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4일 화요일

해외 조기 유학의 문제점과 발전 방향

[앵커]

지금은 주춤해졌지만 자녀를 어렸을 때부터 해외로 보내는 조기유학생 숫자가 한해 만여 명이 넘을 정도로 적지 않습니다. 

조기유학에 대한 찬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혼자 가는 조기유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데요. 

이번 시간에는 조기유학의 장단점과 어떤 계획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차수빈 리포터 나와있습니다.

[앵커]

일반적으로 초, 중, 고 시절에 외국어 교육을 위해 유학을 가는 경우를 조기 유학이라고 그러는데요. 

한때 조기 유학 붐이 크게 인적이 있었죠.

최근에는 어떤 경향을 보이고 있는지 통계가 있나요? 

[인터뷰]

그래프를 보시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어 교육열풍이 일면서 지난 2002년 초, 중, 고 조기유학생이 만여 명 정도였는데요. 

하지만 불과 4년 뒤인 2006년에는 세배 가까운 3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기유학의 여러 가지 부정적인 면들이 부각되고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인해서 2007년부터 점차 줄기 시작해 2012년에는 만 4천여 명으로 한창때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는 해마다 감소 폭이 컸습니다.

[앵커]

조기유학생의 숫자가 감소 추세이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숫자가 조기유학을 가고 있네요. 

한국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나라들은 주로 영어권 나라일 텐데요. 

호주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인터뷰]

호주의 경우도 미국이나 캐나다 못지 않게 교육여건이 좋기 때문에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호주 정부 통계를 보면 호주에 있는 한국 유학생들은 총 2만여명 정도로 호주 전체 유학생들 가운데 중국, 인도에 이어 3번째로 많습니다. 

이 가운데 대략 10%인 2천여명 정도가 만 18살 이하인 조기 유학생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조기유학생 비율은 호주 전체 조기유학생 평균비율 3%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이라 하겠습니다. 

[앵커] 

차수빈 리포터는 언제 호주로 유학을 갔습니까?

[인터뷰]

저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 호주로 유학을 갔습니다. 

저도 조기유학으로 볼 수 있겠지만 유학을 가보니 저보다 어린 나이에 유학 온 학생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앵커] 

그러면 차수빈 리포터는 현지 생활이나 학업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까?

[인터뷰]

일반적으로 유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기는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유학을 갔기 때문에 현지의 문화나 언어를 익히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따라야 했습니다. 

특히 처음 1년 동안 거주지를 3-4차례나 옮겨 다니는 바람에 더욱 힘들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실제로 조기유학을 경험해본 차수빈 리포터가 보기에 조기유학의 장점을 들라면 어떤 점을 들 수 있겠습니까?

[인터뷰] 

유학 초기에 어려움만 잘 극복한다면, 조기유학의 장점으로는 현지 언어와 문화를 빨리 습득함으로써 세계무대로 나갈 수 있는 국제적인 감각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 

또 입시 위주의 한국적 교육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 새로운 교육 환경에서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실제로 호주 유학 중에 본 성공사례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인터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유학을 와서 많은 어려움을 딛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까지 이룬 친구가 있는데요.

그 친구 경우는 어머니가 함께 호주에 자주 오셔서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옆에서 가이드를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경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처음 호주에 온 2년간은 학교에서 인종차별도 당하고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많이 놀림받았고 심지어는 왕따까지 당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위축되지 않고 꾸준히 현지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했다고 하는데요.

특히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스포츠나 악기 연주 등으로 현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소재도 만들면서 노력한 결과 처음엔 무시했던 친구들도 점차 마음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그 뒤로 호주에서의 유학생활을 정말 재미있게 하고 또 법대에 입학해서 지금은 국제변호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조기유학에 성공한 사례를 들려주셨는데 반면에 조기유학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지 않습니까?

[인터뷰] 

사실은 조기유학에 성공한 경우보다는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성공한 경우만 크게 부각되기 때문에 조기유학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실패 사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제가 있는 호주 시드니의 경우만 하더라도 초등학생부터 일찍 유학 온 학생들 가운데는 사춘기가 되면서 술과 담배 또는 게임 등에 빠져 학업을 등한시하게 되면서 결국 한국으로 되돌아가는 학생들도 종종 보았습니다.

[앵커] 

결국 너무 어린 나이에 혼자 가는 조기 유학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정서적인 문제가 제일 크겠네요? 

[인터뷰] 

한창 부모님의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에 가족과 떨어져서 어린 나이에 혼자 유학을 간 경우 외로움 등 정서적인 불안감이 학업의 어려움보다 더 큰 어려움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지 문화에 대한 부적응에 따른 문화적 충격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또한 프로젝트나 토론 위주의 학습방법에 익숙하지 못해서 적응을 못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아무도 통제하지 않는 환경에서 앞서 말씀드렸지만 술과 담배 또는 게임 등 나쁜 환경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조기 유학의 문제점에 대해 교육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이현청, 한양대 석좌교수]
"미국의 경우를 보면 문화 적응을 못 해서 상당히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경우가 있는데 그때 실패 요인이 있고, 또 조기에 사춘기가 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의 경우에는 서구문화에 특히 어두운 서구문화에 탐닉하여서 일탈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고 학교 부적응 때문에 심리적인 치료를 받는 학생들도 있고 해서 지나친 조기유학에 대한 경종이랄까 이런 우려를 낳는 케이스들을 들었습니다."

[앵커] 

결국 너무 어린 나이에 보호자도 없이 혼자 가는 조기유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군요?

[인터뷰]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이 혼자 보내는 조기유학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해외 유학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입니다. 

특히 10년 전 과 달리 이제는 국제 중학교와 외국학교의 국내분교 등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여건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서둘러 어린 나이에 조기유학을 보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유학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김지영, 국제교육개발원 이사]
"사실 어린 나이에 유학을 갔다고 해서 모두 실패한다고 할 순 없죠. 하지만 어린 나이의 학생들은 본인이 어떤 목적으로 유학을 가는지에 대한 목적의식이 사실 불분명합니다. 이럴 경우 유학업체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업체의 경우 좋은 기관도 굉장히 많겠지만 이익에 따라서 학생에게 맞지 않는 지역과 학교를 선정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기 유학을 선택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더 분명하게 본인들의 계획을 유학기관, 전문가들과 상담하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요즘에는 또 조기유학이 아니더라도 고등학교를 마치고 얼마든지 유학을 준비해서 가는 과정들이 많이 있으니까 너무 조급한 유학은 피하시고,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합니다. 고교 이후에는 학생들도 좀 더 유학에 대한 목적의식이 분명해져서 성공적인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을 어린 나이에 유학을 보내야겠다면 성공적인 조기유학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먼저 부모님들이 조기유학을 결정하기 전에 자녀들의 정서적 상태나 학습능력 그리고 현지 생활과 학습환경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조기유학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고려해야 할 요소에 대해 교육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이현청, 한양대 석좌교수]
"도피성 조기유학은 아니 된다. 그리고 부모의 눈높이만으로 자녀의 동기나 자녀가 하고자 하는 자질과 적성 그리고 잠재돼있는 가능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유학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또 일부 학부모와 일부 지역에는 옆집 아이가 가기 때문에 유학을 가야 된다고 하는 어떤 강박관념이나 유학 동조현상까지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히 신중한 검토 내지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앵커] 

조기유학을 선택할 때 많은 신중을 기해야겠네요. 

끝으로 조기유학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으시거나 또는 준비하고 계시는 학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될 의견을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처럼 부모님이 동행하거나 경제적인 여건이 되어 자주 왕래하는 것이 조기유학의 성공률을 높여주는 방안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너무 어린 나이에 외국을 나가 대학교까지 졸업한 경우에 높은 수준의 우리말을 구사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졸업 후에 다시 귀국해도 오히려 한국 기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외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기 위한 목적의 조기유학이라면 한국에서도 어학연수나 다양한 외국어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한 만큼 너무 어린 나이의 조기유학은 경제적 여건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차수빈 리포터와 함께 조기유학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차수빈 리포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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