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서 삼심양합(三心兩合)의 태도를 중시했다.
먼저 삼심(三心)은 독서할 때 지녀야할 세 가지 마음가짐이다.
전심(專心)과 세심(細心), 항심(恒心)을 꼽았다.
전심(專心)은 모든 잡념을 배제하고 마음을 오롯이 모아 책에 몰두하는 것이다.
세심(細心)은 말 그대로 꼼꼼히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훑는 자세다.
그는 책을 읽다가 중요한 대목이나 좋은 구절과 만나면 표시해두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부친에게 나아가 물어 완전히 안 뒤에야 그만두었다.
항심(恒心)은 기복 없는 꾸준한 마음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매일 밥을 먹어야 하고 날마다 책을 읽어야 한다.
하루만 굶으면 배가 고프고 하루만 안 읽으면 머리가 고프다.“
안중근 의사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속에 가시가 돋는다.”
(一日不讀書, 口中生荊♢)고 한 뜻과 같다.
양합(兩合)은 두 가지 결합과 연계를 말한다.
첫째는 독서와 수신양덕(修身養德)의 결합을 강조했다.
그는 책상 위에 직접 제갈공명의 계자서(誡子書) 중 다음 대목을 써 놓았다.
“군자의 배움은 고요함으로 몸을 닦고, 검소함으로 덕을 길어야 한다.
담박함이 아니고는 뜻을 밝게 할 수 없고, 고요함이 아니고는 먼 데까지
다다를 수가 없다.
(夫君子之學, 靜以修身, 儉以養德, 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
고요함과 검소함으로 자신의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향상시킬 때
독서의 진정한 보람이 있다.
내면의 성찰 없는 독서는 교만과 독성을 낳기 쉽다.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놀면 못 쓴다.
둘째로 그는 독서와 신체 단련의 결합을 중시했다.
공부로 잔뜩 긴장한 머리는 산책과 체조 등의 활동으로
한 번씩 풀어주어 독서에 리듬과 탄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욱여넣기만 하면 효율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오래 지속할 수가 없다.
그저 읽고 벌로 읽으면 안 읽느니만 못하다.
성호(星湖) 선생 식으로 말하면 흑백을 말하면서
희고 검은 것을 모르고 말을 하지만
귀로 들어갔다가 입으로 나오는 데 지나지 않는다.
실컷 먹고 토하는 것과 같게 된다.
건강을 해치고 뜻마저 사납게 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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