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7일 수요일

스승→제자→후배 '대물림 연구'…일본 노벨물리학상 수상으로 결실

한국경제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 정말 (제가) 노벨상을 수상해도 되는지, 기쁘지만 좀 복잡한 심정입니다.”

가지타 다카아키 일본 도쿄대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다음날인 7일 도쿄대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정말 도쓰카 선생님의 공적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승인 고시바 마사토시 도쿄대 명예교수에 이어 자신보다 앞서 연구팀을 이끌었던 선배 도쓰카 요지 전 도쿄대 명예교수를 거론한 것이다.

이번 노벨물리학상 수상은 스승이 개척한 연구를 선후배 관계인 제자들이 이어받아 발전시키는 연구 문화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00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스승 고시바 교수의 연구과제는 제자인 도쓰카 전 교수와 가지타 교수로 이어졌다. 도쓰카 전 교수는 고시바 교수가 중성미자를 관측하는 데 활용한 ‘가미오칸데’를 개조해 ‘슈퍼가미오칸데’를 지어 1996년부터 운영했다.

하지만 연구가 한창이던 2001년 11월 슈퍼가미오칸데 내 관측장비가 무너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 연구가 중단 위기에 처했다. 도쓰카 전 교수는 대장암에 걸린 몸을 이끌고 관측장비 복구에 전력을 다했다.

1년 후 슈퍼가미오칸데는 정상화됐지만 도쓰카 전 교수는 병세가 악화돼 2008년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가지타 교수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2001년 사고를 떠올리며 “도쓰카 선생님의 지도력으로 팀이 하나가 돼 재건할 수 있었다”며 “살아계셨더라면 노벨상을 함께 받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수상 배경에는 일본의 ‘오이에게(お家芸·한 집안에서 전해지는 독특한 기예)’라고 불리는 전통이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고시바 교수 사단엔 ‘중성미자 관측’이 오이에게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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