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6일 월요일

"한국 엄마들은 자기 아이가 다 영재라고 믿는것 같아요"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압박을 하지 말고, 잠재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루흐 네보(Baruch Nevoㆍ67) 이스라엘 하이파대학교 교수가 던진 충고다.

네보 교수는 이스라엘 교육부 영재교육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으며, 영재교육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권위자로 손꼽힌다. 이스라엘은 영재교육 분야에서는 선진국에 속한다.

네보 교수는 영재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네보 교수는 이와 관련해 "평등주의 개념을 교육에 들이대서는 안 된다"며 "이는 영재아의 잠재력을 가로막고 지적 성장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평등주의 이념이 매우 강한 나라"라면서도 "그렇지만 평등이라는 것은 모든 학생이 가진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평등하게 주어야 하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아이들을 제한하는 것은 진정한 평등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학만 들어가면 학업에 열정을 잃어버리는 한국 상황에 대해 네보 교수는 "일단 대입교육에 모든 것을 걸고 공부하다 보니 대입 이후에는 열정이 사그라져버리는 것 같다(burn-out)"며 "학생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하는데, 더 긴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게 좋은 교육이라는 양적인 접근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네보 교수는 영재는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 미래 자원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과 이스라엘 모두 천연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국가 발전에 중요한 게 바로 인적자원"이라며 "이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ㆍ관리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재능을 보이는 영재를 발굴해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네보 교수는 또 "영재 발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영재교육을 전담하는 교사 양성"이라며 "결국 이 모든 과정을 주관하고 조율하는 일은 국가가 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젊은 부모들 사이에 영재 교육 붐이 일고 있다고 하자 네보 교수는 "엄마들은 아이가 영재이길 원하는(want) 게 아니라 영재라고 믿는 것(believe) 같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매일경제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