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3일 토요일

입학사정관제의 모든 것_다양한 스펙보다 꿈 향한 '꾸준한 활동' 보여줘야


수시 모집 규모의 확대와 함께 최근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올해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한 전형은 전체 대학 선발 인원의 10.8%를 차지하고, 수시 모집에서는 총 119개 대학 3만808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개 대학 3675명이 증가한 규모다. 이처럼 입학사정관 전형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학생부 중심의 일반전형에서도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전형이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수험생 및 학부모의 관심과 전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 2012학년도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의 특징
―전형기간의 확대 및 서류 검색 시스템 도입
2012 대입 수시 모집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은 다양한 전형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학생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 등을 충분히 평가하기 위해 기타 수시 전형과 달리, 한달가량 앞당긴 8월 1일부터 원서접수가 가능해진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서류 평가의 공정성이다. 올해 입시에서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입학사정관 전형의 주요 자료인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 학생이 제출한 서류의 표절 여부 등을 확인하는 서류 검색 시스템을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표 참조]

―전형 방법의 다양화
입학사정관 전형은 서류평가와 면접이 중요한 평가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상당수 입학사정관은 학생부를 학생의 성실성과 학습 태도 등을 파악하기 위한 기본 자료로 활용한다. 따라서 꾸준한 내신관리는 기본이다. 또한 최저 학력기준을 적용하거나, 선발 과정에 수능 성적을 반영함으로써 수능을 평가 요소로 활용하는 대학도 있다.

하지만 2012학년도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을 살펴보면, 학생부와 수능 성적을 완전히 배제하고 면접과 창의력 평가로만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이 신설되어 시선을 끈다. 연세대는 장시간 면접에 기초해 창의성을 평가하는 '창의인재 전형'을 신설하여 문과대·이과대 등에 한해 3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경희대는 창의적 체험 활동 보고서를 기초로 서류(자기소개서, 추천서, 비교과)와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전형'을 신설하여 총 2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두 대학 모두 학생부 교과 성적은 물론 최저학력기준으로도 수능 성적을 활용하지 않을 계획으로 교과 성적은 다소 부족하지만, 적극적이고 창의성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학생들의 지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2.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법
―뚜렷한 목표의식은 기본

입학사정관 전형의 평가 중 가장 중요한 기준은 뚜렷한 목표 의식이다. 즉 본인의 진로에 대해 얼마나 진지한 고민이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목표에 대한 자기 확신은 입학 후 학습에 임하는 자세나 성취욕에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관심분야에 대한 일관된 활동
진로에 대한 목표가 설정되었다면 다양한 방면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관심 분야와 연계된 활동에 일관되게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갖는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화려한 스펙'이다. 하지만 일관성 없이 다양성만 부각되는 비교과 활동은 대입만을 위한 이력관리로 보일 수도 있다. 자신의 관심분야 및 진로와의 연관성을 고려한 비교과 활동이 충분히 이루어졌는지는 의미있는 평가 자료가 된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
입학사정관들은 자기주도적인 학습 과정과 입학 후의 학습계획 그리고 이와 연계된 미래의 계획을 면밀히 검토한다. 학생들이 제출하는 공인어학성적, 수상실적 등의 결과보다는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를 통해 학생의 목표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보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교 재학 중 비교과 활동을 할 때 '자신이 왜 그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또 '나의 꿈과 삶에 어떤 의미를 가져다주었는지'를 잘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특별한 실적이 없더라도 노력의 과정을 증명할 수 있다면 충분해 도전해볼 만하다.

―학생부 성적 관리는 필수
대부분의 학생은 학업성적이 낮더라도 봉사활동을 많이 하거나, 수상실적이 좋으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정책이 그 배경이다. 또한 대학들도 대학의 학업 과정을 정상적으로 따라갈 수 있는지를 학생부 교과 성적을 통해 확인한다. 특히 전공과 관련된 고교 교과목의 성취 수준과 성적 향상도 등은 해당 전공에 대한 지원자의 관심과 열정, 성실성 파악을 위한 지표로 사용된다. 따라서 목표하는 전공 분야와 관련된 과목은 반드시 상위권을 유지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심층면접 대비 철저히 해야
대부분의 입학사정관 전형은 구술·면접을 실시한다. 대학에 따라 교과적 지식을 묻는 내용도 있지만, 해당 분야에 대한 폭넓은 생각을 확인하눈 것이 일반적이다. 동국대, 아주대, 한국외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비하기 위한 모의면접을 해주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를 활용한다면 면접 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학의 진로탐색·전공체험 프로그램도 활용
최근에는 대학들이 입학사정관 전형 방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캠프를 개설하거나, 모의면접을 정례화하는 등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진로나 적성을 계발하면서 목표 대학에 대한 일관된 관심과 열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이해와 오해

―내신이 안 좋아도 합격이 가능하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학생들의 가장 큰 오해 중의 하나가 바로 교과 성적이 부족해도 합격할 수 있는 전형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앞에서 언급했던 연세대, 경희대와 같이 학업 성적을 철저하게 배제한 일부 전형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학생부는 '학업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기본 자료이다. 아무리 한 분야에 특별한 능력을 갖췄다 하더라도 대학 진학 후의 학업수행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선발대상에서 제외된다.

―스펙은 많을수록 유리하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이 모두 화려한 수상실적을 가지고 있거나,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은 아니다. 입학사정관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교 생활에서 어떤 노력을 했고, 앞으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노력하는 과정에서 상을 받았다거나, 자격증을 획득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은 노력에 따른 하나의 결과물일 뿐 수상 자체가 평가의 전부가 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봉사활동이든 수상실적이든 그 양보다는 활동의 질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즉 일회성의 시간 채우기 식 봉사활동보다는 작은 규모라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꾸준하게 도왔다면 훨씬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류' 준비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서류평가의 비중이 다른 전형에 비해 상당히 크다. 특히 서류의 기본이 되는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추천서는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비교과 활동이나 지원자의 개성, 삶의 태도를 확인하고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따라서 자신만의 특징을 살리면서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될 수 있고, 무엇보다 진실성이 묻어나야 한다. 추천서의 경우에는 작성하는 선생님이 구체적으로 자신의 특성과 장점을 서술할 수 있도록 선생님과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

서류 작성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솔직함이다. 입학사정관은 자기소개서나 추천서에 드러난 학생의 장점을 면접을 통해서 확인하기 때문에 서류상의 내용이 거짓이거나 타인이 대신 작성한 것이라면 면접에서 바로 드러날 수 있다. 따라서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서툴지만 진솔하게 학생 스스로 작성한 내용이 경쟁력 있는 서류임을 명심해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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