출제한 수리논술 문항들도 모두 교과서에 등장하는 내용들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교과서의 내용들을 하나하나 전부 살펴보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경우 교과서에 등장하는 중요한 개념들을 따로 정리해서 개념의 정의와 그 개념의 수학적 의미, 그리고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500자 정도의 짧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수학교과서의 ‘생각열기’, ‘수행평가’, ‘탐구활동’, ‘읽기자료’ 등은 창의적 발상과 응용을 위한 최고의 연습재료가 될 수 있다.

2. 글자수 제한에 익숙해져야 한다

지난 해까지 수리논술은 계열에 관계없이 모두 충분한 여백이 있거나 밑줄이 그어진 답안지가 제공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을 보면 300~500자 정도의 글자수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경우 원고지 형태의 답안지가 제공된다. 따라서 군더더기 없이 글자수에 맞추어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여러 대학들은, 수리논술에서 두괄식 형태, 즉 결론을 먼저 서술하는 것이 효과적인 의사전달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3. 다양한 통계자료 활용, 수치자료 해석능력 길러야

일반적으로 신문기사들은 기사의 신뢰도와 활용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통계자료나 도표를 곁들인다. 이렇게 기사와 기사에 포함된 수치자료를 함께 비판적으로 해석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치자료해석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미 FTA와 관련된 많은 보도자료에는 우리나라의 쇠고기 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논지의 주장을 펼치면서 여러 가지 통계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시된 통계자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여러 나라의 쇠고기 가격은 모두 평균 가격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쇠고기 가격은 쇠고기 부위 중 가장 비싼 등심가격임을 알 수 있다. 잘못된 통계자료를 활용해 여론을 호도할 수도 있다는 것을 비판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이러한 자료해석 연습을 꾸준히 해둔다면, 중앙대 학업성적논술 문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의 과대평가, 이화여대 수시논술에서의 남녀의 임금격차에 대한 언론보도의 타당성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문제 등을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4. 다양한 수학적 표현 방법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수학적 사고과정을 수학기호로 나타내는 것보다 더 명료하게 나타낼 수는 없다. 따라서 이러한 수학기호에 익숙해진 학생들 중에는 언어적 문장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에 일종의 두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글자수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일련의 수학적 기호들을 순전히 언어로만 풀어서 설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학들은 수식, 도표, 그래프 등의 다양한 표현방법을 이용하여 답안을 작성하는 것을 오히려 권장하고 있다. 단순한 수학기호들의 전개만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은 감점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언어적 문장으로 답안을 작성하되 다양한 표현방법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은 언어로만 표현하는 것보다 설득력을 높이는 데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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