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1일 화요일

창의적 인재는 생활 체험·환경으로 만들어진다


감성 키우는 필독서
알레산드로 멘디니 평전 刊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의 환생. 이런 찬사를 받는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83)의 모든 것을 담은 책 ‘알레산드로 멘디니-일 벨 디자인’(미니멈 펴냄)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디자인에 대한 멘디니의 철학은 자녀의 창의적 감성을 키워주려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이미 유명하다. 이 책은 읽는다는 느낌보다 한 창의적 구루의 삶이 담긴 작품을 감상하는 듯하다. 멘디니는 이 책에서 “창의적 인재는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는 게 아니라 생활 체험과 환경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체험한 디자인
창의적 사고에 영향"
훌륭한 디자인의 제품은 사용자의 생활 방식을 바꾼다.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아이폰처럼 혁신성과 실용성이 접목된 디자인은 기업·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디자인은 체험”이라며 “어릴 때 자연스럽게 체험한 디자인은 살아가는 내내 창의적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미술관에서 보는 작품보다 생활 속 디자인 체험이 아이의 창의적 감성을 키우는 데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능만 중시한 독일식 디자인에 대한 반발로 1980년대 이후 디자이너의 철학과 아름다움을 중시한 이탈리아식 디자인이 급부상했다. 이 때 멘디니도 자신이 기획한 여러 전시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디자인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알레산드로 멘디니-일 벨 디자인’은 멘디니의 작품을 화려한 사진으로 수록한 도록이자 그의 창의적 삶을 기록한 평전이다. 그의 디자인 세계와 철학, 삶의 궤적 등이 입체적으로 소개된다. 또한 멘디니와 이탈리아의 ‘벨 디자인’을 탐구한 학술 서적의 성격도 지녔다. 이탈리아 외무성 문화진흥원 추천 도서이기도 한 이 책은 평소 이탈리아 명품, 패션, 건축, 산업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또한 83세의 고령에도 열정적 활동을 펼치는 멘디니를 고찰한 점은 조기퇴직과 실업 등 어려운 현실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서로도 손색없다. 김난도(50) 서울대 교수와 공병호(53) 공병호경영연구소장, 알베르토 알레시(67) 알레시 회장이 왜 추천하는지 알게 된다.

"좋은 디자인은 시와 같아
감성을 주고 생각하게…
미소를 건네는 것처럼"
현대 사회는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한다. 창조 경제나 창의성 교육이 화두가 되는 것도 이런 시대적 흐름에서 기인한다. 멘디니는 창조적 감성을 산업과 문화에 접목해 어떻게 계속 혁신을 거듭하는지 보여주는 롤모델이다.

그는 건축·디자인 관련 잡지인 ‘카사벨라’ ‘모도’ ‘도무스’의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명성을 떨쳤다. 58세에 디자이너로 변신, 지금까지도 세계 디자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카르티에, 에르메스, 알레시 등 세계적인 기업과 협업하는 등 도전도 멈추지 않는다.

멘디니의 왕성한 행보는 사랑하는 손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디자인해 세계적으로 히트한 LED 스탠드 ‘라문 아물레또(RAMUN amuleto)’까지 이어진다. 손자를 생각하는 마음을 제품으로 이끌어낸 멘디니의 디자인 철학은 그의 말에서도 드러난다. “좋은 디자인이란 시와 같다. 감성을 주고 생각하게 한다. 미소와 로맨스를 건네는 것처럼.” 대학병원 안과 테스트를 마친 이 조명은 엔젤링처럼 생긴 독특한 외형으로 ‘천사램프’라 불린다.

유럽연합의 발암물질제한지침(RoHS)을 준수하고, 빛이 눈과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검사하는 광 생물학적 안전성 시험도 통과해 안전하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인증도 받았다. 전력 소모량은 일반 램프의 5분의 1 정도로 하루 6시간 사용 시 발광부 수명이 20년에 달한다. 라문 아물레또는 디자인 면에서도 ‘시간을 초월한 걸작’으로 호평받으며 유럽에서 행운의 램프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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