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6일 금요일

영훈중 학부모들 "비대위 구성해 지정취소 막자"

학부모총회서 만장일치로 '비대위 구성' 결의… 서명운동 진행]

머니투데이
26일 오후 열린 영훈국제중 학부모총회에 참석한 학부모들. /사진=서진욱 기자.

"정당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국제중이 유지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영훈중 학부모회는 26일 오후 8시 서울 강북구 영훈고 체육관에서 총회를 개최하고, 국제중 지정취소를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총회 진행을 맡은 학부모 A씨는 "알고 있는 것처럼 학교가 타의에 의해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우리 아이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이제 재단과 학교, 교사, 학부모가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가 됐다"며 "우리가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아이들이 우수한 교육시스템 안에서 자라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회는 이날 참석한 학부모 350여명의 만장일치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안건을 결의했다. 12명의 위원으로 출범하는 비대위는 법률적 대응과 언론대응 등 분과별 활동을 펼치게 된다. 앞서 학부모 대표들은 전날 열린 '전학년 대의원회'에서 비대위 결성 안건을 학부모총회에 부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총회는 30분 만에 마무리됐으며, 학부모들은 학년별로 모여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학부모 B씨는 "이렇게 갑작스럽게 국제중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대통령이 한 마디 했다고 기존 절차를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비판했다. B씨는 "마치 모든 학생들이 성적조작에 연루된 것처럼 비춰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그동안 학생과 교직원들의 피해를 우려해 행동에 나서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학부모회가 서명운동에 활용하기 위해 작성한 성명의 일부. /사진=서진욱 기자.
학부모들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지정취소에 반대한다는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학부모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영훈중은 미아지역에 존속해야만 한다"며 "강북학생비율이 높은 영훈중이 인가취소 된다면 서울에 타 지역 국제중 한 곳만 남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영훈중의 알려진 사실들은 과장되고 왜곡돼 있다"며 "정치적으로 학생과 학교가 이용돼선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북유일 명문 영훈중의 인가취소는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서명서를 어떤 기관에 제출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비대위가 출범하게 되면 모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회는 교육부가 최근 즉각적인 국제중 지정취소가 가능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을 계기로 열리게 됐다. 학부모들은 이번 조치를 사실상 영훈중의 국제중 지정을 취소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현행 법은 5년마다 국제중 운영성과를 평가해 지정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경우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