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도시, 프랑스 인스티튜트 문화원장에게 '감성교육'을 묻다
프랑스인들에게 감성, 문화·예술이란 키워드는 언제나 최고의 화두다. 도심 곳곳이 예술작품이자 국민 개개인이 예술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감성경영, 감성리더, 감성교육 등 '감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부쩍 늘었고 그만큼 관심도 커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감성문화가 발달한 프랑스에서는 어떻게 감성교육이 이뤄지고 있을까? 로르 쿠드레 로 프랑스 문화원장에게 프랑스 출신 방송인 이다도시씨가 묻고 답했다.◆“2011년부터 프랑스 인스티튜트로 개명, 프랑스식 감성 알리는 데 더욱 힘 쏟을 것”
이다도시: 로르 쿠드레 로 원장님은 평소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교류 활동에 대해 많이 강조하고 계신데요. 주한 프랑스 문화원에 대한 간단한 소개부터 부탁드리겠습니다.
로르 쿠드레 로 문화원장(이하 로 문화원장): 프랑스 문화원(www.france.or.kr)은 다른 나라의 문화원과는 달리 단순히 불어를 가르치는 역할에서 벗어나 문화·예술적 교류를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1일부터는 프랑스문화원이 아닌 더 큰 의미의 ‘프랑스 인스티튜트’로 명칭까지 바꾸게 됐습니다.
이다도시: 프랑스 인스티튜트에서는 어떤 프로그램과 활동이 가능한가요?
로 문화원장: 문화뿐만 아니라, 과학·인문·예술 등 모든 프랑스의 것을 아우르게 됩니다. 프랑스를 즐기고 알 수 있는 독립적 공간인 셈이죠. 불어를 하는 사람들의 공간이 아닌 프랑스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개방된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최근에는 리모델링을 통해 어린이를 위한 눈높이 공간도 확충했습니다. 아이들의 문화 놀이터가 되는 거죠.
특히 프랑스 교육의 가장 큰 관심사인 문화예술에 관한 부분은 유아단계부터 성인단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기획해 적극적으로 교육할 생각입니다. 프랑스 본국의 초등학교에서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이곳에서 이뤄지기도 합니다. 유아 프로그램인 ‘부츄’의 경우도 프랑스 유치원에서 성공리에 활용한 프로그램을 그대로 한국에 소개한 경우죠.
이다도시: 두 아이를 키우며 부쩍 프랑스적 감성 문화교육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프랑스를 가지 않고도 프랑스적 감성 문화를 익힐 순 없을까요?
로 문화원장: 프랑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성급하게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유아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미술교육인 것입니다. 미술교육은 호기심이 많고 감성이 풍부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자양분이기 때문이죠. 프랑스의 지방 소도시에서도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는 항상 이뤄지고 모든 사람이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저희 프랑스 인스티튜트에서도 이런 프랑스식 감성사고를 바탕으로 불어는 몰라도 문화를 체험하고 그림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고 참여하고 느낄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아들을 위한 수업(9~14개월), 청소년 불어강좌, 어린이 불어강좌, 프랑스 포도주 강좌, 독서클럽, 시네 프랑스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프랑스 예술교육은 유아기부터 시작, 공교육으로 전 국민의 감성·창의화
이다도시: 예술교육은 조기교육이 중요하다고 어려서부터 들어왔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유아프로그램 ‘부츄’의 경우도 9개월부터 시작하는데요. 예술 조기교육이 왜 중요한가요?
로 문화원장: 프랑스 유치원은 2세부터 시작하는데요. 그때부터 쌍방향 감성교육을 시작합니다. ‘무엇을 그려라’가 아닌, ‘느낀 점을 표현하라’로 말예요. 프랑스 아이들의 90%는 조기교육으로 감성교육을 받습니다. 어린 시절 교육은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이죠. 또 국가적으로 문화예술교육에 관심이 높아 유아기부터 의무교육화해 전 국민이 균등하게 문화예술을 누리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을 등한시한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한 후 자연스레 언어·문화·예술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의 기회 균등화, 다양하고 참신하고 창의적인 학습들이 프랑스 아이들을 창의적으로 키운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다도시: 감성교육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로 문화원장: 오감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오감을 통해 체험한 것들은 평생을 두고 기억합니다. 이 때문에 감성교육을 원하는 엄마라면 오감을 자극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감성교육의 기초가 되는 미술교육에서 아이에게 정형화된 순서를 강요하거나 아이만의 색다른 시각을 제한하는 행동은 매우 위험합니다. 아이가 물감을 뿌리건, 색을 칠하지 않건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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