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6일 화요일

"전 세계 대학에 지원 자격… 세계 7위권 명문고로 도약할 것"

초 'IBDP' 인증(세계적 학력 인증 프로그램) 받은 경기외고
세계가 인정하는 교육·학위 받아 글로벌 명문대도 IB 이수 학생 선호
45점 만점에 38점, 아이비리그 합격선
경기외국어고등학교(경기 의왕 소재)가 최근 세계적 학력 인증 프로그램인 IBDP 인증을 받았다. IBDP (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는 전 세계 138개국 2201개 학교에서 채택하는 국제 표준 고교 교육 과정으로 흔히 'IB'로도 불린다.

박하식 교장은 "외국인 학교를 제외하고 국내 고등학교가 IB 인증을 받은 것은 경기외고가 최초다. IBDP 인증은 경기외고가 세계적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학력 인증 프로그램 IBDP

IBDP는 국제적으로 학력을 인증받는 국제 학위 과정이다. 2년간의 교육 과정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고, 가르치는 선생님이 내는 시험과 IB 본부에서 치르는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3개의 필수 과정과 6개의 교과 선택 과정이 있으며, 45점 만점 가운데 24점 이상을 받아야 국제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박 교장은 "IB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는 AP와는 평가방식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AP는 매년 5월에 치르는 시험에서 5점 만점 중 3점 이상을 받으면 대학에서 인정하는 결과 중심의 학력 인증 과정입니다. 반면 IB는 시험뿐 아니라 2년간의 수업을 이수해야 하는 과정 중심의 학력 인증 과정이죠. 이 때문에 미국에서 IB를 채택하는 학교들이 크게 늘고 있어요. 세계적인 명문대들도 IB 이수 학생들을 선호합니다. 실제로 45점 만점에서 38점 이상만 되면 아이비리그에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하식 교장과 경기외고 IB반 학생들./이경호 기자 ho@chosun.com
박 교장은 "IBDP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해당 고교가 교육 커리큘럼과 교사진, 시설 등이 세계 수준이라는 것을 검증받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IB는 모국어 수업을 제외하고 모든 수업을 영어나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세 가지 언어 가운데 한 가지 언어로만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가르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외국인 학교 네 곳에서만 IB 인증을 받았었죠. 그러나 경기외고는 외국어고라는 특성을 살려 IB반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 1학년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예비 IB반을 운영해오고 있어요. 이 학생들은 올해부터 2~3학년 2년간 정규 IB 과정을 이수하게 됩니다."

IB는 한 수업당 학생 정원을 20명이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외고는 시설 확충 및 신규 교사 채용 등 인적·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현재 경기외고 IB반 수업을 진행하는 전담 교사만 11명일 정도다.

"경기외고는 IB 인증을 받기 위해 재단법인 봉암학원과 함께 지난 2008년부터 각종 문헌과 인터넷 자료 등으로 치밀한 연구와 준비를 했습니다. 1년 전부터는 경기외고 교사들이 IB에서 공식적으로 개최하는 교사 연수에 참석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선생님들과 함께 교수 및 평가방법을 배웠어요. 지난 2학기에는 거의 매주 1회씩 모여 IB의 교육철학 및 교수방법, 평가방법 등에 대한 자체 연수를 했습니다. 국제 규격의 시설을 갖추는 등 물리적 환경 준비에도 만전을 기했어요. 결국 지난해 12월 30일 IBDP 인증을 받았고, 대한민국 국적의 우리 고등학생들이 한국에 있으면서 세계가 인정하는 수업에 참가하며 학위를 받는 길이 열린 것이죠."

세계적 명문고가 되기 위한 특색 있는 프로그램 운영

IB는 각 학교의 성적이 모두 공개된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IB 과정을 운영하는 경기외고는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2014년 1월쯤 세계 7위권의 명문고로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교장은 "IBDP 인증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쳐 경기외고의 역량을 인정받을 것이다. 또 프라이드 코리아(PKP·Pride Korea Program), 글로벌 비전 투어(GVT·Global Vision Tour) 등 다양한 특색 있는 프로그램 운영으로 경기외고가 세계적 명문고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라이드 코리아는 경기외고 학생들이 문화사절단이 돼 해외에 한국을 알리는 프로그램입니다. 방학 등을 이용해 다른 나라로 가 한국을 소개하고 문화를 전파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비전 투어는 네팔·몽골·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떠나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한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많아서 한국어와 영어를 가르치는 학습봉사를 주로 할 방침입니다."

박 교장은 "경기외고가 중등교육의 한류를 불러일으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많은 한국의 인재들이 해외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의 고등학교들이 해외의 젊은이들을 맞이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경기외고는 IB 인증을 시작으로 우리 중등교육을 모듈화하고 표준화해 우리 교육 수출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토대가 되려고 합니다. 앞으로 세계적 명문고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경기외고의 도전을 지켜봐 주세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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