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2일 수요일

러셀의 패러독스

  
 
19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논리학자인 러셀이 제시한 집합론과 명제에 관한 역설.
19세기 독일의 수학자 칸토어(1845~1918)는 집합론을 창시하여 무한이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설명했는데, 이것은 수학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무렵 영국의 철학자이자 논리학자인 러셀(1872~1970)은 칸토어의 집합론에 대응하는 역설을 제시했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러셀의 패러독스(paradox)’ 또는 ‘러셀의 역설(逆說)’이다.

러셀의 역설을 쉽게 설명하는 예로 다음의 이야기가 유명하다.

스스로 머리를 깎지 못하는 이발사 이야기
[명제] 어느 마을에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깎지 않는 모든 사람들의 머리만 깎아주는 한 이발사가 있다. 그러면 이 이발사의 머리는 누가 깎아줄까?

[가정1] 만약 이 이발사가 자신의 머리를 깎는다면 그는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깎는 사람의 집합에 속한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머리를 깎을 수 없다. (가정1에 모순)

[가정2] 또 만약 이 이발사가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깎지 않는다면 그는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깎지 않는 모든 사람들의 집합에 속하게 된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머리를 깎아야 한다. (가정2에 모순)

[결론] 따라서 이발사는 어느 경우이든 어느 쪽의 집합에도 속할 수가 없다. 

이와 같이 러셀의 패러독스는 집합론과 명제(命題, proposition)에 관한 역설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위의 이야기를 집합론과 명제의 관점에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명제]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모든 집합의 집합을 A, 즉 A={X|X¢X}라 할 때, A는 자기 자신에 속하는가? 또는 속하지 않는가? 

[가정1] 만일 A가 A에 속하지 않는다면 A의 정의에 따라 A는 자기 자신에 속한다. 

[가정2] 또 A가 A에 속한다고 하면, A의 정의에 따라 A는 자기 자신에 속하지 않는다.

[결론] 따라서 어느 경우이든 모순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러셀의 패러독스는 집합론은 물론 논리학의 기초를 위태롭게 한다고 하여 학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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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생애 
1872년 잉글랜드 명문 귀족의 아들로 태어난 러셀은 케임브리지 대학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그는 지식의 확실성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를 회의적이고 꼼꼼한 태도로 탐구하여 논리적인 확실성에 도달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11세 때 형을 통해 수학의 확실성을 알고 기뻐했으나 그와 동시에 기하학의 공리(公理)가 증명할 수는 없고, 믿어야만 하는 것임을 알고 크게 실망하고, 지식의 토대나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근거 없는 가정(假定)에 현혹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논리학과 수학을 연결해서 수학은 매우 적은 수의 논리적 원리들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했다. 이러한 그의 신념은 그가 1903년에 저술한 「수학의 원리」라는 책에 잘 나타나 있다. 이와 같이 러셀의 철학에 대한 연구는 주로 논리적 분석에 관한 것이었다.

러셀은 20세기 지식인 가운데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 인물로 손꼽힌다. 그는 철학과 수학을 비롯한 여러 가지 학문에 대한 40여 권의 책을 저술하였으며, 이러한 명성은 빠르게 전파되어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는 유럽, 러시아,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였으며, 1950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렇게 학문과 저술에 몰두한 그의 인생은 그다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는데, 케임브리지 졸업 후 모교에서 강사로 지내던 러셀은 제 1차 세계 대전에 대한 반전 운동이 문제가 되어 대학에서 쫓겨 났을 뿐만 아니라 몇 개월 동안 옥고를 겪기도 했다. 또 1961년에는 핵무기 반대 연좌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금고형을 받기도 하였다.

 주요용어정리 

집합론(集合論, set theory)
집합의 성질을 연구하는 수학의 한 분야이다. 여기서 집합이란 수나 함수처럼 수학적 성질을 가지거나 그렇지 않은 대상을 잘 정의된 범위나 조건에 의해 모은 것을 말한다.
명제(命題, proposition)
논리적인 기호나 판단을 언어로 나타낸 것으로 한 명제가 나타내는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따라 “참”과 “거짓”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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