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8일 일요일

미리 시작하면 좋은 우리 아이 역사교육법

ㆍ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수능이 아직 먼 얘기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역사는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역사를 접한 아이들에게 더욱 유리할 수 있다.


 
2016학년도 입시(현 고3)까지는 ‘한국사’가 사회탐구 10개 과목 중 하나의 선택과목이지만 2017학년도 수능부터는 필수과목이 된다. 그동안 서울대학교만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택했던 한국사가 이제 수능 응시자 전체의 필수과목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능에서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은 결과,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낮아져 학생들의 기본적인 역사 지식과 사고력이 부족해졌다고 판단해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게 됐다. 한국사는 아이들의 좋고 싫음이 분명한 과목이다. 따라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북돋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로 이어지고, 나아가 역사의식을 깨우치는 것으로까지 확장된다.

1 대화를 통해 관심을 갖게 하자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에게 역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좋다. 주제를 역사에 한정짓지 말고 미술, 수학 등 여러 방면으로 꼬리를 물고 확장해나가야 한다. 불쑥 역사 이야기를 들이밀면 아이 귀에 잘 들어가지 않기 때문. 또 아이가 질문했을 때 답을 모를 경우 그냥 넘어가지 말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라도 올바른 지식을 전달해주자. 아이에게 직접 검색이나 책을 통해 자신이 던진 질문의 답을 찾아보게 하는 것도 좋다. 아이 스스로 지식을 찾고 생각의 폭을 넓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쉬운 언어와 설명 방식을 찾기 어려울 때가 많겠지만, 이럴 땐 ‘대화’를 통해 아이와 엄마가 서로 많이 배울 수 있다. 아이와 대화하고 지식을 찾다 보면 부모 머릿속의 흐릿하고 뒤엉킨 생각들이 쉽고 선명해진다. 또 대화를 하면서 아이가 얼마나 자랐는지,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어떻게 자리 잡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다양한 방면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게 하자. 역사에‘만’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닌, 역사에‘도’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포인트.

2 아이의 역사책을 고를 땐 신중히
처음부터 제대로 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역사책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어린이 역사책을 고를 때는 크게 두 가지 경우를 피한다. 단편적으로 흥미를 끄는 데만 치중해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각색이나 과장이 과한 경우와 반대로 어른 책의 요약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이들이 읽기 어렵게 서술해놓은 경우다. 아이의 생각을 완결 짓고 닫아주는 방식보다는 열어주고 더 확장할 수 있는 책을 골라줘야 한다. 부모가 읽기에 ‘똑 부러지니 시원하네!’라는 느낌이 드는 책은 어쩌면 아이에게는 시야를 열어주지 못할 수도 있다. 아이의 역사관이 성급하게 굳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목소리와 접근 방식을 담고 있는 책들을 함께 읽게 하는 것이 좋다.

3 책을 읽을 땐 역사 용어나 개념 설명을 철저히역사책엔 여러 가지 용어가 등장한다. 역사 용어는 사실이나 사건의 내용과 의미가 집약돼 표현된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 용어의 의미를 알면 역사적 사실이나 사회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이들의 삶과는 전혀 다른 시간대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데 용어조차 생소하고 복잡해서 아이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책에 나오는 용어가 아이에게 어렵게 느껴진다면 부모가 직접 그 용어에 담긴 의미를 설명해주고, 용어와 역사적 사실을 연결 지어 얘기해줘야 한다.

역사 개념은 여러 가지 사실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다. 홍경래의 난이 ‘사실’이라면 봉기는 ‘개념’에 해당한다. 즉, 봉기는 임술 농민 봉기나 고부 농민 봉기 등 유사한 성격을 갖는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들을 묶을 수 있는 개념이 된다. 개념이 등장하면 아이와 함께 유사한 특징을 가진 사실을 떠올려보는 것이 좋다.

4 역사적 자료를 이용해보자글을 통해서만 역사를 접하면 아이가 역사를 ‘공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역사는 매우 재미있는 분야이면서 동시에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배워가는 모든 지식들이 결국 역사와 맞닿아 있는데도 그 사실을 깨달을 틈도 없이 ‘역사’ 하면 지루하고 어려운 교과목이 돼버리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 역사가 ‘어려운 과목’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글 이 외의 자료들을 이용해보자. 사진이나 그림은 글보다 훨씬 생생하게 사실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시각 자료는 역사를 공부할 때 좋은 학습 자료가 될 수 있다. 중요한 사건이나 문화유산 등에 대한 시각 자료를 역사적 배경이나 의미와 연결 지어 설명해주자.

아이와 함께 역사적 현장이나 박물관, 전시관에 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는 관련 내용을 조금이라도 미리 찾아본 뒤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소재라고 해도 이야깃거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아이가 경험하는 정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아이들에게 직접 정보를 찾아보도록 ‘미션’을 준 뒤 현장에서 부모님께 들려달라고 하고 함께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역사적 흐름 파악 후 상상력 자극하기
역사적 사건은 시간의 흐름 위에서 진행된다. 언제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은 중요할 수 있지만 연도를 무작정 암기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아이에게 특정한 시기에 일어난 사실을 순서대로 알려주면서 전개 과정을 이야기로 연결 지어 이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포인트.

역사 학습에서는 각 시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각 시대마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을 설명한다면 유물의 쓰임새와 당시의 사회 상을 연관 지어 아이에게 이야기해주자. 역사에서 사상이나 제도는 일정 기간 지속되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 변화되곤 한다. 사례를 통해 그것이 변화되는 계기와 원리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사실 학습이 끝난 뒤엔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네가 어떤 역사적 인물이 돼서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상상과 추론은 과거를 실감 나게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6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이용하기아이가 초등학교 이상에 재학 중이라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해보게 하는 것도 좋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역사 지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한국사 전반에 걸쳐 역사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한다. 평가 등급은 고급, 중급, 초급으로 나뉘는데, 초급은 한국사 입문 과정으로 한국사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기초적인 역사 상식을 평가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역사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초급에 응시할 수 있다.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 초급의 경우 60~69점은 6급, 70점 이상은 5급으로 인정받게 된다. 한국사 자격증은 대학생이 돼서도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꾸준히 시험에 응시하는 것을 추천한다.

Mini Interview“역사교육은 아이 성장에 중요한 영역”
금현진(작가·「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 저자)



Q ‘역사’라면 무조건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아이들을 역사에 흥미를 갖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이미 역사를 어렵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 역사의 재미를 맛보게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우선 아이가 다시 역사 공부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하고 아주 쉽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특정한 주제나 시기에서 벗어나 ‘통사(通史)’로서 한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두세요. 무슨 일이든 앞뒤 맥락을 알아야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처럼, 역사도 단편적인 이야깃거리들에 머물지 않고 큰 흐름으로 이해해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Q 역사책(텍스트)과 역사 현장(체험), 어느 부분에 더 중점을 둬야 할까요?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무척 다양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제각각이니 일반화해서 한마디로 이야기하긴 어렵지요. 또 배경 설명이나 균형 잡힌 해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잘못 이해하게 될 가능성도 늘 존재하니까요. 예를 들어 아이와 박물관에 간다고 해서 무조건 교육적으로 훌륭한 경험이 될 거라고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전시물들에 충분한 설명이 없다면 오히려 대상을 더 멀고 낯설게 느끼게 되겠지요. 또 박물관 전체가 편향된 역사관을 반영하고 있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따라서 일단은 정확하고 균형 잡힌 텍스트에 바탕을 두고 다양한 역사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역사교육’에 관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역사는 어떤 식으로든 가치관과 떼어서 생각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작게는 자아 형성의 시기에 ‘나’를 둘러싼 환경과 뿌리를 이해하는 일부터, 크게는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기르는 데까지 아이들에게 역사교육이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크다고 생각해요. 부모님들도 역사가 한 교과목에 그치지 않고 아이의 성장에 무척 중요한 영역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레이디경향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