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저자 최성애 박사
“감정은 날씨처럼 좋고 나쁜 것이 없습니다. 두려움이 없으면 위험을 모르고 분노가 없으면 정의감이 생기지 않듯이 우리의 감정은 모두 생존에 필요한 것입니다.”감정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존 가트맨 워싱턴주립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한국경제신문)을 펴낸 최성애 알로이시오 힐링센터장은 아이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보이는 것은 부모가 감정을 억압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다가가라!
최 박사는 인간의 뇌가 3층 구조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호흡·체온조절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뇌간(지하), 기쁨·즐거움·화·슬픔 등 감정과 욕구를 주관하는 변연계(1층), 생각하고 판단하며, 우선순위를 정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대뇌피질(2층)'이 그것이다. 대뇌피질 중에서도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두엽'은 고도의 정신 기능과 창조 기능을 담당하며 인간만이 가진 뇌이기에 '이성의 뇌'라고 부른다.
감정을 주관하는 변연계는 사춘기가 끝날 즈음 완성된다. 이 때문에 사춘기 아이들은 충동적인 행동으로 감정을 표출하거나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반면 '이성의 뇌'는 발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초등학교 4~5학년 때 가완성되지만, 거짓말이 나쁘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처럼 단순한 수준이다. 전두엽이 완전히 성숙하려면 남자는 평균 30세, 여자는 평균 24~25세가 되어야 한다.
"이 시기가 되어야 이른바 '철들었다'라고 표현할 만큼 감정조절, 충동조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발달이 느린 경우에는 40세가 되어도 전두엽이 미성숙할 수가 있어요. '이성의 뇌'가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어른처럼 판단하기를 기대하면 아이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아이를 1층에 두고 2층에서 엄마가 부르면 울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아이의 감정으로 들어가서 마음을 이해하고 조금씩 자기 연령이나 상황에 맞는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감정코칭'이 필요한 이유다.
◆감정코칭 받은 아이 자기주도학습 능력 높아
장기간 추적 연구를 통해 감정코칭을 받은 아이들은 또래관계·집중력·학습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질병에 대한 면역능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박사는 '자기주도학습'도 감정코칭을 통해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잘 못할 것 같은 불안감, 지나친 관심….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자기주도학습의 핵심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에 대한 감정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데 있습니다. 감정을 읽어줌으로써 아이 스스로 자기감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그 감정을 해결할 것인지를 찾도록 돕는 감정코칭과 기본 맥락이 같죠."
감정코칭은 어렸을 때 시작할수록 효과가 높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고등학생 고위험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도 감정코칭은 큰 효과를 보였다.
"문제 청소년의 대부분이 가정의 해체로 어렸을 때 애착이 형성되지 않고 기본적인 불신감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감정코칭으로 대화를 시도하면 10~15분 안에 순한 양처럼 바뀝니다. 나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자녀의 나이가 서른·마흔이 된 가정에서도 감정코칭을 통해 가족 간의 관계를 회복한 사례가 있습니다."
◆아이의 감정 행동 40%만 받아주면 돼
감정코칭을 배우는 부모와 교사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어떻게 아이가 감정을 보일 때마다 반응을 할 수 있느냐?'다. 최 박사는 "100% 받아줘야 한다고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전체 감정 행동의 40%만 반응해주면 나머지는 스스로 자생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방식을 배운 뒤에는 아이 스스로 감정조절을 하게 되고 주위와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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