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6일 금요일

우수 외국인 학생 몰려드는 연세대 글로벌MBA


■“옥스퍼드도 케임브리지도 뿌리치고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왔어요”

연세대 MBA학생들이 서울 신촌 상남경영원 앞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프로그램을 확 바꾼 글로벌MBA는 미국·캐나다·영국·독일·이스라엘 등 17개국에서 학생들이 몰려와 국내 MBA로는 처음 외국인 학생 비율이 60%에 달했다.

■대학포커스1-확 달라진 연세대 글로벌MBA

우수 외국인 학생들이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의 글로벌MBA로 몰려들고 있다. 외국인 학생이 국내 MBA 가운데 처음으로 60%를 차지했다. 그것도 특정 나라에 쏠린 게 아니라 미국·캐나다·영국·독일·스웨덴·오스트리아·폴란드·가나·이스라엘·중국·베트남·우즈베키스탄·방글라데시·엘살바도르·파키스탄 등 17개국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연세대MBA가 지난 1998년 전일제 영어 MBA프로그램을 도입했을 때만 해도 외국인 학생은 그리 많지 않았다. 1998년 당시 전체 학생 중 외국인 학생은 단 2명뿐이었다. 지난해에도 13명에 불과했지만 프로그램을 완전 개편한 올해에는 2배가 넘는 30명으로 급격히 늘어 전체 학생의 60%가 외국인이다. 국내 다른 MBA프로그램의 외국인 비율이 30%를 넘는 경우가 좀처럼 없는 점을 감안하면 연세대 글로벌MBA는 국내에서 가장 글로벌한 학생 구성을 가진 MBA프로그램인 셈이다.

외국인 비율이 단순히 높은데 그치지 않고 입학한 외국인 학생들의 수준이 예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외국인 입학생들은 미국의 카네기멜론(34위), 로체스터(48위), 사우스캐롤라이나(67위), 영국의 옥스퍼드(16위), 케임브리지(21위·이상 2010년 파이낸셜타임지 선정 MBA 랭킹) 등의 입학허가를 받고도 최종적으로 연세대 글로벌MBA를 택한 것이다.

박상용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해외의 쟁쟁한 MBA에 합격하고도 연세대 글로벌MBA를 택했다는 것은 한국MBA가 이제 세계 명문 MBA와 경쟁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 학생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세계 명문 MBA에 진학하고도 남는 실력인 것으로 확인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중국사를 전공한 리프 카아렌(26·스웨덴)은 모국어인 스웨덴어는 물론 영어·중국어·일본어·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재로, 향후 동북아시아 비즈니스 전문가가 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가베 엘리(37·가나)는 가나의 농업식품부 공무원으로 지난 2007년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선발돼 경북대 생명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연세대 글로벌MBA에 진학했다.

이 밖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을 당시 학생대표로 이 대통령을 만난 요르킨 아사도브(24·우즈베키스탄), 베이징대MBA와 연세대MBA에 동시에 합격해 연세대에 다니면서 두 학교의 복수 학위를 추진 중에 있는 하오 왕(27·중국) 등이 있다. 특히 외국인 신입생의 50% 이상이 경영대학원 입학시험(GMAT) 평균점수 650점으로 나타났으며 멕시코의 명문 ITESM을 졸업한 라파엘 프린스(30·멕시코)는 740점, 남가주대를 졸업한 재미동포 에드워드 음(25·미국)은 750점이었다.

연세대 글로벌MBA가 이렇게 우수한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한 것은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하고 특화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세계 명문MBA로의 비상을 꿈꾸는 교수진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이다. 외국학생 유치를 담당한 서길수 부원장의 e메일 계정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노력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그의 '글로벌MBA 학생모집'이라는 디렉토리 아래에는 30여 개의 국가별로 지원자들과 주고 받은 e메일이 빼곡히 정리돼 있다. 지금까지 연세대를 거쳐간 교환학생을 시작으로 각국 대사관과 재외공관, 교수들의 네트워크, 국내 거주 외국인 모임 등 활용 가능한 모든 네트워크를 가동해 4만 통의 홍보 e메일을 보내고 관심을 보이는 우수한 학생에 대해서는 1대 1 홍보를 펼쳤다.

서 부원장은 "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많게는 30통이 넘는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연세대 글로벌MBA가 왜 유럽이나 미국 명문MBA와 차별화되는지, 그리고 어째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는지 끈질기고 적극적인 설득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서 부원장은 커리큘럼이나 학사운영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외국학생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이든지 24시간 내에 직접 답을 해줬다. 셀리악병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한 외국인 지원자로부터 한국에서 치료제인 글루텐프리 제품을 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는 수소문 끝에 한 지방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벤처기업을 찾아 연결시켜주기도 했다.

연세대 글로벌MBA는 해외로부터 많은 외국인 학생을 불러모아 동북아 전문가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동북아에 능통한 전문경영인이 부족한 유럽이나 북남미 기업들에 매력이 있으면서도 미국이나 유럽의 명문 MBA와 경쟁할 수 있는 MBA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글로벌MBA 프로그램도 올해 초 개편, 전반적인 경영학 지식과 함께 동북아의 사회·문화적인 강의와 기업 체험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내년 봄학기부터 중국 베이징대와 칭화대, 일본 게이오대 MBA교수들을 초빙해 동북아 관련 선택과목을 개설하기로 합의한 것도 연세대 글로벌MBA만의 색깔을 더욱 명징하게 드러내기 위해서다.

한편 연세대MBA는 오는 9월 7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11학년도 EMBA 입학설명회를 열고 10월 16일 오후 2시에는 서울 신촌 연세대 캠퍼스에서 모든 MBA프로그램 입학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세대 MBA학생들이 서울 신촌 상남경영원 앞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프로그램을 확 바꾼 글로벌MBA는 미국·캐나다·영국·독일·이스라엘 등 17개국에서 학생들이 몰려와 국내 MBA로는 처음 외국인 학생 비율이 60%에 달했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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