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8일 화요일

"입학사정관, 평범한 추천서 보지도 않는다


교사추천서(Recommendation Letter)는 지원서 혹은 이력서에 나타나지 않은 학생의 품성을 학생을 가장 잘 아는 교사의 시각으로 증언해 주는 편지다.

잘 알다시피, 미국 아이비리그 등 톱 칼리지들은 GPA나 SAT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지는 않는다. SAT 2400점을 받았어도, 불합격 당하는 학생들이 절반을 넘는다. 대학들은 추천서나 에세이, 각종 수상경력 등 보조자료들을 통해 학생의 진면목을 보고자 한다. 따라서 명문대 도전하려는 학생들에게 교사추천서는 그저 부탁하기 성가신 하나의 서류가 아니라,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강력한 기회'임을 명심해야 한다.

추천서 요구는 대학마다 각기 다르다. 대학에 따라 대개 카운슬러의 추천서(평가서)를 기본으로 한 뒤 주요 과목 교사(Academic Teacher)의 추천서를 1개 혹은 2개씩 추가로 요구한다.

카운슬러와 과목교사의 추천서는 그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 카운슬러는 학생의 다양한 면모를 토대로 품성이나 활동성을 평가하는 반면, 과목 교사의 추천서는 학문적 열정에 초점을 맞춘다.

일례로 예일대의 경우 고교 카운슬러로 하여금 학생의 유머 감각이나 학문적 열정 등에 대해 평가해 줄 것을 요청한다. 또 과목교사의 추천서는 단순히 좋은 성적보다는 적극적인 수업 참여도나 지적 호기심에 따라 평가를 달리한다. 일전에 만난 카네기멜론 마이클 스타이델 입학처장은 "우리는 토론·그룹리서치 등 수업시간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다른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학생을 선호한다"고 귀띔해 줬다. 추천서 등을 통해 적극적인 수업 참여도가 엿보이면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러면 좋은 추천서를 받기 위해 학생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평소 교사와 많은 대화를 가져 인간적인 친분을 쌓아두는 게 중요하다. 11학년들은 늦어도 오는 9월까지는 추천서를 부탁해 놓아야 한다. 부탁 전에는 반드시 준비할 사항이 있다. 자신의 희망 대학과 전공, 장래 꿈을 추천 교사에게 잘 전하기 위한 계획서(College Planning Portfolio)나 이력서(Resume)를 작성해야 한다. 입학시즌엔 교사 한 명 당 대개 40~60명의 추천서를 쓴다. 이는 교사들에게는 순전히 과외 업무여서, 그들의 노고가 만만치 않게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교사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자신의 정리된 정보를 감사의 편지와 함께 드리는 것이 예의다. 또 추천서를 넣어 부칠 카탈로그 봉투와 우표를 준비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추천서를 제출하는 교사들도 늘고 있다.

사실, 평범한 추천서는 대학의 당락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많은 입학사정관들이 평범한 추천서는 아예 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 평범한 추천서는 대개 "a very good student in our class"라고 쓴 내용들이다. 이는 일반적인 수준의 학생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좋은 추천서에는 "one of the most outstanding students I have taught" 등의 문구가 들어간다. 이런 추천서는 입학사정관의 눈길을 끌고, 대학의 당락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론적으로 추천서가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강력한 기회가 되느냐 마느냐는 그 내용에 달려 있다. 학습에 대한 열정과 수업에 임하는 적극적인 태도, 그리고 교사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베네핏'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뉴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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