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0일 목요일

매사 의욕 없는 아이, 어떻게 하나

"지나친 기대 대신 '느긋한 관심' 가져주세요"


자녀가 중학교에 올라가면 상당수의 학부모가 난감해한다. ‘몸은 어른이 됐지만 마음의 성장은 그 속도를 따르지 못해 방황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결과다. 맛있는공부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중학생 학부모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오늘부터 4주에 걸쳐 사례별 질의응답 형태의 전문가 칼럼을 싣는다. ―편집자 주

“요즘 아이가 좀 이상합니다. 공부엔 관심도 없고 시키기 전엔 꼼짝 않으려 해요.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도 시큰둥한 반응만 돌아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의욕을 되찾게 할 수 있을까요?”

◇의욕 없는 모습도 ‘표현’… 원인부터 찾아야
부모 눈에 못마땅해 보이는 자녀의 행동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을 때 부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자녀에게 변화가 없다면 그때까지 기울이던 노력을 잠시 멈출 필요가 있다. 대신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의욕 없는 모습은 ‘너무 고통스러워 도움이 필요하다’는 표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학생 시기 청소년의 의욕을 꺾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부모의 의욕이 너무 앞서는 경우다. 부모가 자녀 일을 하나부터 열까지 챙길 때 자녀는 주도력 개발 기회를 잃게 된다. 열심히 하지 않아도 모든 일이 척척 해결되는 상황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둘째, 부모의 기대가 너무 높은 경우다. 어떻게 해도 부모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아이들은 쉬이 포기해버린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은연중 자녀의 꿈을 무시하는 경우다. 어떤 부모는 자녀의 꿈이 너무 거창하다고 여겨지면 “네가 그런 걸 할 수 있겠어?”라며 핀잔을 준다. 부모에게 그런 말을 들은 자녀는 자신감을 잃고 자조(自嘲)하게 된다.

◇‘반짝 관심’은 역효과… 느긋하게 기다릴 것

자녀를 ‘걱정거리’나 ‘치료가 필요한 대상’으로 취급하면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부모의 걱정은 잦아지는 잔소리, 깊은 한숨, 못마땅한 눈빛 등 여러 형태로 표출된다. 사춘기 자녀는 언뜻 온몸으로 부모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부모의 사랑이다. 이 경우,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만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부모에게 무기력한 모습을 들킨 자녀는 이미 상당히 오래전 의욕을 잃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 만큼 원상태로 회복하는 데도 오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의욕 없는 아이들은 남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자신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특히 ‘잠시 다가와 말 걸었다가 금세 포기하고 돌아서는’ 이들에게 받은 상처는 마음에 고스란히 쌓인다. 이런 자녀를 바꾸기 위해 필요한 건 부모의 느긋한 관심, 그리고 긍정적 에너지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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