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3일 목요일

낙방 좌절 딛고, 나만의 에세이로 재도전 성공

지난 5월 6일, 변용준(서울대 경영학과 2)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Wharton School) 편입 전형 합격자 명단에서 자기 이름을 발견하고 뛸 듯이 기뻤다. 고교(용인한국외국어대부설고) 재학 당시부터 가장 가고 싶은 대학 1순위로 꼽은 학교이기 때문이다. 고 1 때 출전한 대회에서 와튼스쿨 재학생인 멘토를 만난 뒤로, 줄곧 이 학교 진학을 꿈꿨다. 고교 시절에는 ▲SAT 2370점 ▲SATⅡ 4 과목 만점(각 800점) ▲ AP 10과목 만점(각 5점) 등 나무랄 데 없는 성적도 받았다. 고 2 때는 홍콩에서 열린 세계사업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고 3 때는 영국에서 개최된 언어학올림피아드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실적에도 고 3 때는 아쉽게 와튼스쿨 입시에서 낙방하고 말았다.

이후 서울대에 입학한 변씨는 누구보다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다. 1학년 2학기 때는 전액장학금을 받았을 정도다. 하지만 오랜 꿈을 접는 게 마냥 아쉬웠던 그는 '편입'으로 재도전을 결심했다. 그는 "한국 대학에서 와튼스쿨에 편입하는 사례가 극히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와튼스쿨에서도 절차를 몰라 제가 일일이 와튼스쿨에 전화해 확인해가며 편입 준비를 해야 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변씨는 와튼스쿨 편입 지원 시 ▲고교 성적(1~3학년) ▲대학 1학년 성적 ▲교수 추천서 ▲대학 카운슬러 추천서 ▲자기소개서(에세이) ▲대학 재학 중 비교과활동 실적 등을 제출했다. 그는 이 가운데 '에세이' 작성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 고교 때 와튼스쿨에 불합격한 이유의 하나가 에세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당시 에세이를 '아버지의 희생'에 대해 썼는데, 그 탓에 자신의 진취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와튼스쿨 에세이는 ▲자기만의 스토리(성장배경·정체성·흥미 등) ▲실패 극복 경험 ▲도전 경험 ▲(인생에서) 자신이 해결한 문제 ▲유년기에 자신을 성장시킨 경험 등에서 한 가지 주제를 골라 작성해야 한다. 변씨는 이 가운데 '자기만의 스토리'를 골라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청소년 대상 문화예술잡지 'BTL'을 창간한 경험을 중심으로 에세이를 작성했다. "에세이에는 저 자신에 대해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를 적는 '추가 정보(additional information)' 항목이 있어요. 거기에 작년 여름방학 서울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무전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썼죠. 열세 번 히치하이킹을 하며 여행한 경험을 기술해, 전과 달리 밝고 진취적인 모습을 강조했어요."

면접은 국내에서 일하는 와튼스쿨 졸업생과 치렀다. 면접관으로 나온 졸업생은 '서울대를 왜 떠나려고 하느냐' 등을 질문했다. 변씨는 "면접은 또 하나의 추천서와 같다"며 "면접관이 일방적으로 질문하는 게 아니라 서로 묻고 대답하는 편안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다. 중국 투자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싶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학교 때 중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고 중국어에도 능통하다. 변씨는 "교수추천서를 받을 때도 경영학과 동아시아근대사 교수 두 명에게서 추천서를 받아 중국에 대한 제 관심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학 합격'이 끝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대학 합격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나 다름없잖아요. 저는 후배들에게 지금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어떤 일에든 끝없이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계속 생각하고 실천하다 보면 훌쩍 성장한 자신을 만날 테니까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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