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8일 일요일

아이를 성장시키는 질문법

아이의 학습을 망치는 질문과 키우는 질문이 따로 있다면 교사뿐 아니라 부모도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질문하는 방법만 잘 활용해도 아이가 학습한 내용을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아이의 공부를 도와주는 질문법을 연구해온 김성효 교사의 노하우가 담긴 공책을 슬쩍 훔쳐본다.




좋은 질문의 4가지 조건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좋은 질문이 선행돼야 한다. 전북교육청 장학사로 재직 중인 김성효 교사는 아이들에게 하는 질문에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떻게 질문해야 아이의 공부에 도움이 될까?

1 되도록 짧고 간결하게 질문하라 질문은 간결하게 하자. 예를 들어 아이에게 “이건 사탕 두 묶음이에요. 그런데 사탕은 한 묶음에 8개씩 들어 있어요. 사탕이 한 묶음에 몇 개씩인지 생각해보고, 이것이 모두 몇 묶음 있었는지 생각해봐요. 그러면 사탕은 모두 몇 개죠?” 이런 식으로 질문을 길게 한다면 어떨까? 아이는 이야기를 들으며 앞의 내용을 잊어버리게 된다. 질문이 장황하면 보충 설명이 돼 아이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질문이 길어질수록 내용의 난이도와 상관없이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2 질문으로 학습 중간중간 핵심 짚어주기 학습을 하는 동안 중간중간에 핵심이 되는 부분을 놓치지 않도록 반복해서 질문하자. 그렇게 아이가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특히 아이들은 단어나 용어의 뜻을 잘 몰라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려운 용어는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질문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이해했는지 어떻게 알까? 아이의 눈빛은 매우 정직하다. 눈빛과 표정만으로 아이가 질문을 잘 이해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또 정답이 있는 간단한 질문(수렴적 질문)만 하기보다는 때로는 창의적이고 고차원적인 사고 능력을 요구하는 질문(확산적 질문)을 적절하게 섞는 것이 좋다. 확산적 질문은 아이가 깊이 있게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준다.

3 질문 후 5초 기다리기 아이에게 질문을 하고 5초간 기다려주자. 평소 대답을 잘 못하던 아이도 대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대답하지 못할 때 부모들은 조바심이 생겨 빨리 이야기하라고 독촉하기 쉬운데 그럴수록 아이는 입을 다물 것이다. 아이가 충분히 생각하고 대답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이는 이미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방법이다. 교육학자 제임스 M 쿠퍼는 교사들이 발문한 다음 3~5초만 기다리면 학급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사가 기다려주면 학생이 좀 더 길고 자세한 대답할 수 있고, 질문에 요구하는 내용에 더 가까운 응답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반응이 느린 학생들도 답할 수 있는 비율이 향상된다고 했다.

4 긍정적인 반응으로, 허용적인 분위기 조성하기 다양한 질문과 다양한 대답이 수용되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아이의 창의성이 커진다. 잘못된 대답을 한 경우라도 질문을 통해 아이 스스로 수정과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 좋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어느 부분이 잘못됐죠?”, “어떻게 수정할 수 있을까요?” 등 아이에게 열린 기회를 준다. 때로는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질문을 하며 그 흐름을 끊기도 할 것이다. 만약 이야기를 나눠볼 만한 질문일 경우, 충분히 대화를 한다. 질문은 사고력 발달에 좋다. 그것이 즉각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일 경우에는 공책에 기록해놓고 나중에 찾아봐서 알아보도록 유도한다. 당장은 필요 없어 보이는 대답이나 질문이 많더라도 그 속에서 아이들은 창의성이 자라고 더 많은 것을 배워나갈 수 있다. 그러나 전혀 상관없는 내용의 질문일 경우, 공부 시간이 끝나고 나서 나중에 질문하도록 지도한다.

예를 들어 ‘흥선대원군이 세운 척화비에는 어떤 뜻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다양한 답이 있을 것이다. 오랑캐를 막아내겠다는 뜻 혹은 근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 등. 그러나 어떤 아이는 ‘그런데 흥선대원군은 젊었을 때 거지였잖아요? 왜 거지가 대원군이 됐어요?’라는 등 갑자기 다른 질문을 할지도 모른다.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그래요, 흥선대원군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고 있네요. 흥선대원군은 젊은 시절 대신들에게 구걸할 정도로 어렵게 지냈지만 고종이 왕이 되고 대원군이 됐죠’라고 이미 학습한 내용을 간단히 짚어주며 넘어간다. 아이가 학습 진행에 상관없는 질문을 계속한다면 공책에 적어놓고 나중에 답해주겠다고 추후에 지도할 의사를 밝힌다. 아이의 자존감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학습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한다.

김 교사는 좋은 질문이란 단계를 밟아가며 학습 지도사가 의도하는 최종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질문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은 그것이 다분히 의도적이고 단계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이에게 학습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꼭 물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핵심 발문에 대해 미리 구상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김성효 교사의 발문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티처빌 원격교육연수원의 '기적의 수업멘토링' 강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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