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대회가 진행된 서강대 체육관 관중석에선 학부모의 응원전이 한창이었다. '수학 탈출 넘버원(No.1)' '매스(Math) 통통'…. 팀명이 표기된 현수막이 곳곳에서 나부꼈다. "좋은 자리에 현수막을 걸려고 대회 시작 2시간 전에 체육관에 도착했다"는 박순경(42)씨는 "재밌는 대회란 소문이 워낙 자자해 딸(김경은·경기 의왕 왕곡초등 3년)이 먼저 참가하자고 조르더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매스 릴레이 앤드 게임' 시간에 참가자들이 문제 풀이에 열중하고 있다. 올해 대회의 모든 프로그램은 '3인 1조'를 원칙으로 진행됐다. 이날 일정 중엔 주사위를 활용, 수학 문제를 푸는 게임 '메이킹 넘버스(Making Numbers)'도 있었다. /한준호 기자
CMDF는 여느 수학경시대회와 여러모로 차별화된다. 참가 자격이 ‘팀(3명 정원)’으로 제한되는 점부터 다르다. 출제되는 문제 역시 단순 암기식은 거의 없다. ‘참신한 생각과 독창적 방법으로 수학 원리에 접근해야 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창의적 사고력과 수학적 표현력을 중시하는) 교육부의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과 맥을 같이 하는 셈이다. 이충국 CMS에듀케이션 대표는 “흔히 수학을 ‘혼자 생각하고 풀어내는 과목’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이번 대회 역시 참가자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함께 표현하는 수학 축제의 장”이라고 말했다. 수학 게임 부문이 추가된 점도 눈에 띈다. 대부분 숫자나 조각을 활용, 일정 규칙에 따라 퍼즐을 맞추는 형태다.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출전한 ‘H²O’ 팀원 강한별(경기 고양 정발초등 6년)양은 “단독 출전이 원칙인 여느 경시대회와 달리 팀원들과 함께할 수 있어 의지가 되고 혼자 참가할 때보다 훨씬 재밌다”고 말했다.
◇수학으로 협동하고 토론하고
토론 과정에선 팀별로 서로 다른 의견이 분분했다. 6학년 도형 관련 주제에선 “픽의 정리(‘다각형 넓이는 변의 길이와 관계없이 점의 개수만으로 구할 수 있다’는 원리)를 활용해 답을 도출했다”는 의견이, 5학년 직소퍼즐(틀 안에 일정 형태의 조각을 끼워 맞춰 완성하는 방식의 퍼즐) 관련 주제에선 “도형의 요철 부분을 수식으로 환산해 문제를 풀었다”는 의견이 각각 눈길을 끌었다. ‘노브레인’ 팀원 지수현(경기 성남 내정초등 5년)양은 “똑같은 문제도 혼자서 풀 때와 친구들과 토론하며 풀 때 느낌이 전혀 다르더라”며 “친구들의 의견을 들으며 문제에 접근하니 내가 부족한 부분을 깨달을 수 있었고 내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더욱 날을 세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대상은 디베이팅 과정에서 유일하게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 날카로운 의견을 제시한 ‘JWK’ 팀(권성현〈서울 가원초등 6년〉·정진〈서울 원명초등 6년〉·왕상연〈서울 대곡초등 6년〉군)에 돌아갔다. 권성현군은 “하나의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해볼 수 있어 도움이 됐다”며 “친구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갖게 된 것도 기쁘다”고 말했다.
전문가가 알려주는 '매스 NIE' 활용법… 신문 기사, 그래프·표로 바꾸는 연습을
매스 NIE는 쉽게 말해 ‘신문 속 사회적 이슈로 수학 이론을 파악, 학습자의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는 방법’을 일컫는다. 이은주 CMS에듀케이션 영재교육연구소장은 “상식을 넓히고 사고력을 기르는 데 NIE만 한 게 없다”며 “수학도 NIE로 접근하면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에 따르면 매스 NIE는 결코 어렵지 않다. 요즘 자주 언급되는 ‘여름철 전력 수급 대란’의 경우 △관련 신문 기사를 하나 구해 △논리 전개가 올바른지 파악한 후 △자신의 생각과 견줘보고 △기사 속 표·그래프의 의미를 짚어보면 된다. 아울러 △주제 관련 정보, 이를테면 ‘평균 전력사용량’ ‘전력 예비율’ ‘전기 사용 피크 시간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의 개념을 이해하고 △전력 사용량 감소 방안과 적정 예비 전력률 계산법 등을 생각하면 더할 나위 없다.
매스 NIE는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다. 이 소장은 “기사에 활용된 단위·그래프·표 등의 의미를 살펴보거나 나열식으로 작성된 기사를 표나 그래프로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수학적 요소가 포함된 기사를 바탕으로 문제를 만들고 풀이를 완성해보는 방식도 권할 만하다”고 귀띔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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