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8일 일요일

내 아이의 미래를 엿보다! 15년 후 입시와 진로

우리나라의 출생 인구수는 과거 30여 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럼 내 자녀의 대학 입학은 수월해질까? 아니면 여전히 치열할까? 또 요즘 분야를 막론하고 전문가들마다 한 목소리를 내는 부분이 있다. 곧 로봇이 사람의 노동력을 대신해 일자리를 빼앗는 ‘제3차 산업혁명’이 일어난다는 것. 그럼 우리 아이들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결코 멀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이만저만이 아니다.


 
년 후, 대학은?기자가 태어난 1979년의 출생 인구수는 83만여 명이었다. 그리고 기자의 아들이 태어난 2011년생 아이들은 모두 45만여 명이다. 신생아의 수가 거의 절반가량이 줄었다. 이는 15년 후 과거에 비해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 수도 절반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내 아이의 2030년 대학 입시 풍경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인구수에 비례해 대학 수가 많으니 그 문턱은 다소 낮아질까? 아니면 지금처럼 여전히 좋은 대학을 위한 입시 경쟁을 치러야 할까? 교육 전문가와 미래연구 전문가가 가까운 우리의 미래 10년, 15년 후의 모습을 예측했다.

먼저 두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은 “대학 가기는 여전히 힘들 것이다”라는 것이다. 스카이에듀의 유정안 이사는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대학의 수도 감소할 것이지만, 인기 대학과 학과의 경쟁률은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방 사립대의 몰락으로 ‘인 서울’의 주요 대학과 인기 학과의 경쟁률은 오히려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대학은 인구수 감소에 따른 마켓 사이즈를 우려하고 있어요. 그래서 주요 대학들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정원수를 줄이거나 비인기 학과를 축소시키고 있죠. 실제로 중앙대학교는 안성 캠퍼스에 예체능 학과만 남기고 다른 학과들은 서울 캠퍼스로 이동을 했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 캠퍼스는 상경계 중심으로 선발했어요. 학생 선발 방식도 학부 방식에서 학과 선발 방식으로 전향하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죠. 모두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수단이라고 봅니다.”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최윤식 소장은 미래의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말한다. 정부와 기업의 구조조정은 시작됐고, 대학의 경우에는 2020년과 2025년 사이에 구조조정이 끝날 것이라 예상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학교들이 몰락할 것이다.


“향후 5~10년간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신입 사원을 선발하는 데 인색할 거예요. ‘좋은 대학이 좋은 일자리로 이어진다’라는 스펙 중심의 선발 제도가 변하지 않는 이상 기업의 좁은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남보다 더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하는 현실은 변하지 않아요.”

그러나 그보다 좀 더 먼 미래로 간다면? 최 소장은 조금 다른 시각을 보탠다.
“20, 30년이 지난 시점에는 굳이 19세에 좋은 대학을 들어가도 큰 의미가 없는 시대가 올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평균수명의 연장 때문이죠. 과거에는 한 번 직장은 평생직장이었어요. 그러나 이제 우리는 적어도 2, 3개 직장은 새롭게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해 30, 40대에도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겠죠. 그럼 대학도 30대 이상의 연령대가 중요한 학생층이 될 것이고 입시의 틀이 바뀔 여지가 있지요.”

미국은 이미 겪었던 일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대학 입학에 그리 연연하지 않는다. 직장을 다니면서 충분히 대학 생활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가 원하는 시점에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 됐다.

미래는 분명 지금과 다르다
대학 입시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궁극적으로 진로 문제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후, 내 아이가 직업을 구하는 시점에는 ‘제3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사회는 급진적으로 변할 것이라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화 로봇(AI)로 인해 향후 20년 후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없어질 거라 주장하고 있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먼저 반복적인 업무가 많은 직업군이 1순위로 없어진다. 대중교통 운전사, 물류 운송업, 펀드매니저, 세무사뿐만 아니라 파일럿, 기자, 약사, 변호사도 사라질 직업군이다. 이미 이들의 업무를 수행하는 알고리즘은 개발돼 있다. 기사를 쓰는 프로그램인 ‘로봇 저널리즘’은 이미 상용화돼 결과가 숫자로 환산되는 스포츠나 금융 관련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최 소장은 지금이 바로 아이의 진로를 위해 부모가 먼저 정보 수집에 나설 때라고 단언한다.


“중국의 한 공장에서 2만 명의 생산직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 공장이 올해 들어 기계와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노동자는 100명만이 남았어요. 이미 단순 노동직들은 계속 사라지고 있어요. 부모님들이 기존에 가졌던 유망 직종에 대한 로망을 버리셔야 해요. 공무원, 교사, 의사, 변호사. 요즘 모두 상황이 좋지 못해요. 그런데 부모님들은 여전히 과거의 인기 직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시죠?”

의심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다. 그는 이런 미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더 이상 ‘예측’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한다.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전문가들의 책을 통해 내 아이는 미래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모든 전문가들이 유망 직종으로 뽑는 바이오 분야, 나노기술, 우주공학,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미래형 산업과 관련 직업군들에 대해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아이가 이런 쪽에 관심이 있다면 말이죠. 이런 전문 분야는 금세 공부해서 되는 게 아니니까요. 지금 당장 서점에 가시면 관련 책들이 많아요. 부모님들이 먼저 자녀를 위해 공부해보세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는 유연한 사고와 짐승 같은 적응력이 경쟁력이다. 기존 직업군의 개념에서 빨리 나와야 한다. ‘진짜 그러네’ 하는 순간 이미 늦었다.
세대를 막론하고 입시란 누구에게나 혹독한 것이었다. 그러나 더욱 혹독할지도 모르는 것이 우리 자녀가 살아갈 미래의 삶이다. 그럼 부모가 자녀에게 남겨줄 수 있는 위대한 유산은 무엇일까. 선택할 수 있는 기회와 기반을 다져주는 것이다. 예측한 미래가 맞든, 아니든.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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