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술보다 논리 … 구체적 사례 들면 생생
A4 반 장 분량이 1~2분 스피치로 적당
내 서류서 뭘 물을지 면접관 입장서 고민
화술보다 논리 … 구체적 사례 들면 생생
A4 반 장 분량이 1~2분 스피치로 적당
내 서류서 뭘 물을지 면접관 입장서 고민
주요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이 17일 국민대를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치러진다.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엔 전국 31개 외국어고등학교의 자기주도학습전형 면접도 진행된다. 10분 내외의 면접 시간 동안 평균 5~6개의 질문과 답변이 오간다. 즉석에서 이뤄지는 추가 질문까지 생각한다면 시간은 더 빠듯하다. 각각의 질문에 1~2분 내외로 간단명료하게 대답하고 준비된 질문을 모두 소화하는 것이 좋다. ‘결론-본론(사례)-마무리(강조)’의 3단계 스피치로 입학사정관의 시선을 끄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론-본론-마무리’로 간단명료하게 대답
면접은 수험생 입장에서 또 한 번의 기회다. 면접관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서류에서 미처 부각하지 못한 특기와 장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서류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면접에서 만회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면접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면접관의 질문과는 무관하게 수험생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다든가 한 개의 질문에만 매달려 장황하게 설명을 하다 면접 시간을 다 써버리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결과적으로 수험생 본인만 손해다. 차정민 중앙대 입학사정관은 “면접관은 서류 평가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질문을 준비한다”며 “준비된 질문과 즉석에서 이뤄지는 추가 질문까지 모두 소화해야 대학이 수험생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학사정관들은 “면접에선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핵심만 간결하게 답하는 논리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5~6개의 준비된 질문과 추가 질문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서는 각 질문에 1~2분 내로 간결하게 답하면서 논리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T&D 파트너스 커뮤니케이션 연구소의 이민영 소장은 “글이 ‘서론-본론-결론’의 논리 구조라면 대화는 ‘결론-본론(사례)-마무리’로 이어지는 전개가 효과적”이라며 “결론을 먼저 말한 뒤 한 문장씩 덧붙여 설명하는 방식으로 답변을 구성하면 짧은 시간 안에 핵심만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지원 동기와 학업 계획을 묻는다면 ‘제가 이 학교를 지원한 이유는 ○○ 때문입니다’라고 결론을 먼저 제시한다. 이후 한 문장씩 덧붙여 지원 대학·학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를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로 풀어낸다. 이어 대학 진학 후 학업 계획과 연결해 마무리를 짓는다. 이때 ‘최선을 다하겠다’‘열심히 하겠다’ 등의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은 “구체적인 사례가 중요하다”며 “화려하고 뭔가 대단한 활동이 아니라 초라해보여도 본인만의 경험을 진솔하게 보여주면 충분하다”고 당부했다.
자소서에 기초해 예상 질문·답안 작성
간결하고 논리적인 답변은 스피치 대본에서 출발한다. 예상 질문을 뽑고 답변을 1분 분량에 맞춰 작성해본다. 이 소장은 “A4 반 장 분량이 1~2분 스피치로 적당한 양”이라며 “예상 질문을 뽑고 모범 답안을 만들어 연습하면 논리력·표현력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고 충고했다.
스피치 대본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대본은 키워드가 아닌 실제 답변을 한다는 느낌으로 구어로 작성한다. 문장은 단문으로 한다. 주어와 서술어가 하나씩만 나오는 짧은 단문이 말하기도 좋고, 듣는 사람도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문장은 ‘~다’로 깔끔하고 힘 있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형용사·부사의 남발이다. 이 소장은 “많은 학생이 의식하지 못한 채 면접관 앞에서 ‘되게, ~거든요’ 등과 같은 친구들끼리 자주 쓰는 표현이나 진짜·정말 등 불필요한 형용사와 부사를 남발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표현이 과하게 반복되면 말을 두서없게 만들고 이야기의 강약을 해쳐 정작 강조해야 할 핵심이 묻혀버릴 수 있다. 본인의 스피치를 녹음해 들어보면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표현과 딱딱한 어투를 찾아 고치는 데 도움이 된다.
예상 질문과 모범 답안을 만들 때는 자신의 자기소개서와 학생부에 기초한다. 이성권 서울 대진고 교사(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대표)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자료는 학생부”라며 “자기소개서에서 강조했던 활동을 중심으로 고교 3년의 경험과 다양한 활동을 꼼꼼하게 떠올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억을 떠올리고 정리할 땐 마인드맵이 도움된다. 이 교사는 “관심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를 중심에 놓고 관련 활동을 확장하는 식으로 마인드맵을 그리면 고민과 성장 과정을 정리하기 쉽다”고 제시했다.
평소 다양한 글을 읽고 주제문을 작성해보는 것도 스피치 훈련의 기초 과정인 논리적인 글쓰기의 좋은 연습이 될 수 있다. 글의 핵심을 요약해보고 주제를 찾는 훈련을 반복하면 핵심을 먼저 제시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어 ‘결론-본론-마무리’ 형식의 글쓰기에 익숙해질 수 있다. 글의 요지 분석 훈련은 논리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전공적합성 면접에도 도움이 된다.
모의 면접 촬영해 습관 교정
면접 실전 연습을 하기에는 모의 면접이 좋다. 모의 면접을 할 땐 부모·선생님·친구들과 함께 면접자와 면접관의 역할을 번갈아가며 해본다. 이 교사는 “면접관 역할을 해봐야 예상 질문을 뽑는 눈을 기를 수 있다”며 “면접관이 돼 친구의 서류를 검토해보고 다양한 시각에서 질문을 던져보라”고 권했다. 친구로부터 받은 질문과 내가 친구한테 한 질문들을 묶어 예상 질문 목록을 만든다. 내 서류를 보고 무엇을 궁금해할지 면접관의 입장에서 고민해본다.
모의 면접은 최대한 실전과 똑같은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좋다. 면접장 문을 두드리는 노크에서 시작해 문을 닫은 뒤 공손한 인사와 의자에 앉기 전 가벼운 목례까지 면접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세심한 부분까지 점검해둔다. 단정한 옷차림과 면접장에서 휴대전화를 꺼두는 예의도 필수다. 자리에 앉은 뒤 손과 발의 위치, 답변할 때 적절한 몸짓과 손짓, 면접관을 향한 자연스러운 시선도 필수 확인 사항이다.
자신의 목소리 톤과 말하는 속도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소장은 “평소 자신이 말하던 톤에서 한 톤 정도 높여 힘 있게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며 “스피치 대본에 적절하게 쉼표를 집어넣어 속도와 톤을 조절하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모의 면접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자신의 면접 모습을 검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말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진다거나 다리를 떠는 등 눈에 거슬리는 동작들을 잡아낼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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