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8일 일요일

수능 모의평가로 점쳐보는 2016 수능 출제 경향

지난 6월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최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실시됐다. 2016년도 수능을 코앞에 둔 모의시험으로 본시험의 출제 경향과 의도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교육 업체 스카이에듀의 강사들이 국·영·수 과목별로 분석해봤다.


 

국어 “평이하다 못해 쉬웠지만 기초 개념에 충실할 것”
이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모의고사는 A형, B형 모두 평이한 수준이 아니라 쉽게 출제됐다는 것이 포인트. A형은 작년에도 쉬웠기 때문에 조금 더 쉬웠고, B형은 작년 수능이 어려웠기 때문에 아주 쉬웠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변별력을 보여줬던 독서(비문학) 영역에 고난도 지문이 출제되지 않아 작년 6월 평가원이나 작년도 수능보다 쉬웠다고 볼 수 있다. 또 학생들을 어렵게 했던 고전시가가 쉬운 작품 위주로 EBS 교재에서 연계돼 출제되고(A형: 남구만의 시조 / 위백규, ‘농가’ / B형: 시조 두 편), 현대시 역시 쉬운 작품이었던 고은의 ‘성묘(EBS 인터넷수능)’가 연계돼 EBS를 굳이 풀지 않은 학생이라도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추론적 사고 영역을 평가하는 극 장르 역시 지문이 반 이상이 겹치고 내용이 쉬웠다. 화법과 작문은 역대 나온 문항들 중에 가장 쉬운 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그러나 B형에서 자료 활용 문항으로 출제된 6-8번 세트는 참신한 유형으로 출제돼 의미를 가진다. 문법은 기본 개념을 제대로 활용해야 풀 수 있는 문항을 출제했다. 특히 B형의 11번 문항은 여러 교과 개념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개념이 부실한 학생들은 시간을 많이 소요하거나 실수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얕고 넓게 지식을 암기할 것이 아니라 시험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초 개념을 확실히 학습해둬야 한다는 평가원의 메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문항이었다.


영어 “높은 EBS 연계 비중에 주목할 것”
이번 2016학년도 6월 수능 모의평가의 난이도는 EBS를 충분히 공부한 사람이라면 크게 막힘없이 풀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작년에는 추상적이거나 철학적인 지문을 사용한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이번에는 이런 지문이 배제됐다. EBS 연계에 있어서도 기존 연계율을 지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특히 3점 문항은 2문항을 제외하고 모두 EBS 지문을 사용했다. 구체적으로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빈칸 문제 3문항 중에서 2문항이 EBS 교재의 지문을 토대로 출제됐으며 (31번은 수능특강에서, 32번은 영어독해연습 2에서 출제됐다), 어법 문제 또한 EBS 영어독해연습 1의 지문을 사용했다. 이 빈칸, 어법 문항 모두 3점짜리 문제다. 또 다른 3점 문항인 39번 문장 삽입 문제 또한 영어독해연습 1의 지문을 사용했다.
이번 6월 수능 모의평가는 ‘EBS 간접 연계’를 적용하는 첫 시험이다. 간접 연계란 EBS 지문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지문의 내용과 비슷한 주제를 갖는 다른 지문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제 EBS의 지문을 암기하는 것은 문제풀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EBS 연계 출제에 관한 논란이 많지만, 아직은 EBS를 중심으로 한 기존 공부 방식에 크게 변화를 줄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수학 A형 “이번에 출제되지 않은 유형의 문항이라도 놓치지 말 것”2016학년도 6월 수능 모의평가 수학 A형은 매우 평이하게 출제된 편이나 작년 6월 평가원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비슷하거나 일부 문항은 조금 더 쉽게 출제됐다. 배점 2점 문항으로 출제될 만한 연산 능력 평가 문항이 최소 1~7번 문항까지로 확대돼 출제됐으며, 이해 영역으로 출제되는 배점 3점 문항 또한 8번, 9번, 10번 문항에서는 단원의 기본 개념만 이해하고 있으면 바로 풀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제시됐다. 배점 4점의 문항 역시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됐으며, 난이도 높은 문항으로는 30번과 21번 두 문항이 존재한다.
특기할 사항은 작년 수능 및 평가원과 비교해 무한등비급수의 도형 문항이 재출제된 점, 항상 출제되는 문항인 행렬의 합답형과 지수로그함수의 실생활 활용 문장제 문항이 출제되지 않은 점이다. 함수의 평행이동과 역함수, 일차함수의 식 세우기 등 고1 범위인 고등수학 내용이 가시적으로 출제된 것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내년 첫 시행되는 개정교육과정의 수학 A형의 수능 출제 범위가 현 고1 과정의 일부를 포함하는 부분을 의식한 출제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 6월 평가원의 등급컷은 작년 6월 평가원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약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1등급 컷은 96, 2등급 컷은 90, 3등급 컷은 82점 가량으로 형성될 것이다.
수학 A형을 대비하는 학생들은 이번 6월 평가원에서 20번, 21번, 29번, 30번 문항을 복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이번에 출제되지 않은 유형의 문항이라도 반드시 수능에 출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으므로 놓치지 말고 공부해야 한다.


수학 B형 “각 단원의 정의 및 중요 기본 원리들을 놓치지 말자”
이번 6월 수능 모의평가 B형은 높은 사고력을 요구하며, 계산 과정은 간단하게 변화하는 수능 출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이었다.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29번, 30번이다. 최고난도 문항에 해당하는 30번의 경우, 최근 출제되던 것과 동일하게 여러 단원의 기본 원리들이 결론 도출 과정에 이용되는 종합적 사고력을 묻는 문항으로, 기본 원리를 충실히 학습한 학생에겐 그리 어렵지 않을 문제였다. 특수한 것을 물어본 것이 아니라 지수로그함수의 개형, 미분가능성, 정적분의 정의 및 기본 정리 등의 핵심 교과 개념을 그 학습목표에 맞게 공부했는지를 물어본 문제에 해당하므로, 지금껏 배운 내용들을 토대로 추론했을 경우 학생 수준에서도 매우 쉽고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29번의 경우 기하와 연결된 함수의 극한 문제인데, 기하를 분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함수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예년에 비해 난도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고, 도형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이뤄졌다면 계산 난도는 오히려 예년에 비해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단순하게 출제되던 11번, 12번 등의 3점 문항에서도 어려운 표현은 아니지만 여러 수학적 개념에 의한 표현이 이용된 것과 19번, 27번 등의 4점 문항에서는 단순히 공식이나 유형별 풀이법만을 암기하고 있다면 어려워질 수 있도록 문제가 구성된 것은 눈에 띈다. 역으로 종합적 사고력을 주로 묻는 20번, 21번, 28번, 29번, 30번 등의 4점 문항에서는 복합적 개념과 표현이 이용되지만 각 단원의 정의 및 중요 기본 원리들을 알고 활용할 수 있으면 계산 과정은 오히려 더욱 간단해진 것 또한 눈에 띈다. 앞으로 각 단원의 여러 표현들을 통해 수학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기본 개념의 의미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준비하면 좋을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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