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고뇌와 닮은 미로

미로

기호 1번이었던가요? 테세우스 씨의 영웅담 아주 잘 들었습니다.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로마인들도 깊은 감명을 받았는지 조금 더 복잡하긴 하지만 미노타우로스가 갇혔던 미로를 만들어 거실이나 화장실 바닥에 장식했어요.
 

포르투갈에 있는 로마인 별장의 바닥을 장식한 모자이크 미로. 미로 중앙에 황소 머리 그림이 있다.

그런데 제가 누군데 그러냐고요? 전 예술가입니다. 어떤 영감이 떠올랐을 때 그것을 완벽하게 표현하기위해선 고뇌와갈등을 하지요. 그건 마치 미로의 출구를 찾아 길을 헤매는 것과 같아요. 그런 닮음 때문인지 미로란 더 없이 매력적인 소재더군요. 미로에 예술의 혼을 불어 넣어 좀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작업을 저와 제 예술가 친구들이 했거든요. 제가 리더라 대표해서 나왔습니다. 하하. 지금부터 하나하나 설명해 드릴게요.
 

미노타우로스를 조롱하는 사람을 묘사한 뒤렌마트의 그림

프리드리히 뒤렌마트는 미로 탈출의 새로운 해법을 그림으로 표현했어요. 그는 늘 “미로의 길을 찾기위해선 어린 아이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죠. 어린 아이의 천진함과 창의적인 생각이 길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에요. 그 방안으로 자신의 작품 ‘무시당하는 미노타우로스’의 남자처럼 미로 벽에 올라가 길을 보며 미로를 탈출하는 방법을 제게 알려 줬어요. 누가 이런 방법을 생각했겠어요. 제 친구 정말 똑똑하지요. 그림 속의 남자는 미로를 탈출하지 못하는 미노타우로스의 어리석음을 조롱하고 있어요.
 

3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부분을 색칠한다. 색칠해서 생긴 벽까지 포함해 모두 색칠한다. 색칠하고 남은 부분이 길이다.

제 예술가 친구들의 실력이 대단하지요? 하하. 소개하지는 못했는데 문학이나 영화를 하는 제 친구들도 미로를 소재로 작품을 많이 만듭니다. 비밀 또는 사건 해결의 열쇠를 찾아 내기 위해 막다른 길을 피하듯 함정을 피하고 출구에 도달하는 것처럼 문제가 해결되는 구조. 미로와 추리물은 어딘가 모르게 많이 닮아 있잖아요. 마지막으로 저도 미로 탈출하는 방법을 하나 소개할게요. 수학적인방법은 아니지만 길이 아닌 곳을 색칠하는 방법으로 누구나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미로 디자인으로 유명한 아드리안 피셔의 작품. 영국의 거대한 히트코데 마노 농장에 거대한 강아지가 미로로 그려져 있다.

수학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