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30일 금요일

에세이·추천서가 당락 좌우… 학업 열정 드러나야

ATA 교사가 전하는 '美 대입 준비 전략'
영미 고전·문학 작품 읽기, 어휘력 향상 효과
작문의 핵심은 논리… 어려운 단어 남발 금물

지난 19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올 4월 1일 현재 미국 대학에서 학위과정을 이수하거나 어학연수 중인 한국 학생은 7만3351명으로 전체 유학생 23만9213명(어학 연수생 포함) 중 가장 많은 비중(30.7%)을 차지한다. 미국 대학은 입시에서 성적 외에 비교과 활동과 에세이, 교사 추천서 등을 비중 있게 다루므로 성공적 진학 준비를 위해선 현지 교육제도를 면밀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 교사 출신으로 현재는 앤탐슨아카데미(경기 이천시 호법면, 이하 'ATA')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조슈아 캐팸(34·Joshua Kaphaem) 교사와 저스틴 웨인 파워스(26·Justin Wayne Powers) 교사에게서 '효과적 미국 대입 준비 전략'을 들었다. (ATA는 미국 정규 교과과정으로 운영되는 미국 대학 유학 전문 대안학교다.)

◇SAT 고득점 올리려면 독해·작문 공부에 '집중'

미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통상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SAT(Scholotic Aptitude Test) 점수가 있어야 한다. 캐팸 교사는 "대부분의 한국 학생은 비평적 독해, 수학, 작문 등 SAT의 3대 영역 중 수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 점수 획득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그가 꼽은 문제의 원인은 '단어 암기식 영어 학습'. "어휘력은 읽기와 쓰기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단어장을 암기하는 형태로는 높은 점수를 얻기 어렵죠. 미국 학생들은 어휘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어장 대신 영미 고전이나 문학 작품을 읽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장 내에서 단어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공부해야 실력이 늘어요."

영어 학습과 관련, 한국 학생들이 갖는 또 하나의 오해는 '작문 시험에서 어려운 단어를 많이 쓸수록 고득점을 얻는다'는 편견이다. 이에 대해 파워스 교사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학생일수록 그런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작문 시험의 주된 평가 기준은 '글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썼느냐'입니다. 가장 좋은 작문은 읽는 이가 주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글이란 사실을 명심하세요."

◇비중 큰 에세이·비교과 활동, '어떻게' 했나가 중요
저스틴 웨인 파워스(왼쪽)·조슈아 캐팸 ATA 교사는 "미국 대학에선 '시험 성적'이 아니라 '학업에 대한 지원자의 열정'을 중시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천=이경민 기자
캐팸 교사는 "미국 대입에서 SAT와 내신은 일정 수준 이하의 학생을 걸러내기 위한 1차 관문일 뿐"이라며 "최종 선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건 에세이(자기소개서)와 교사 추천서"라고 강조했다.

정기적으로 부임지를 옮기는 한국 교사와 달리 미국 교사는 이변이 없는 한 한 학교에서 평생 근무한다. 한 교사가 부모와 자녀를 모두 가르치는 경우도 흔하다. 조모·부모에 이어 3대째 교사로 재직 중인 파워스 교사는 "미국 사회에서 교사는 지도 학생의 성장 배경 등 다양한 부분을 깊이 있게 평가할 수 있는 인력으로 여겨진다"며 "이런 환경의 영향으로 미국 대학은 교사 추천서 내용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대입 평가에서 교사 추천서 못지않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는 에세이와 비교과 활동이다. 이와 관련, 캐팸 교사는 "상위권 대학일수록 '무엇을' 했는지보다 '어떻게' 했는지가 훨씬 중요하게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피아노나 축구처럼 지극히 평범한 활동이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걸 찾아서 얼마나 열정적으로 진행했는지가 중요해요. 실제로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좋은 에세이를 쓸 수 있고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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