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5일 화요일

"개정 수학, 표현력이 관건… '소규모 토론 수업'이 답이죠"

이해도 평가하는 창의 개방형 문항 늘어
가장 확실한 대비책은 '문제 제대로 풀기'
과정 발표하고 의견 나누면 학습 효과 '업'





"이번 학기부터 바뀌는 수학 교육과 평가의 목표는 원리를 이해하고 실생활(혹은 다른 교과)과 연계, 융합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대비책은 '문제 제대로 풀기'예요. 하루 10문제만 풀어도 수학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죠. 단, 풀이에 쓰인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 틀린 문제는 내일, 1주일 후, 한 달 후 거듭 확인해 100% 소화하는 게 중요해요."

올해부터 초·중·고교 수학 시험에서 서술형 평가 문항 비중이 최대 50%까지 확대된다. 서술형 평가 문항은 배점이 높아 한 문제, 한 문제가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친다. 1년여의 연구 기간을 거쳐 최근 초·중학생용 수학 평가혁신 창의서술형 교재를 완간한 신동엽(47) 휴브레인 대표 컨설턴트는 "30%만 알아도 감(感)으로 정답을 고를 수 있었던 객관식 문제와 달리 서술형 문제는 80% 이상 알아야 정답을 쓸 수 있다"며 "특히 풀이 과정과 창의력 사고력을 중시하는 최근 경향에 따라 정답이 여러 개인 일명 '창의 개방형' 문항이 늘면서 이해도와 표현력이 한층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가정|문항 수 줄이되 깊이 있는 공부 하도록 지원




위 문제는 초등 1·2학년 교사용 지도서 속 예시 문항이다. '49+75=124'란 계산은 초등 2학년 수준에서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막상 풀이 과정을 평가하긴 쉽지 않다. 학부모도 그 점에선 예외가 아니다. "학부모 설명회에서 이 문제를 내놓으면 대부분의 어머니가 '막연하다'고 말합니다. '잘했다' '참신하다' 정도의 평가 외에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당혹스러워하죠. 한 학생의 한 달치 바이오리듬(신체·감성·지성) 그래프를 제시한 후 특정 일자의 바이오리듬을 지정, '신체·감성·지성이 학습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는 고교 수학 예시 문항을 접한 후엔 '이게 무슨 수학이냐'는 반응이 터져나옵니다."

비단 내신 평가뿐 아니라 고교·대학입시에서 논·구술 비중이 커지면서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스토리텔링 능력'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하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신 대표에 따르면 해결책은 의외로 '교과서'에 있다. "개정 이전 수학 교과서에도 단원별 배경지식은 제시돼 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이를 '쉬어가는 페이지' 정도로만 여기고 정작 문제 풀이는 공식에 의존했죠. 반면, 개정 수학 교과서에선 배경지식 관련 부분이 대폭 확대됐습니다. 문제 풀이에 특정 공식이 사용된 이유를 확실히 이해하고, 더 나아가 타인에게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입니다. 따라서 서술형 평가 문항을 효과적으로 대비하려면 개정 교과서 10여 종에 제시된 내용을 두루 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달라진 수학 교육을 가정에서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신 대표는 이에 대해 '부모와 자녀 간 소통'을 강조했다. "부모는 단순히 아이가 문제를 풀게 하고 채점하는 사람이기보다 풀이 과정에 대해 아이와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엄마에게, 아빠에게 자신의 풀이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자연스레 표현력을 기르게 됩니다. 스스로 개념과 원리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죠. 단, 하루에 수십 문제씩 푸는 양(量) 위주 공부로는 이런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요. 아이가 (해결하는)문항 수를 줄이되,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