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내용이라도 꿈과 연결해 특별한 스토리 만들어야
스펙보다 ‘의미’ 살려야
올해부터 외부 수상 실적 등의 ‘스펙’ 기재가 금지된다. 따라서 교내 탐구토론 대회, 자연관찰 대회, 동아리 활동 등 교내 수학·과학 활동을 통해 자기 실력을 최대한 드러내야 한다.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이미경 소장은 “일상적인 수학·과학 활동이라도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활동을 통해 이룬 내적 변화와 성장에 집중해 기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양은 집에서 직접 생태 연못을 만들어 본 일, 솔방울의 나선 모양에 호기심이 생겨 전문 서적을 공부하며 피보나치수열과 황금비를 알아낸 일화들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과 수학·과학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미경 소장은 “지난해 합격생 중엔 자기소개서에 수학 실력 향상을 위해 오답노트를 작성했다거나 동식물 관찰 일기를 작성했던 일을 기재한 학생도 있었다”면서 “스펙 기재 제한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활동을 선택해 구체적으로 적고 이런 활동이 자신의 장래 희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집중적으로 적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결고리를 찾아 압축해야
올해는 자기주도학습 영역(자신의 꿈과 끼와 관련된 내용)과 인성 영역(봉사체험활동, 배려, 협력 등)을 합쳐 3000자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 기존 5200자에 비해 분량이 줄었고 필수 기재 항목도 다르다.
하지만 입학담당관들이 자기소개서에서 눈여겨볼 핵심 평가 요소들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와이즈만 중등교육책임 고성훈 차장은 “기존의 ‘봉사, 탐구, 체험활동’ 항목이 ‘탐구, 체험 활동’으로 변경되고 봉사활동은 핵심 인성요소 관련 활동 항목으로 편입됐지만 ‘탐구, 체험 활동’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지역사회에서의 봉사활동이 포함돼 있다”며 “기존 필수 기재 항목들을 염두에 두고 자기소개서를 압축적으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학·과학 재능 기부 형태의 봉사활동은 활동 과정을 통해 배운 점은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연결 지어 보여줄 수 있어 자기소개서에 활용하기 좋은 사례”라며 “봉사활동을 위해 심화 탐구 활동까지 진행했다면 수학·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까지 다른 부연 설명 없이 한번에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군도 중1 때 부반장을 담당하며 반 친구들을 위해 아침 자습시간마다 수학문제 풀이를 해주었던 예를 소개했다.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칠판에 수식을 꼼꼼히 써주고(봉사) 막힘 없이 설명해 주기 위해 스스로 심화학습(탐구)을 하면서 오히려 수학 실력이 늘었다(성장)는 점을 설명한 것. 그해 열린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방점을 찍으며 남다른 학습 경험을 소개한 정군의 자기소개서는 필수 항목들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 입학담당관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자기만의 스토리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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