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학생은 미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필자는 A 학생을 만날 때마다 걱정되고 안타깝다. A 학생은 일반계고에서 예체능계 진학을 준비하면서도 2등급대의 비교적 좋은 내신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여러 과목 중에서도 수학을 가장 잘하고, 고 1~2학년 때는 주요 과목 1등급대를 받기도 하는 등 별 어려움 없이 공부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실기 준비가 그다지 많은 시간을 잡아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3학년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수능과 내신 공부, 실기 준비 등이 겹치면서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해진 것이다. 단순히 학교 진도에 맞춰 공부하는 게 아니라 수능에 대비해 전 범위를 공부해야 하니 부담이 확 늘어난 상황에서 실기 준비에 대부분 시간을 쏟아야 하는 A 학생은 무척 혼란스럽다.
필자는 A 학생처럼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을 만나면,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보통 학생들은 시간이 없어도 기존 공부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저 '하던 대로'만 하려고 한다. 필자는 이것을 과감히 바꾸라고 권한다. '수능 전에 이 과목 교재를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부터 고려하라고 말이다. A 학생처럼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개념'에만 매달리면 대입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보다 실전적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원래 공부에서는 '원리와 원칙, 정석'이 훨씬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학생에게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상황에 따라 자기에게 맞는 공부법을 택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이 모두 두꺼운 개념서를 들고 달달 외우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개념부터 외우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말고, 책을 펴놓은 상태로 개념을 보면서 문제에 적용해 푸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특히 A 학생은 서울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다 보니, 개정 전 한국사 시험도 봐야 해서 그 공부량도 만만치 않다. 두꺼운 개념서를 보며 시간 부족을 탓하다 보면 공부에서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차라리 문제 풀이부터 하면서 빠트린 내용이 나오면 그때 다시 개념서에서 찾아보며 보강하는 식으로 공부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이 방법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나, 아직 시간 여유가 많은 학생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부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거나, 할 것이 너무 많아 난감한데 시간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꽤 유용하다. 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나 경제경시 같은 외부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경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원칙적으로는 공부할 때 '개념 학습'이 먼저인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어떤 상황에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 시간이 없다면, 혹은 개념 공부를 하러 책을 펴는 순간부터가 고역이라면, 공부 방법을 거꾸로 해보자. 때로는 문제 풀이가 공부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여름방학 공부법 세미나' 무료 개최
짧아진 여름방학에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송재열·윤의정·최민규 등 공부혁명대 대표 컨설턴트 3인이 중·고교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여름방학 공부법 세미나’를 무료로 개최한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과목별 학습법을 제시하고, 참석자에게 공부법에 관련된 질문을 받아 현장에서 궁금증도 해결해 준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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