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사가 추천하는 새 학년 대비법
저학년… 전래·창작동화, 중학년… 위인전
고학년… 국내 문학·역사서 위주로 읽기
새 학년에 올라가기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자칫 그냥 흘려보내기 쉬운 2월을 알차게 활용하면 새 학년에 잘 적응하고 공부에 더욱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다. 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2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아이들의 '교과서'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새 학년 대비는 지난 학년 교과서로 시작해야
새 학년 대비라고 해서 무턱대고 새 교과서를 꺼내 들어서는 안 된다. 새 학기 대비의 기본은 ‘지난 학년 교과서’이다. 초등 교과 단원은 여러 학년에 걸쳐 단계별로 배우도록 구성돼 지난 학년 과정을 모르고서는 새 학년 공부를 잘할 수 없다. 따라서 지난해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가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보충해야 한다.
서울 보광초 최인숙 교사는 “지난 학년 시험에서 ‘도형’문제를 자주 틀렸다면 도형의 어떤 부분을 모르는지 정확하게 파악해 이를 보충해야 한다.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보충하는 것은 진도 나가기에 급급한 학원에서는 절대 해줄 수 없는 일이므로 집에서 부모가 반드시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행현초 소진희 교사는 “새 학년에 배울 단원을 살펴보고, 지난 학년과 연결해 배우는 단원이 무엇인지 살펴봐라. 지난 학년에 배운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점검하고, 수준에 따라 사고력·응용력이 필요한 심화문제를 풀게 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새 학년 교과서가 필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교과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게 하거나 문제를 풀게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이렇게 하면 새 학년에 올라갔을 때 오히려 공부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린다. 새 학년 교과서의 목차를 통해 앞으로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 살펴보고, 이를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경지식’을 쌓아줘야 한다.
초등 교사들은 한결같이 ‘독서’를 강조한다. 국어 교과의 경우에는 교과서 맨 뒤에 수록 작품의 원저가 나와 있으므로 이를 미리 읽게 하면 새 학년 공부에 도움이 된다.
1~2학년은 전래동화와 창작동화를 읽되 ‘다독’에 중점을 두지 말고 한 권을 정확하게 여러 번 반복해서 읽게 한다. 3~4학년은 교과서에 역사적인 인물이 나타나는 시기이므로 위인전을 중심으로 책을 읽는 것이 효과적이다. 저학년이나 읽기 능력이 부족한 아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낭독’ 습관을 들인다. 최인숙 교사는 “소리 내어 읽으면 내용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고, 큰소리로 정확하게 읽고 말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6학년은 다양한 국내 문학작품과 역사서를 읽어야 한다. 서울 휘봉초 김택신 교사는 “5~6학년 때 역사를 배우는데, 배경지식이 부족하면 공부하기가 어렵다. 역사서를 얼마나 읽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진희 교사는 “사회 교과 역시 목차를 살펴보고, 관련 도서나 체험학습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저학년은 사회 시간에 ‘내가 사는 고장’에 대해 배우므로 동네 주민센터나 시청, 도서관 등에 함께 가보면 훨씬 흥미롭게 배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청하기’ 능력은 모든 공부의 기본
새 학년에 잘 적응하게 하려면 ‘경청하기’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김택신 교사는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말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듣는 능력이 필요하다. 우선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들을 줄 알아야 질문하기, 비판하기, 추론하기 등 다른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같은 책을 읽은 다음 엄마가 아이에게 줄거리를 말해주면서 일부러 살짝 틀리게 말하고 아이가 바로잡게 하는 방식으로 경청하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어요. 또는 ‘부엌에서 숟가락을 가져오고, 네 방에서 연필과 지우개, 연습장을 가져와서 숟가락 모양을 그려볼래?’라는 식으로 말한 다음 아이가 순서대로 잘하는지 살피고, 엄마 말을 놓치지 않고 잘 듣도록 지도하세요.”
새 학년이 시작되면 예습이나 복습, 공책 정리 등의 공부 습관이 중요해진다. 다만 아이에게 부담을 주거나 공부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간단하게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예습은 다음날 배울 교과서 부분을 한 번 읽어보고 ‘모르는 단어가 있네. 선생님께서 내일 어떻게 설명하시는지 잘 들어봐야지’라고 생각하면서 잘 모르는 부분을 메모하는 정도로만 한다. 김택신 교사는 “복습할 때는 예습할 때 몰랐던 내용을 이제 확실히 알았는지 살피고, 아직 모른다면 다시 한 번 교과서로 공부한 다음 그 단원 문제를 풀어 보는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최인숙 교사는 “공책 정리는 선생님의 말씀만 무조건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이나 복습할 때 오늘 새로 알게 된 내용이나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까지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