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31일 목요일

입학사정, 결국은 지원자 됨됨이에 최우선

하버드 칼리지 어드미션 컨퍼런스
‘성적 낮으면 지원서 안 본다’ 등 잘못된 편견, 지원서 통해 ‘인간 냄새’ 나는 제목 발굴, 배움의 열정·어려움 속 긍정적 자세 돋보여

하버드 대학과 칼리지 보드가 함께 주최하는 하버드 칼리지 어드미션 컨퍼런스에 참석했었다. 칼리지 보드 회장,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UC계열, 미시간대, 스탠포드 대학의 입학 처장을 비롯하여 탑 20여개 대학의 입학처장들이 참석한 컨퍼런스였다.

실제 하버드에 지원했던 학생들의 케이스를 가지고 지원서를 리뷰하기도 하고 에세이를 리뷰하며 실제 입학사정관들의 역할을 경험했다. 5일 동안 열렸던 컨퍼런스에서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을 깊이 깨우친 아주 유익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보들을 정확하게 카운슬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설레는 한 주를 보낸 것 같다.

무엇보다 크게 느낀 것은 바로 우리 교육자들의 역할이다. 시급한 것은 어떻게 하면 학부형들을 제대로 교육시키는가 이다. 잘못된 생각, 그릇된 정보, 해서는 안 되는 결정들의 오류들을 바로 잡고 바른 방법으로 자녀들을 지도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했다.

몇 가지 잘못된 오류를 짚어보자.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입학사정에서 아예 지원서를 보지 않는다.

-이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성적에 상관없이 일단 지원서는 두 명 이상의 입학사정단에서 보게 된다. 리뷰 하는 시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SAT 시험은 특별한 달에 보는 것이 유리하다.

-이것도 잘못된 정보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칼리지 보드의 회장이 직접 우리를 교육하는 자리에서 이런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아주었다. SAT 시험은 모두 난이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달에 보는 시험이 유리하다고 얘기할 수 없다.

▲SAT 성적을 위해 몇 번의 시험을 치러야 하는가?

-SAT 시험의 결과를 놓고 입학사정관들은 최고의 성적과 최저의 성적 범위를 예상한다. 각각 30점을 위 아래로 본다. 예를 들면 2,100점을 받았다면 이 학생은 2,070점에서 2,130점 사이의 학생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10점이라도 올리기 위해 시험을 다시 본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만약 1년 후 시험 성적에서 100점을 올릴 수 있다면 모르지만 말이다.

2번 정도의 SAT를 치르는 것을 추천한다.

▲입학사정관들이 지원자의 소셜미디어를 모두 훑어본다.

- 소셜미디어를 모두 보지 않는다. 하지만 퍼블릭에 노출된 정보는 원한다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학부형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 자녀를 명문대학에 보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낀다. 명문대 합격을 위해 대부분의 학부형과 학생들은 그들의 스펙을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한다. 학교 내신성적, 표준고사 그리고 과외활동이 그렇다.

물론 이 모두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을 본다는 것이다. 입학사정을 위해 지원서를 보면서 그 사람의 됨됨이도 충분히 살펴나가는 것이다.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돌아와 실제 학생들을 상담하는 직원들에게 똑같은 경험을 하도록 했는데 그들 역시 합격자를 뽑는데 컨퍼런스에서 나왔던 결과와 똑같이 나와 놀라웠다.

너무나 스펙이 화려한 학생들이 탑 명문대에서 줄줄이 낙방을 하는 이유는 그들이 그 외에 심각하게 키워 왔어야 하는 인간됨에 약간은 소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아니면 지원서에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해마다 탑 명문대에 합격한 학생들을 보면서 정말 기이하게도 명문대 입학사정관들은 사람 보는 눈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필자가 지켜본 학생들은 하나 같이 정말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학생들이면서 아카데믹 퍼포먼스와 함께 서번트 리더십이 뛰어난 학생들이었다.

반대로 모든 것이 뛰어났지만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 케이스를 훑어보면 여기 저기 미비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 충분히 합격할 만한 학생이었건만 입학 지원서에서 자신을 잘 보여주지 못한 케이스가 많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지금 최고의 대학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어디에 가든 그들은 잠재되어 있는 그들의 실력을 펼칠 수 있는 포텐셜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스럽진 않다.

오히려 개구리가 점프하기 전 움츠리는 것처럼 더 높고 넓은 곳을 향하여 한껏 뛰어 오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여주고 싶어도 보여줄 것이 너무 없는 그저 너무 이기적인 학구파 학생들도 종종 보이기도 한다.

남가주에 내려와 가장 먼저 한 미팅은 학생들을 상담해 주는 카운슬러들을 교육하는 자리였다. 카운슬러 각자가 실제 대학 입학사정관이 된 것처럼 하버드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 케이스를 가지고 그들의 입장에서 어떤 학생들을 합격, 불합격, 합격 대기자 명단에 넣고 싶은지 주문해 보았다.

실제 하버드 대학 입학사정관의 역할을 주문한 것이다. 카운슬러들을 두 명씩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한 개의 지원서를 각 그룹의 두 명이 리뷰하고 투표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4개의 그룹의 카운슬러들이 다시 투표를 하는 것이다. 각각 한 번의 투표 자격이 있다. 이는 실제로 입학사정실에서 일어난 상황과 동일하게 투표를 해보면서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할 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도록 했다.

이 중 한 개의 케이스를 여러분에게 공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케이스는 하버드에 합격한 맨디시라는 학생이다. 아프리카에 있는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 아버지는 광부로 일하시다가 돌아가셨고, 홀어머니는 가정부로 일하고 있어 저소득층에 속한다.

SAT 460/650/520으로 다소 낮은 성적을 기록하고 Math II 750, Chemistry 710, Physics 700점을 기록했으며 전체 학생 수 120명 중 10등인 학생이다. 학교 내에서 크로스컨트리 캡틴을 했으며 축구대표팀에 있었다. 컬처 클럽에서 secretary를 했다.

이 학생은 SAT I의 낮은 성적이었지만, 해외 유학생으로서 제2의 언어임이 인정되었고, 에세이에서 그가 가진 강한 열망, 즉 아프리카를 바꾸고자 하는 자신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자신처럼 재정적으로 힘든 학생들을 위해 학자금 보조에 관한 웹사이트를 만들어 주위사람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시켰고, 급우들을 튜터링도 하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긍정적인 매너로 이를 극복해 내는 도전정신이 인정되어 합격된 것이다.

 ▲ 대학입학을 위해서는 잘못된 생각, 그릇된 정보, 해서는 안 되는 결정들의 오류들을 바로잡고 바른 방법으로 자녀들을 지도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버드 대학·칼리지 보드 공동주최 어드미션 컨퍼런스에서 한 관계자가 입학사정기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he Korea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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