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7일 수요일

라디안

라디안 각도의 단위 라디안은 각도의 단위이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지만,<br>라디안이라는 각도의 단위는 정말 편리하다.

각이 90°가 넘어도 삼각비를 계산할 수 있을까? 도대체 라디안은 무엇일까? 왜 육십분법을 쓰지 않고 라디안을 쓰는 걸까?

직각삼각형하면 생각나는 피타고라스의 정리

인류가 최초로 다룬 도형은 직선과 선분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런 직선으로 만든 가장 간단한 도형은 삼각형이다. 삼각형 중에서 직각삼각형이 관심의 대상으로 등장한 것은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발견된 덕분이다. 직각을 낀 두 변의 길이가 a, b이고, 직각과 마주보는 변(빗변)의 길이가 c인 삼각형에 대해 다음이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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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으로 세 변의 길이가 위의 조건을 만족하면 c가 빗변인 직각삼각형이라는 사실도 성립한다. 한편 직각삼각형이 아니어도 한 꼭짓점에서 마주 보는 변에 수선의 발을 내리면 두 개의 직각삼각형으로 쪼갤 수 있다. 이처럼 삼각형을 직각삼각형으로 쪼개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삼각비와 직각삼각형의 뗄 수 없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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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각삼각형 ABC, A’B’C’에서 각 B, B’이 모두 x°라면 각 A, A’도 서로 같아져서, 두 삼각형은 닮았다. 두 삼각형에 비례의 원리, 즉, 닮음의 원리를 적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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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알 수 있다. 즉, 이 세 값은 삼각형의 크기에 관계없이 x만 주어지면 값이 결정된다. 이로부터 아래와 같이 삼각비 코사인(cosine), 사인(sine), 탄젠트(tangent)를 정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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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a=1, b=1 이면, 피타고라스 정리로부터 c=√2이고, x°=45°임을 안다.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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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알 수 있다. 삼각비의 개념이 피타고라스의 정리, 즉, 직각삼각형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살펴보기 바란다.

아주 작은 각의 사인값을 생각해 보면…

x가 0에 가까운 수일 때, x°의 사인값 sin(x°)를 실제로 구하면 다음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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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숫자를 보면 뭔가 느낌이 오는가? sin(2°)는 sin(1°)의 두 배쯤 되어 보이고, sin(3°)는 세 배쯤 되어 보인다면 성공이다. 즉, x가 작을 때, sin(x°)는 x에 ‘거의’ 비례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가? 비례 상수는 얼마일까? 즉, x가 작을 때 sin(x°)/x 는 얼마쯤일까? 위의 표를 보면 대략 0.01745…인데, 이 값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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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은 O를 중심으로 반지름이 1이고 중심각이 x°인 부채꼴 OAB를 그린 것이다. 이 때, sin(x°) = AH/OA = AH이다. 따라서 삼각형 OAB의 넓이는 sin(x°)/2이다. 또한 부채꼴 OAB의 넓이는 ‘원의 넓이 곱하기 x/360’, 즉,πx/360이다. 그런데 x가 작을수록 삼각형 OAB의 넓이는 부채꼴 OAB의 넓이와 비슷하므로,

이다. 따라서 x가 작을 때,


이다. 따라서 π/180= 0.017453...가 원하는 비례 상수임을 알 수 있다.

라디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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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 O(0,0)이 중심이고, 반지름이 1인 원을 생각하자. 이 원 위의 점 P(1, 0)에서 출발하여 원 위를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호 PQ의 길이가 t가 되도록 걸어가자. 이 때, 각 QOP를 t 라디안(radian)이라 부르고, t (rad)라고 쓴다. P에서 호의 길이가π이도록 걸어가면, 중심각이 180°임은 명백하므로

을 얻는다. 즉,


임을 알 수 있다. 어디선가 본듯한 상수인가? 각 QOP는 t rad라 불렀는데, 육십분법으로 쓰면 180°/π이다.
따라서 t가 작으면 sin(t rad)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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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즉, “t가 0에 가까우면 sin(t rad)는 t에 가깝다”. 이를 사인 극한 정리라고 부르는데, 비례상수가 π/180인 것보다 1이 더 편리함은 분명하다. π rad = 180°라는 공식이 바로 π/180을 1로 만드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라디안을 써서 얻는 이점

저런 이유 때문이라면 굳이 라디안을 쓸 필요까지는 없어 보일 텐데, Q의 직교좌표를 구하면 조금은 생각이 바뀔 지도 모르겠다. 위의 그림에서 OQ의 길이가 1이므로, Q의 좌표는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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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을 부려 육십분법으로 Q의 좌표를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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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귀찮은 상수 180/π가 눈을 어지럽힌다. 이 정도면 라디안을 쓰고 싶어지지 않을까? 아직도 라디안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은, 직각 삼각형을 이용해서는 원칙적으로는 각 x°가 0°도부터 90° 사이일 때만 삼각비 cos(x°), sin(x°)등을 정의할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P로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t만큼 걸어간 점 Q의 좌표를 (cos(t rad), sin(t rad))로 정의하면, 모든 실수 t에 대해 cos(t rad)와 sin(t rad)를 정의할 수 있다. 직각삼각형을 쓰지 않고도 (겉으로만 쓰지 않을 뿐, 암암리에 쓴다고 봐야 한다) 원을 이용하여 모든 실수에 대해 삼각비를 정의할 수 있으니 대단히 유용하다. 어찌나 편리한지, 맛을 들인 수학자들은 cos(t rad) 대신 그냥 cos(t), sin(t rad) 대신 그냥 sin(t)라고 쓰는 만행도 서슴지 않는다.

삼각함수의 덧셈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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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을 이용해서 삼각함수를 정의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한 걸까? 삼각함수의 많은 성질을 원의 대칭성을 써서 얻어낼 수 있어, 자연스럽다는 게 큰 장점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삼각함수의 덧셈 정리를 살펴 보자. P에서 각각 길이 r, s만큼 걸어간 점을 R, S라 하면,

이다. 이 때, 각SOR = 각QOP가 되도록 점 Q를 잡으면,


이다. 원의 대칭성 때문에 선분 RS의 길이와 선분 PQ의 길이가 같다. 좌표를 대입해서 계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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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값을 같다고 놓고 정리하면 다음을 얻는다. 계산할 때 (sin(x)) + (cos(x)) = 1임을 잊지 말자. 참고로 (sin(x))2는 sin2(x)라고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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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대신 –r을 넣으면, 다음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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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궁리하면, 다음의 식도 얻을 수 있으니 시도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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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직각삼각형을 이용한 삼각비를 써서도 덧셈 정리를 증명할 수 있고, 육십분법으로도 덧셈 정리는 성립한다. 하지만, s+r이 90°보다 큰 경우 삼각비의 개념부터 번거로워지고, s+r이 90°보다 작은 경우와 따로 수고스럽게 증명해야 하므로 썩 추천할만하지는 않다.

미적분학과 라디안

덧셈 정리는 삼각함수의 값을 구할 때 대단히 유용하다. 예를 들어 sin(15°)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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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지수와 로그, 미적분학 및 계산기가 발달하여 그런 일은 없지만, 큰 수끼리 계산할 때 삼각함수의 덧셈 정리를 이용하던 때도 있었다. 또한 덧셈 정리와 이로부터 파생된 수많은 공식들이 삼각함수의 미적분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삼각함수를 미분하고 적분할 때 육십분법을 쓰면 상수 π/180 가 수시로 튀어나와 무척 귀찮은데, 미적분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이 많으니 더 소개하지는 않고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한다

네이버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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