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은 농담조로 이렇게 말한다. 외국어에 관한 한 영국인들처럼 게으른 사람들이 없다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자신들은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언어 공부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에겐 아이가 옹알이를 하는 순간부터 영어책을 읽히고 영어 놀이학원에 보내는 한국의 영어 교육 열풍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필자의 아들 유원이는 만 6세인 초등학교 1학년 때 ‘세상에는 다른 소리의 언어가 있다, 그들의 문화는 또한 이렇게 다르다’ 정도의 맛보기로 스페인어를 배웠다. 배웠다기보다 ‘접했다’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간단한 인사말, 숫자, 요일 같은 단어, 그리고 노래를 배우며 언어 시간을 즐기는 수준이었다. 1년에 몇 차례 ‘Spanish Day’ 행사가 있는데 이날 아이들은 세계사 시간에는 스페인 역사를 배우고, 음악 시간에는 스페인 노래, 요리 시간에는 스페인 음식 추러스를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하루 종일 스페인과 관련된 공부를 한다. 이날 학생들은 학교 식당에서 서빙을 하기도 하는데 행사에 초대받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반드시 스페인어로 주문을 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외국어 스트레스 없지만 풍요로운 삶 위해 배워
이제 3학년이 된 유원이는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지만 학교에서 이와 관련된 과제물을 내주지는 않는다. 학년이 높아지면 좀더 언어다운 언어를 배우겠지만 지금은 그저 간단한 단어들과 노래, 문화를 배우는 편이다. ‘French Day’ 행사 때는 프랑스 국기 색깔의 옷을 입고 갔으며 학교 식당에서 프랑스어로 크루아상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교육 때문인지 유원이는 외국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중학생인 7학년부터는 한 가지 이상의 제2 외국어를 정식으로 배우게 된다. 7학년부터 9학년까지 배우다가 10학년(아이들이 계속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는 학년이다. 10학년에서 선택하는 과목은 11학년 때 졸업하면서 정부 시험을 보고 A·B·C 등의 점수로 평가를 받는다)이 되면 계속 공부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가장 많이 배우는 제2 외국어는 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이고, 정부 시험은 듣기·말하기·에세이 쓰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국어·수학과 함께 영어 성적을 중시하지만 영국의 외국어 시험은 그냥 여러 시험 과목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영국은 우리나라 같은 학원이 없기 때문에 따로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없다. 신청자에 한해 방과후 클럽을 운영하지만 이 역시 외국 문화에 대한 가벼운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시험 대비나 실전 회화와는 거리가 멀다. 사실 영국에서는 한국인들이 영어 공부를 하듯 열성적으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영국 학생들과 영국 성인들의 외국어 구사 능력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기껏해야 우리나라 사람이 중학교를 마쳤을 때 정도의 수준이다. 외국어를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려는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따라가면서 인터넷을 이용, 외국 뉴스를 시청하고 신문을 읽기도 한다. 가까운 유럽권 나라의 언어는 방학 때 친척집을 방문하거나 휴가를 가서 배운 내용을 활용해본다. 영국의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영어와 한국어, 두 가지 언어를 할 줄 아는 유원이를 많이 부러워한다.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그로 인해 삶이 더 다양해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들이 외국어 하나쯤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한국처럼 그걸 스트레스로까지 느낄 만큼 교육열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여성동아
이제 3학년이 된 유원이는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지만 학교에서 이와 관련된 과제물을 내주지는 않는다. 학년이 높아지면 좀더 언어다운 언어를 배우겠지만 지금은 그저 간단한 단어들과 노래, 문화를 배우는 편이다. ‘French Day’ 행사 때는 프랑스 국기 색깔의 옷을 입고 갔으며 학교 식당에서 프랑스어로 크루아상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교육 때문인지 유원이는 외국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중학생인 7학년부터는 한 가지 이상의 제2 외국어를 정식으로 배우게 된다. 7학년부터 9학년까지 배우다가 10학년(아이들이 계속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는 학년이다. 10학년에서 선택하는 과목은 11학년 때 졸업하면서 정부 시험을 보고 A·B·C 등의 점수로 평가를 받는다)이 되면 계속 공부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가장 많이 배우는 제2 외국어는 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이고, 정부 시험은 듣기·말하기·에세이 쓰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국어·수학과 함께 영어 성적을 중시하지만 영국의 외국어 시험은 그냥 여러 시험 과목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영국은 우리나라 같은 학원이 없기 때문에 따로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없다. 신청자에 한해 방과후 클럽을 운영하지만 이 역시 외국 문화에 대한 가벼운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시험 대비나 실전 회화와는 거리가 멀다. 사실 영국에서는 한국인들이 영어 공부를 하듯 열성적으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영국 학생들과 영국 성인들의 외국어 구사 능력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기껏해야 우리나라 사람이 중학교를 마쳤을 때 정도의 수준이다. 외국어를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려는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따라가면서 인터넷을 이용, 외국 뉴스를 시청하고 신문을 읽기도 한다. 가까운 유럽권 나라의 언어는 방학 때 친척집을 방문하거나 휴가를 가서 배운 내용을 활용해본다. 영국의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영어와 한국어, 두 가지 언어를 할 줄 아는 유원이를 많이 부러워한다.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그로 인해 삶이 더 다양해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들이 외국어 하나쯤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한국처럼 그걸 스트레스로까지 느낄 만큼 교육열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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