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0일 월요일

建國 대통령 제대로 평가해야 우리 現代史가 바로 선다

어제 19일은 이승만(李承晩)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이 서거한 지 꼭 50년 되는 날이었다. 4·19혁명으로 대통령에서 물러나 미국 하와이로 쫓기듯 간 이승만은 1965년 7월 19일 현지 요양병원에서 쓸쓸히 세상을 떴다. 그는 "조국 땅 다시 밟고 죽는 게 소원"이라며 이발비 5달러도 아껴가며 귀국 여비(旅費)를 모았으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유해로 돌아왔다.

이승만 50주기(周忌) 추모식은 17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렸다. 본래는 제날짜에 해야 했으나 일요일이라 추모객이 덜 올까 봐 이틀 앞당겨 치렀다고 한다. 추모식 주관도 국가보훈처 등 정부 기관이 아니라 민간단체인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가 했다. 해마다 이승만 추모 행사가 그랬듯 야당 대표는 오지 않았고 야권 인사들도 보기 힘들었다. 올해는 이승만 서거 50주년이자 그의 탄생 1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 정도 상징적인 해라면 그를 기리는 학술회의와 같은 부대행사가 있을 만도 하지만 그런 것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공영 방송 KBS가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일본 망명 타진'이라는 엉뚱한 보도로 건국 대통령을 깎아내리려 한 것만 눈에 띄었다.

이승만은 일생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제헌국회 의장으로서 대한민국 헌법 제정을 이끌었다. 이민족 지배에서 벗어나 새 나라를 세우는 동시에 국민의 자유와 인권·평등이 보장되는 민주공화국으로 가는 초석을 쌓는 '이중(二重) 혁명'의 한가운데 이승만이 있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한 140여 나라 가운데 산업화와 민주화에 동시에 성공해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이는 이승만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선택하고, 6·25 전란의 비극에서 나라를 지켰으며, 한·미 동맹의 혜안으로 안보를 반석에 올려놓은 토대 위에서 이뤄졌다.

터키는 해마다 11월 10일 오전 9시 5분이면 거리에 사이렌이 울리고 길 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춘다고 한다. 터키 건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터키보다 더 성공한 우리에겐 건국절도 없고 건국 기념공원도, 건국 기념관도 없다. 건국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관을 짓거나 그에 대한 전집(全集) 하나 내려 해도 국회 예산 심의에서 잘리는 나라다.

이승만은 12년간 무리한 집권을 하며 독재를 비롯해 적지 않은 실정(失政)을 저질렀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겐 공(功)과 과(過)가 있게 마련이다. 특히 역사적 인물을 자리매김할 때는 공·과를 공정하고 균형 있게 평가해야 한다. 중국의 마오쩌둥이 수많은 악행으로 수천만 국민을 죽였으나 그에게 피해를 당한 덩샤오핑은 "공(功)이 더 크다"고 국부로 추앙케 했다.

우리 사회에서 집요하게 이승만을 깎아내리는 세력의 목적은 결국 대한민국 건국과 발전의 역사에 흠집을 내려는 것이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는 공격이다. 이 거짓 선동으로부터 우리 자랑스러운 현대사를 지키는 일은 먼저 건국 대통령에게 제자리를 찾아주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