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6일 금요일

수학·과학 심층면접… 기계적 정답 아닌 창의성을 봅니다

포스텍은 100%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선발한다. 일부 대학의 ‘무늬만 입학사정관제’와 달리 포스텍의 입학사정관제는 철저히 정성(定性)평가로만 이뤄진다. ‘알짜배기’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위해 포스텍은 입학사정관 전원을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늦은 밤 포스텍의 한 학생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다. 포스텍은 정답 찍기에 길들여진 학생이 아니라 재능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뽑는다고 밝혔다./포스텍 제공
◆1단계 서류전형
전형은 2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는 자기소개서·교사추천서·학교생활기록부 등 지원자가 제출한 모든 서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서류평가에서 주로 관찰하는 부분은 지원자의 학업능력이 포스텍에서 공부할 수 있는 수준인지 여부다. 학업성적은 국어·영어·수학·과학 교과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그렇다고 내신 점수가 '○○점' 하는 식으로 단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부 내신 성적은 기초 데이터로만 활용되고, 입학사정관들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호 토론을 거쳐 학생을 선발하는 100% 정성평가다. 국어·영어·수학·과학 이외의 과목 성적은 아예 데이터로도 활용되지 않는다.

◆2단계 면접평가
2단계 면접평가에서는 수학심층면접·과학심층면접·잠재력평가면접 등 세가지 면접을 돌아가면서 본다.

잠재력평가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과학기술계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주로 살펴본다. 학문에 대한 열정, 학업 태도, 대학 공동체에 대한 기여 의지, 커뮤니케이션 능력, 리더십, 도전정신, 창의성, 인성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기재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도 따져본다.

10년 넘게 실시된 수학·과학 심층면접은 포스텍 면접의 하이라이트다. 이 면접에선 지원자에게 수학·과학 문제가 먼저 주어진다. 수학은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과목을 제외한 부분에서 출제되며, 과학은 물리·화학·생물 중 1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학생들은 대기실에서 문제를 풀어본 뒤, 전공 교수와 입학사정관 앞에 선다. 문제가 주어진다고 해서 정답을 맞혀야만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 접근 방식은 좋은데 중간에 실수를 하면, 전공 교수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라"고 말하며 학생에게 힌트를 준다.

채점 결과는 점수가 아닌 합격·불합격으로 처리된다. 포스텍에서 공부할 수 있는 실력인지 다시 한번 검증하는 것이다. 특히 정답만 기계적으로 맞히는 인재보다는, 수학·과학에 대한 재능과 창의성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포스텍은 선호한다.

손성익 입학사정관실장은 "수학·과학 심층면접이라고 해서 별도 공부를 할 필요는 없고, 기본적인 학업에 충실하면 된다"며 "발표연습을 약간 하고 오면 100%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학·과학 심층면접에서는 필요에 따라 화이트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손 실장은 말했다.

◆무학과 전형 70명 모집
'소수 정예' 포스텍의 신입생 모집인원은 300명이다. 이중 230명은 학과별로 선발하고, 70명은 무학과(無學科)인 '단일계열'로 모집한다.

학과별로 뽑힌 학생들도 1~2학년 때는 전공과 무관한 공통 기초과정인 '포스텍 칼리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학과별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전자전기공학과(35명)다. 그 다음은 기계공학과(30명), 신소재공학과(25명), 컴퓨터공학과(25명), 화학공학과(25명) 순이다.

포스텍의 학생 선발은 오로지 수시모집 기간에만 이뤄진다. 정시모집은 따로 하지 않는다.

인터넷 원서 접수가 오는 9일까지 진행되고, 10일까지 필요한 서류를 포스텍에 제출해야 한다. 방문접수도 가능하고, 10일 오후 5시까지 도착하면 등기우편이나 택배로도 접수할 수 있다.

1단계 합격자는 다음달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면접은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다. 하루 동안 세가지 면접을 보면 된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11월 9일. 손성익 입학사정관실장은 "최종 합격자 선정을 놓고 입학사정관들이 치열한 검토를 거친다"며 "우리는 완성된 인재보다는 다소 위험요소가 있더라도 발전 가능성이 큰 인재를 뽑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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