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습관 잡아주는 덴 '도서관'이 제격
박씨 부부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 두 아이가 초등생일 때부터 박씨가 동대문도서관·고려대도서관 등 집 근처 도서관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수업 예·복습법, 오답 중심 공부법 등 공부 습관을 잡아준 덕분이다. "수학경시대회를 앞두곤 5개년 기출문제를 모아 3회 풀게 한 후 자꾸 틀리는 문제만 취합해 5회 더 풀게 하는 식으로 지도했어요. 6개월쯤 그렇게 공부했더니 1만 명 규모 행사에서 50위 이내에 들 정도로 실력이 늘더군요. 중학교 진학 무렵엔 자기들이 알아서 공부 계획을 세우고 오답 문제 풀이를 반복하며 집중하길래 그때부터 간섭을 최소화했습니다."
- (왼쪽부터) 김현정씨, 박찬민·찬우군, 박정서씨. /이신영 기자
◇매일 식탁서 푸는 '맛있는문제'의 위력
"아이들의 사고력과 호기심을 키우는 덴 질문과 대화만 한 게 없다"는 게 박씨의 소신이다. 일명 '1일 맛있는문제'도 그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틈틈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보며 그날 아이들에게 던질 질문 소재를 고민했어요. 얼마 전 주제는 '올해 장마는 언제 끝날까?'였죠. 미용실에 갈 땐 '서울시민 중 나와 머리카락 개수가 같은 사람이 있을까?'란 질문으로 비둘기집 원리('n+1마리의 비둘기가 n개의 비둘기집에 들어가려면 최소한 1개 비둘기집엔 두 마리 이상의 비둘기가 들어가야 한다'는 원리)를 설명하는 등 일상 속 사례를 통해 호기심을 키워주려 노력했어요."
그는 실험과 연구를 통한 체험 교육도 중시했다. 아이들과 직접 '청계천·양재천의 도심 열섬현상 완화 현상'을 연구하는가 하면 '서울 지하철 방사능 실태 조사' '친환경 제설제 연구' 등에도 나섰다. 이런 교육은 형제의 탐구심 계발에도 적잖이 도움이 됐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찬우·찬민군은 (헬륨가스 풍선과 디지털캠코더를 활용한) '지구 촬영 연구 계획'을 세우고 관련 기업·단체 140여 곳에 계획서를 제출, 삼성전자·기상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의 후원을 받아 지구 표면 촬영에 성공하기도 했다. 박씨는 "언론에 흥미로운 실험·연구 결과가 나올 때마다 '우리도 한 번 해보자'며 권했던 게 아이들의 사고력과 호기심을 키운 비결이 됐다"고 설명했다.
◇"부자 아빠는 못 돼도 1등 아빠 되겠다"
소규모 섬유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박씨는 지금까지 두 아이의 학교 학부모총회나 담임교사 상담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일간지에서 안내하는 교육 관련 설명회도 일정이 허락하는 한 반드시 참석했다. "찬우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결심했어요. '부자 아빠는 못 되더라도 (자녀 교육에 관한 한) 1등 아빠가 되자'고요. 이후 교육 관련 설명회장만 200회 넘게 찾아 다녔어요. 아이가 재학 중인 학교 홈페이지에도 주 1회 접속하는데 최근 2년간 학사 일정만 살펴봐도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그는 두 아이에게 '늘 공부하는 아빠'다. 최근에도 모 교육기관이 운영하는 수학영재지도사 과정과 입학사정관 포트폴리오 지도사 과정을 각각 수료했다. "자녀 교육 강연장을 여러 곳 다니며 느낀 점 중 하나는 '우등생 뒤엔 반드시 공부하는 부모가 있더라'는 사실이에요. 실제로 우리 부부는 늘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려 노력합니다.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아내는 시험 시간표를 직접 써주며 매번 짤막한 편지를 덧붙여요.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과 격려를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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