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0일 목요일

한국 수학 영재들, 이젠 필즈상(수학계의 노벨상)만 남았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사상 첫 종합우승… 참가자 전원 금메달

세계 수학 영재들의 경연장인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우리나라가 대회 참가 사상 처음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수학계에서는 한국 수학이 바야흐로 선진국 수준에 들어섰다는 증거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벨 과학상보다 먼저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Fields Medal)' 수상자가 한국에서 나올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한국과학창의재단은 16일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에서 열린 제53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우리나라가 종합 점수 209점을 받아 역대 최초로 종합 1위의 성적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김동률(서울과학고 1)·김동효(서울과학고 3)·문한울(세종과학고 2)·박성진(서울과학고 2)·박태환(서울과학고 3)·장재원(서울과학고 3) 등 참가자 전원이 금메달을 땄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단 중 만 15세로 가장 어린 김동률군은 42점 만점에 40점으로 전체 개인 순위 2위도 기록했다.

한국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 비교 연구(TIMSS)'에서 한국 중학교 2학년들은 1995년 이후 줄곧 2~3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9년 OECD가 전 세계 만 15세 학생 47만명을 대상으로 한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 연구(PISA)'에서 한국은 수학에서 OECD 회원국 34개국 중 1위였다. 윤경숙 교과부 수학교육정책팀장은 "엘리트 수학 교육이라 할 수 있는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종합 우승하면서 수학 교육에서 명실공히 세계 상위권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종합 1위를 차지한 한국 대표단 학생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문한울, 박태환, 박성진, 김동효, 장재원, 김동률 학생.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수학 연구에서도 한국은 선진국 수준에 올랐다. 국제수학연맹(IMU)은 70개 회원국을 연구 수준에 따라 1~5군으로 나눈다. 한국은 한동안 투표권이 2개인 2군에 머물다가 2007년부터는 투표권 4개인 4군으로 올라갔다. 5군은 G8 국가와 이스라엘, 중국 등 10개국. 논문 발표 수와 국제학술대회 개최 수에서도 2005년까지 15위권에 머물다가 2007년 이후 1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수학계의 월드컵 '세계수학자대회' 2014년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수학계의 다음 목표는 필즈상. 박형주 포스텍 교수(수학과)는 "다른 과학 분야 올림피아드 수상자는 의대로 많이 진학하지만 수학올림피아드 수상자들은 60~70%가 수학과로 진학한다"며 "이들에게 필즈상 수상의 기대를 걸어봄 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978년 필즈상 시상 이후 수상자 32명 중 11명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출신이다.

또 필즈상은 40세 나이 제한이 있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은 대부분 70대 이상이다. 평생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아직 기초과학에서 업적이 축적되지 않은 한국으로선 조만간에 수상자를 내기 어려운 조건이다. 박 교수는 "젊은 영재가 수학 난제 하나만 풀면 바로 필즈상을 탈 수 있다"며 "김연아 이후 스케이트장이 아이들로 붐비듯 필즈상 수상자가 나오면 한국 수학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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