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경제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대체로 한 나라에서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그 나라의 화폐 가치가 올라간다. 채권 금리 등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늘기 때문에 달러화 대비 그 나라의 통화 가치는 상승하는 것이다. 만약 중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위안화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고, 그러면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품의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물가 변동 요인이 많이 있지만 상당 부분 중국이 한국의 물가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에 우리나라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주요 선진국들이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는 동안에도 우리나라는 중국으로의 꾸준한 수출 덕분에 그나마 큰 위기는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형마트의 물건에서 'Made in China' 딱지를 굳이 확인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대(對)중국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에서 온 조선족 동포들의 노동력이 없다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게 될 것이며, 중국의 저렴한 제품이 없다면 서민 가계부담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은 이미 거리를 두기에는 너무 가까운 이웃이 되어 버렸다.
이런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것인지, 최근 외국어고에 진학하려는 중학생들을 만나보면 중국어과에 지원하겠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중국 관련 법조인, 중국어 통역사, 중국 기반 글로벌 기업 CEO, 중국 외교관 등 꿈도 다양하다. 하나같이 거창한 직업들이긴 하지만, 정작 중국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물어보면 '동북공정', '13억 인구', '경제성장' 같은 말들을 천편일률적으로 대답할 뿐이다.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세계관은 대체로 학원가에서 형성되는데,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똑똑한 학생들일수록 세상을 보는 시야가 더 좁아지는 이상한 현상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입시학원에서 암기형 교육에 투입한 시간이 많아서일 것이다.
외국어를 잘한다고 다 글로벌 인재가 되지는 않는 것처럼 외고를 나온다고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전문가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자유시장 이데올로기 속에서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될수록 평평한 세상에서 나라들끼리 부딪힐 일도 많을 것인데 이런 미래의 불안정 요소와 싸워야 할 학생들은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한 채 속 좁은 스펙만 쌓으려고 하는 게 문제다. 더 근본적으로는 기성세대의 학벌 지상주의와 학교 서열화 담론이 깨지지 않은 것이 원인일 것이다. 자녀를 진정한 글로벌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국제 감각을 장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넓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은 청소년이라면 단어 100개 외우기보다 신문 읽기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조선일보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에 우리나라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주요 선진국들이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는 동안에도 우리나라는 중국으로의 꾸준한 수출 덕분에 그나마 큰 위기는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형마트의 물건에서 'Made in China' 딱지를 굳이 확인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대(對)중국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에서 온 조선족 동포들의 노동력이 없다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게 될 것이며, 중국의 저렴한 제품이 없다면 서민 가계부담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은 이미 거리를 두기에는 너무 가까운 이웃이 되어 버렸다.
이런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것인지, 최근 외국어고에 진학하려는 중학생들을 만나보면 중국어과에 지원하겠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중국 관련 법조인, 중국어 통역사, 중국 기반 글로벌 기업 CEO, 중국 외교관 등 꿈도 다양하다. 하나같이 거창한 직업들이긴 하지만, 정작 중국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물어보면 '동북공정', '13억 인구', '경제성장' 같은 말들을 천편일률적으로 대답할 뿐이다.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세계관은 대체로 학원가에서 형성되는데,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똑똑한 학생들일수록 세상을 보는 시야가 더 좁아지는 이상한 현상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입시학원에서 암기형 교육에 투입한 시간이 많아서일 것이다.
외국어를 잘한다고 다 글로벌 인재가 되지는 않는 것처럼 외고를 나온다고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전문가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자유시장 이데올로기 속에서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될수록 평평한 세상에서 나라들끼리 부딪힐 일도 많을 것인데 이런 미래의 불안정 요소와 싸워야 할 학생들은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한 채 속 좁은 스펙만 쌓으려고 하는 게 문제다. 더 근본적으로는 기성세대의 학벌 지상주의와 학교 서열화 담론이 깨지지 않은 것이 원인일 것이다. 자녀를 진정한 글로벌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국제 감각을 장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넓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은 청소년이라면 단어 100개 외우기보다 신문 읽기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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