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해결하며 '협동심' 길러… 각국 친구와 문화 교류도
2015 WMO 태국대회
틀을 깨고 수학에 창의적으로 접근, 게임 형식 진행
韓·中·태국서 70명 참가… 한국, 전원 수상 '종합 우승'
◇경쟁보다 ‘협동’ 강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학 축제
왼쪽부터 변정빈양, 양성빈군, 김시후군, 강동현군(사진 위). 단체전 'Math game party' 경기를 펼치고 있는 참가자들(중간). '2015 WMO 태국대회' 종합우승 차지한 한국 대표단(사진 아래)/조혜원 객원기자, WMO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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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는 여느 수학경시대회와 여러모로 차별화된다. 우선 학생들이 독창적인 방법으로 수학 원리에 접근해야 하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대회일 오전에는 개인별 지필고사 16문제를 풀었다. 지필고사라고 해도 단순 암기식 문제는 한 문제도 없었다. 양군은 “개인전 지필고사 문제가 일반 수학경시대회와 달리 스토리텔링 형식이었다”며 “미로 찾기 와 시계로 시각 맞히기 등 수학을 즐길 수 있는 문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오후에는 5~6명이 팀을 이뤄 창의적 수학 문제를 풀었다. 단체전은 특히 ‘협동심’을 강조한다. 팀워크가 없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단체전은 ▲Reach for the sky(나무젓가락, 빨대, 신문지 등을 이용해 높은 구조물 쌓기) ▲Math game party(6개 코너로 구성된 창의 수학 게임) ▲Math relay(팀원이 합심해 반원형 통 위의 탁구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달려가 문제 풀기) 등으로 진행됐다. 변양은 “단체전 중 ‘Math game party’는 정말 기발한 수학 게임이었다”며 “단체전 문제풀이 과정에서 친구들과 의견 충돌이 생겨 어려움도 많았지만, 결국 협동심을 발휘해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원섭 WMO조직위원회 위원은 “앞으로 수학경시대회는 단순히 혼자 문제를 풀기보다 친구들과 협업해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학 매개로 각국 친구들과 교류
대회 마지막에는 3개국 학생들이 한데 모여 문화 교류 시간을 가졌다. 각 나라의 여름 과일 이름을 맞추는 게임이 진행되자 한국어와 중국어, 태국어가 현장에서 오갔다. 또한 중국 학생들은 콩쥬(요요와 비슷한 중국 전통 놀이기구) 공연을 펼쳤고, 태국 학생들은 직접 만든 코끼리 인형을 선물했다. 김군은 “처음 듣는 태국어에 당황했지만, 태국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말과 숫자 등을 알려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고 말했다. 강군은 “포토프린터로 인화한 자기 사진으로 카드를 만들어 서로 교환했다”며 “각 나라의 전통놀이 등을 체험한 특별한 수학 경시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WMO는 기존 수학경시대회 패러다임을 바꾼 특별한 대회다. 변 위원은 “기존 수학경시대회는 상대방을 누르고 1점이라도 더 받아야 하는 ‘경쟁’ 중심 대회”라며 “이와 달리 WMO는 팀원끼리 낯선 상황에서 수학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협동심’을 더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즉 WMO는 기본적인 수학 문제 해결 능력을 밑바탕에 두고, 학생들의 협동심을 통해 ‘사회성’과 ‘인성’을 발전시키는 새로운 수학경시대회다. 이 때문에 올해 WMO 태국대회에는 태국 교과부 산하 과학·기술 교육진흥원(The Institute for the Promotion of Teaching Science and Technology)의 폰펀(Pornpun Waitayangkoon)원장과 직원이 참여해 대회를 끝까지 지켜보기도 했다. 내년 8월에는 우리나라 서울에서 15개국이 참여하는 제8회 WMO대회가 국내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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