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5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한 건물은 색색깔의 기하학적 구조물과 지구본 모형을 살펴보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어요. 과학관이냐고요? 아닙니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유네스코(UNESCO)’ 본부 본부에서 열린 ‘지구를 위한 수학의 날’ 행사의 한 장면입니다.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전시물을 둘러본 사람들은 수학자와 국제기구 관계자, 정치인, 그리고 어린이를 포함한 일반 대중들이었어요. 올해는 국제수학연맹이 정한 ‘지구를 위한 수학의 해’입니다. 지구가 겪고 있는 위기에 공감한 수학자들이 지난 2010년 인도 세계수학자대회 때 모여 정했답니다. 세계 수학자들은 2013년 한 해 동안 지구를 위한 수학 연구를 활성화 할 예정이에요. 또한 이같은 수학자들의 노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했지요. 벌써 전세계 30개 나라 100개 이상의 기관이 각종 수학자 모임과 문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2010년 필즈상 수상자인 세드릭 빌라니도 지난 5월 11일 레바논에 있는 베이루트아메리칸대에서 강연을 했지요. 빙하 속 물의 흐름을 수식으로! 매년 감소하는 극지방 빙하 면적은 지구 온난화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직접적으로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 유타대 응용수학과 케네스 골든 교수는 이처럼 위기에 처한 극지방의 빙하를 연구하는 수학자다. 여러 차례 남극과 북극을 방문한 골든 교수는 특히 빙하 속 빈 공간을 들락거리는 바닷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주목했다. 빙하와 바닷물의 상호작용이 빙하가 녹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골든 교수는 엑스선(X-Ray)과 컴퓨터 단층 촬영장치(CT)를 이용해 빙하 속 빈 공간의 미세한 구조를 조사했다. 그리고 그 구조가 기온과 바닷물의 염도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관찰한 뒤, 그 결과를 수식으로 표현했다. 골든 교수의 연구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이 수식을 통해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빙하 속 바닷물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빙하가 녹는 현상을 더욱 자세히 이해하거나, 기후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방정식! 인류와 지구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또 한 가지 큰 문제는 에너지 고갈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수학과 앤서니 피어스 교수는 셰일가스 채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에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고 있다. 셰일가스는 석유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에너지 자원으로 주목받는 천연가스로, 전세계 인구가 향후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 매장돼 있다. 하지만 땅속 깊은 곳에 갇혀 있는 가스를 채취하기 위해서 화학약품을 지하로 내려보내 폭발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일으키게 된다. 피어스 교수는 환경 오염을 최소화 하는 기술 개발 에 활용할 수 있는 수학적인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이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땅속에 흘려 보낸 화학약품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방정식과, 화학약품이 폭발했을 때 암석에 생기는 파열이 어떤 방법으로 전파되는지를 나타내는 방정식, 암석에서 빠져나온 셰일가스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방정식 등을 모두 알아야 한다. 피어스 교수는 이 식들을 이용해 셰일가스를 추출할 때 지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나타내는 연립방정식을 만들었다. 공학자들은 이 연립방정식을 바탕으로 가상 실험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화학약품의 양과 땅을 뚫는 깊이, 주변 환경 요소 등 수많은 변수를 바꿔 입력하면서 방정식을 푸는 것이다. 컴퓨터가 연립방정식을 풀면, 변수의 변화에 따라 땅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 땅을 파면서 실험해 보지 않고도 오염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 수학동아 |
2013년 7월 11일 목요일
지구를 위한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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